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설연휴가 끝나가고 있는 일요일 밤의 끝을 잡고.. ㅎㅎ
감동님을 뵙고 온 <지옥의 묵시록:리덕스> 관객과의 대화 후기를 씁니다.
아. <지옥의 묵시록:리덕스> 관람은 정말..
놀고 먹고 자고를 반복해서 내세울 것 없었던 연휴에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줄만큼의 행사였습니다.
런닝타임을 잘못 알고 가서 2시간 반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다고 각오하고 갔는데.. 그랬는데..
극장에 들어간 건 해가 하늘에 떠있던 낮이었거든요.
근데 나와보니까 깜깜한 밤 인거 있죠.
3시에 들어갔다가 7시 반 정도에 나왔습니다.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이렇게 공부한 적도 없었는데요;)
일어날 때 무릎이.. 으허헉.. ㅠ.ㅠ
이 영화는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겪는다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볼 수 없었던 영화를 보고,
(바로 옆 자리는 아니었지만, 극장 어딘가에 앉아계셨을)
감독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고 생각하니 좋았어요.
감독님. 스팽글 모자 쓰고 오셨더라고요.
BAD라고 써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이태리 장인이 그렇게 한 땀 한 땀 수 놓은 건가요~ ㅎㅎ)
그렇다면 감독님은 나쁜 남자? ㅎ
하지만 내 팬들에게는 따뜻하겠죠. ㅋㅋ
(웹툰 '마음의 소리'를 모르신다면, 제 말이 재미 없을 수도 있겠네요.;)
상영시간이 길어서였는지, 영화가 그만큼 인상적이어서였는지
영화를 보고 나서도 몇몇 장면들이 계속 잔상처럼 남아 있습니다.
말로만 듣던 바그너의 '발퀴리의 비행'이 깔리는 폭격 장면은..
음악은 멋진데 장면은 끔찍하고,
어울리지 않는 둘이 만나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아주 잠깐이었지만, 등 위로 벌레가 지나가는 것처럼 섬찍했어요.
앞이 보이지 않았던 안개와 자욱한 폭탄 연기..
원주민들이 윌라드를 잡아서 진흙 바닥에 머리를 넣을 때,
카메라도 같이 돌아가던데.. 어찌나 집중하고 봤던지..
제가 그걸 겪는 것처럼 어지럽더라고요.
몽환적인 이미지. 겹쳐서 나타났던 영상들.
마지막에 마틴 쉰의 얼굴과 조각이 겹쳐서 나타난 영상도 생각나요.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면 윌라드 말처럼 진급을 하겠지만,
전쟁의 참상을 보고 겪은 그의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다를텐데.
어떻게 살아가려나 걱정도 됐고요. ^^;
어둠 속에서 드러났던 말론 브란도의 모습.
영화 처음부터 커츠가 어떤 인물인지 계속 이야기를 들려줘서 그런지..
실제로 등장했을 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앉아서 이야기하는데도 무서운 거 있죠.
집에 와서 찾아봤는데.. 어둠 속에서 말론 브란도가 나타난 이유 중에 하나가..
살이 쪄서... 코폴라 감독에게 그렇게 촬영해달라고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ㅡ.ㅡ;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동님께서 놈놈놈을 만드실 때,
놈놈놈이란 작품을 생명체로 생각하셨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촬영 초기에 작품에 대한 틀을 명확히 잡아 두기 보다는
촬영이 진행됨에 따라 놈놈놈이라는 생명체가 이끌고 가는
그 힘을 따라갔다는 말씀 같았는데요.
<지옥의 묵시록>을 보고 나니까 진이 빠지던데..
영화를 만들었던 배우, 감독, 스텝들은 <지옥의 묵시록>이란 생명체에 끌려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더라고요.
제게는 도망다니는 아저씨로만 기억됐던 (^^;) 해리슨 포드의 젊은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나왔던 대화 중에 '혼란'이란 단어가 있었는데.
<지옥의 묵시록>은 그 말이 딱 어울렸던 영화 같았어요.
카페 여러분들께서 알고 싶어하실 감독님의 요즘 근황은요.
라스트 스탠드 진행상황인데요.
