스프링데일 cc
첫번째 홀에서 만나는 바람나무(내가 임의로 지었음)는 여전하다
바람이 흔들어놓은 채로 머리를 사방으로 흩뜨리고 서서 우릴 반겨준다
얘야, 머리를 단정히 빗고 손님 맞이 해야지
8월에 이어 두번 째 방문이라 그런지
공을 많이 잃어버리진 않는다
8월엔
호수에 붕어밥으로 던져넣고
산에 고시래로 뿌려주고
계곡에 추락시키고
정말 많은 공을 잃어버리고 왔었다
그래서 맘껏 버리고 오려고
집에 있는 헌공 다 싸갔는데
의외로 다시 들고온 공이 꽤 된다
아마도 코스도 눈에 익고
나름의 공략법도 잘 통했나보다
한라산이 잘 보이는 코스에선
자꾸 산에 눈이간다
이렇게 구름이 걸쳐진 멋진 한라산을 만나면
공 치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어머, 저 한라산좀 봐 너무 멋지다"
그러다가 퍽~ 하며 뒷땅을 치고만다
어느 홀에 가면
한라산을 거꾸로 감상하라는 포인트가 있다
여름엔 치마입고 저 포즈를 취하기가 민망했는데
바지 입은 날,
마침 여자 캐디가 나온 날
시도해보니 한라산이 아주 색다르게 보이는 군 히히
그린에서의 한라산 브렉은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어느정도 감이 갑힐 듯 하면
돌아오게 되니
제주에서 1년은 공을 쳐봐야 극복이 될까
마지막 날 갔던 더 클래식cc는
숙제를 많이 안겨줬다
스프링데일보다 더 쉬운듯, 더 어려운듯
참으로 빠른 시일 안에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곳이다
오후에 찾아갔던 카페 '바다다'
가족 여행시에 왔던 곳인데
꼭 다시 와 보고 싶은 카페였기에 반갑다
넓은 주차장엔 새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물어보니 카페 건물을 다시 하나 짓는단다
이렇게 아름다운 천혜의 조건을 가진 카페를 누가 마다하겠는가
야외에 앉을 곳이 많으니 답답하지 않아 좋다
예쁜 카페에만 오면 그저 좋아하는 나
이렇게 아름다운 카페에 오는 걸
누가 싫어하겠어요
한 없이 앉아있다보니
저녁 노을이 진다
그냥 말없이 하루종일 앉아있어도 좋을 듯하다
봄 제주는 유채꽃
가을 제주는 억새꽃이다
가는 길 오는 길
화사하게 햇살 받고 있는 억새밭을 그냥 지나칠 수없어
차를 세우고 들어간다
가을 꽃으론 가장 수수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특히 바람이 많은 제주에선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