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강수는 누구입니까?
* 박강수의 노래는 무엇입니까?
* 한국가요사에 있어서 박강수의 위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까?와 관련된 탐색기.
박강수는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따라서 남도의 질펀함과 넉넉함이
그녀의 음악흐름 언저리에는 유동적으로 자리잡고 있을 것 같다. 하지
만 그녀의 삶이 팍팍했던 탓일까?
박강수, 그녀의 노래는 고향의 따스한 서정을 말하기 보다는 왠지 쿨
하다. 광한루의 밝은 햇살은 그녀의 노래 이면에 깊숙이 숨겨져있다.
말하자면 현재로서는 시골의 광명과 양명함 보다는 도시의 차가움 앞
에서의 생존방식 중 하나인 모던 포크적인 요소가 더 많이 그녀의 음
악 속에 깃들어 있다는 얘기가 된다.(그녀는 모던 록을 하고 싶어하지
만)
또한 박강수, 그녀는 포크 뮤직의 주요한 존재가치 중 하나인 "아직
어둠에 대한 저항"을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시도, 접전 중"인 것이라,
해석되어진다. 분명 노오란 통기타 빛깔 같은 따스하고도 밝은 삶의
노른자위의 기쁨을 박강수 또한 잘 알고, 그 맛에 길들여진 노래들과
거기에 집착, 탐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밝음을 무너뜨리
고, 유린하고, 범람키 위하여 침투되는 비정,천박한 것들의 조직체인 고
통의 근원세력들을 그녀는 깊숙히 아파하고,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번 박강수의 첫앨범 "soon"에서 더러는 이별, 더러는 고통으
로 기록되고 있다.
박강수는 도시의 비정권력들과 그로인한 대화소통의 단절의 결과로
인해, 어느새 많은 침묵을 강요 당했거나, 스스로 그 절망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말문을 닫아버린듯한 구석이 그녀의 노래 어딘가에서 감지된
다. (이런 자폐의 증상은 모든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동안거, 하안거와
같은 것이다. 그 침묵의 시간을 통해 아티스트의 가슴은 짙은 슬픔으
로 저려지고, 그의 서정은 비로서 썩지 않는 영원성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며, 그의 음악은 비로소 따스하게 익어갈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시대의 새로운 꿈의 양식으로 생산 공급되는 것이고, 박강수의 1st앨범
"soon"역시 그러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의 아티스트들은 그 가위눌림을 떨치고 일어서려
애쓴다. 모두들 잠들어 있는 시각, 그녀는 악몽 같은 현실에 버둥거린
다. 누군가 그녀를 깨워주면 좋겠는데, 아무도 그녀의 고통을 알 수 없
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를 구원해 나가기로 한다.
그것이 그녀의 노래이고, 현재로서는 그것만이 그녀의 노래이고, 음악
이고, 삶의 탈출기인 것이다.
이제 그 가위눌림을 떨쳐내기 위한 저항의 음악 속에는 아주 가느다
란 선하나가 그녀의 멜로디 라인의 중심에 자리잡고있다. 그토록 담백
하고 희디흰 선, 저것은 무엇일까? 그 선은 나비처럼 어느 들판을 날
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고독한 새벽의 뒤척임 같은 몸짓이었을까? 아
니면 그녀의 추억이나 소망 같은 감정의 흐름이었을까? 혹은 박강수에
게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음악적 자산, 아마도 이미 천부적으로 타고
난 지독한 고독이라는 행운의 그 무엇일까? 알 수가 없다.
다만 짐작컨대, 서서히 아름답게 그녀는 깨어날 것이고, 일어설 것이
고, 마침내 자유롭고, 하여 평화로울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진정한 아티스트야말로 평화를 이룩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 노래의 선(線)은 매우 중요한 그녀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멜로디 라인은 결코 만만치 않다. 신인 싱어 송
라이터라고 해서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분명 그녀의 멜로디 라
인은 기존의 주류음악에 길들여지지 않은 낯선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
기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토록 낯선 순수함의 신선함을 98년의 라이브 콘서트 현장에
서 만날 수 있었다.