이게 감독님께서 우리 말로 시나리오를 쓰시면
영어로 번역되고 나중에 또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을 거쳐서
진행이 더디게 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까 영화를 볼 수 있는 날도 오겠지요? :-)
카메라 가져갔는데 극장이 어두워서 잘 안 찍히길래,
감독님 말씀하시는 거 열심히 보고 듣고 왔습니다.
그래서 후기에 덧붙일 사진이 없어요. 죄송죄송.
이번엔 제대로 '뚜왈렛뜨 드 샤'라고 싸인을 받았어야했는데.. ㅋㅋ
영화보고 진이 빠져서
그리고, 역시나 행사 끝나니까 감독님께 싸인 받으려고 기다리는 분들이 제법 있으셔서
감독님께 인사 못 드리고 왔습니다.
그리도 극장 나오기 전에 멀리서 감독님께 눈으로 하트 레이져 쏘고,
개미만한 목소리로 '사.랑.해.요. 감.독.님!'이라 소리치고 왔는데
잘 전달됐으려나 모르겠어요. ㅋㅋ
감독님 덕분에 <소년 소녀를 만나다>,<마태복음>,<지옥의 묵시록:리덕스>를 봤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줬던 시간들이었어요.
내년 봄<친구들 영화제>에서도
아니 그 전에 좋은 기회 있으면 또 뵈었으면 합니다.
매번 쉽지 않은 작업이셨겠지만,
이번에는 준비 기간도 길테고, 미쿡도 가셔야할테니.
건강 관리 잘 하시면서 작업하시길 바라요.
감독님은 소중하시니까요. ^-^
이상. 알맹이 없는 후기 끝~!
놈놈놈 식구 여러분~
기나긴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기 어렵겠지만,
우리 모두 힘을 내어 보아요~ ^.*
마지막으로 인터넷 검색하다가 못봤던 감독님 사진을 보고 첨부합니다.
제 맘대로 사진 제목을 붙이자면.....
you still my number one. 이 정도? ㅎㅎ
아래 주소에서 가져왔어요.
http://www.koreanfilm.co.uk/festival-stills
같은 사진인데.. 또 이렇게 보정하니까 또 느낌이 달라요.
(영어로 뭐라 써있지만.. 연휴 막바지에 이런 거 읽으면 더 피로해질테니.. 내용은.. 일단 패쓰! 아하하;)
http://www.easternkicks.com/filmmakers/kim-jee-woon-the-dark-side
* 시네마테크 블로그에 감독님 관객과의 대화를 정리한 글이 올라왔네요!!
http://trafic.tistory.com/458
첫댓글 저도 라스트 스탠드 진행상황 물어볼려다가 못물어봤는데 마지막에 라스트 스탠드 진행상황 물어보신분이 chat님이신가요
인기(?)감독님 답게 싸인공세도 많이받으시더군요
아무튼 감독님 덕분에 지옥의 묵시록을 극장에서 보게되네요 ㅎㅎ
질문하고 싶었는데 못했어요. 저는 소심 a형이라 질문하면.. 아마.. 염소 목소리가 됐을 거에요. ㅋㅋ 다른 분이 센스있게 질문하셔서 다행이었죠. ^^
3시간을 영화를 보면서 버티는데 약간 힘들었지만 영화가 무엇을 전하는지는 잘 알았어요^^ 감독님이 제 옆의옆의옆의 자리에 앉으신게 꿈만 같구용ㅋㅋㅋ
영화 보면서 같이 보는 관객분들이 대단해보인 건 처음이었어요. 다들 꿈쩍도 않고 영화를 보시더라고요. ㅎ 그나저나. 캡틴쥬디님.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하셨길래.. 부러워요.
【지옥의 묵시록】 이 영화는 상당히 이전에 보았으므로,
기억이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 , 어둡고 무겁다 느낌이 남아있다.
이러한 사실로 있었던 것을 사물의 기초로 해서, 창작되는 스토리/흐름에는,
알 수 없는 진실이라는 당시의 배경 존재때문인가,
웬지 반드시 "지금"이라는, 현재를 동시에 느끼게 되어버린다.
아마 무의식으로 본다 ㅡ> 느껴본다. (観 ㅡ>視)
방관자부터 정관자에 어느새 그런 식이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일까? 생각이 든다...
내겐 사실이라는 사태가 있어서 창작되는 작품에는,
일상적으로 흐르는 평소 봐 있는 경치보다도 딴 강한 "지금"을 느끼게 되는, 신기한 힘을 느끼거나 한다.
베트남을 취급한 미국 영화는 많이 있겠지만, 1978년 미국영화 <The Deer Hunter>에 나온
배우 Christopher Walken이 가장 큰 인상이 남아있다.
놈놈놈 ㅡ> 생명체 이것을 읽고, 놈놈놈이 재미없다고 느낀 이유가 겨우 알았는 기분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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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어제 시간이 없어서 CINEMATHEQUE 사이트만 보고 댓글을 써 갔으니까 , ,
시네마테크 정리한 글을 알려주셔서 감사 합니다. 처음으로 본 사진도.^^
CINEMATHEQUE 문장은 조금 길어서 , , , , , , 나중에 천천히 읽자고...............
또 감독님 새 작품에 대한 소식도 알려주시고 감사해요.
한국어 ㅡ> 영어 ㅡ> 한국어 이것만 생각해도 정신이 힘드는 작업이네요. 무엇이든 다 잘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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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만한 목소리로 '사.랑.해.요. 감.독.님!'이라 소리치고 왔다는것, <ㅡ 무사히 잘 전달됐지요..걱정없죠.
목소리 듣기전에, 감독님을 쳐다보는 이쁜 ♡ 눈으로 ~ ~ ~ 감독님 꼭 알아차렸지요. 다 ~ ~ ~ ㅎㅎ
글이 두서없이 길어서 읽기 괜찮으셨나 모르겠어요. 잘 읽으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개미 만한 목소리와 하트 눈빛. 감독님께 꼭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ㅎㅎ
후기 잘 봤어요. 한국 여러분은 감독님과 자주 만나는 기회가 있어서, 그리고 좋은 영화를 많이 보는 기회도 늘어나…
부럽네요.
그런데 감독님은 내일인가 모레 도쿄에 오시네요! 악보 무대인사에서 저도 오래간만에 뵙는 거예요!
지금부터 하트가 두근두근♡♡해요!
감독님 잘 오세요.
와~! 감독님 도쿄 가시는군요 제 몫까지 마끼꼬님께서 환영해주세요 즐거운 시간 보내실 거 같아서 이번에는 제가 부럽네요 ^^
마키꼬님, +제 몫까지도^^;; 환영부탁드릴게요~ㅎㅎㅎ 부럽네용ㅎㅎ 후기 기대해 봐도 실례가 안될까요^^?ㅎㅎ 아무쪼록 좋은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놈공카 여러분 기분과 함께 감독님에게 성원을 보내고 싶네요.
2번 인사가 있지만 한 번밖에 가지 않기 때문에 후기를 쓸 수 있는 정도 체험을 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데…
일단 다녀 와요~ㅎㅎ
후기 잘봤습니다^^ 후기를 읽으니 그날 감독님을 뵙고 흥분했던 느낌이 다시금 드네요^^ 개인적으로 지옥의묵시록을 굉장히 난해하게봤는데, 이번 50분이 추가된 리덕스판은 그나마 이해차원에서는 훨씬 보기 쉬웠던 것 같아요ㅎㅎ 뭐, 역시나 저한텐 어려웠지만 ㅠㅠ 감독님덕분에 좋은영화도 보고, 감독님도 봐서 진짜진짜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ㅎㅎ
영화 상연 시간에 조금 늦어서 급하게 들어가다가 입구에 서 계시던 감독님을 뵜었거든요 저는 반가움에 절로 동공 확장+ 웃음이 실실나오더라고요 ㅋ
자세한 후기 잘 보았습니다.덕분에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오늘은 살짝 비 예보도 있고 모레부터 다시 추워진다는데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특히 감독님, 공항가실때 따뜻하게 옷 입으시고 건강하게 다녀오세요~~~
개인적인 감상이 많은 글인데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닷 요즘은 연예 뉴스에서도 공항 패션을 자주 다루던데 저도 감독님의 따뜻한 공항 패션에 한 표 던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