대학로 라이브 1관에서였는데, 박강수는 게스트였고, 자작곡을 노래했
다. 청년문화 30년 기념 "6898"훼스티벌"에서였다. 나는 박강수의 노래에
동의했고, 그녀의 길에 동참하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음반을 제의했
고, 그 이후로 김철한에게 동의를 구했고, 이렇게 3인의 협력으로 우리
들은 음악이라는 공동선을 시대와 세상에 선물하고 싶었다.
그로부터 4년후 우여곡절 끝에 매우 긴 산고 끝에 박강수의 soon은
탄생 한 것이다.
그리고 박강수의 음악은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이고, 그녀의 이야기
또한 이제부터 막 시작한 병아리인 것이다.
따라서 이제 그녀는 아슬하고도 높다란 외줄타기를 시작한다. 그것은
음악적 생명력이 이땅의 천박한 상업주의 문화 속에서 어떻게 전투하
고 어떻게 살아남는지에 대한 역사의 한부분으로 기록 될 것이라고 나
는 상상한다. 그토록 기쁜 행진을 이제 시작함에 있어서, 나는 좀 더
깊이 박강수를 주목한다.
(그리고 이제 부터는 그녀와의 약간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얻어낸 최
소한의 박강수 관련 자료들이다. 참고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박강수는 스무살 때부터 노래했고, 작곡은 스물네살 때부터 시작한다.
그러던 중 sbs 주최 박달가요제(충북 제천)에서 자작곡으로 대상을 수
상하고 20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었다.
처음엔 수원에서 노래를 시작했고, 현재의 활동은 일산의 쉘부르 라이
브 카페에서, 그리고 자신의 데뷔앨범 활동을 시작 중이다. 그 시작을
앞두고 박강수는 이렇게 말했었다. "이제 음반이 나왔으니 내 노래를
라이브 콘서트와 음악냄새 짙은 방송에 출연해서 알리고 싶습니다."
박강수, 그녀의 앞으로의 희망은 외국의 아티스트들처럼 나이 많이 먹
어서도 누구보다 젊게 노래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음반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소수지만 같은 또래의 매니아들
이 생겨나고 있어서 기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번 음반에 대한 불만은 마음껏 노래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
이 부족해서 아쉬웠지만 최선을 다해 진실한 노래, 생명력있는 노래를
부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박강수가 좋아하는 선배가수는 고인이 된 김광석이고, 좋아하는 음악
색깔은 회색빛 음악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박강수에게서는 김광석
분위기가 언뜻 느껴지기도 한다.
박강수의 종교는 기독교. 기도를 많이한다.
좋아하는 낱말은 친구!
(실제로 친구 없으면 죽고 못 산다고 박강수는 서슴치 않고 말한다. 그
렇다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살면서 친구들 도움
을 많이 느껴왔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한다.) 아무튼 박강수는 음악을
통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삶을 그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소통
에 관한 전진이 될 것이고, 그 결과를 그녀 또한 궁금해 할 것이다. 그
리고 그녀의 선배들인 김민기, 양희은, 서유석, 이장희, 해바라기, 조동
진, 임지훈, 김광석, 신형원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 역시 수많은 질문과
의문들에 명쾌해지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진정한 아티스트들이
야말로 그 시대에 대한 정답을 가슴으로 써내려가고, 영혼으로 울부짖
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랑의 순수함을 지키는 수호여신의 몸짓이
될 것이고, 스스로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의 부담스런 짐이요, 그로
인한 해탈과 자유와 사랑과 평화의 원만한 합일과 합류의 노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첫댓글 좋은 자료네요~강수님을 다른 관점에서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참 읽다보니 노래제에서 대상받은 자작곡이 무슨 곡인지 궁금해지네요...1집에 수록된 곡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