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이 지난해 7월 '자원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시행으로 자원 재활용에 도움이 되는 종이봉투를 무상 제공할 수 있게 됐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여전히 환불보증금을 받는가 하면 종이봉투를 계산대에 두지 않고 고객센터에서만 제공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제도를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해 제대로 된 환경보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 등 종이봉투 무상 제공에 인색
기자가 최근 대형할인점 3사의 본사와 각 할인점의 점포들을 확인해본 결과 종이봉투 무상 제공에 가장 인색한 업체는 홈플러스였다.
홈플러스측은 "종이봉투에 대해서도 50원의 환불보증금을 받고 있으며 고객센터와 계산대 중 어느 곳에 둘지는 각 점포가 자율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실제로 방문한 서울 영등포점과 상암월드컵점·일산점 등 3개점 모두 종이봉투 제공을 외면했다. 영등포점의 경우 계산대에서 종이봉투를 달라고 하자 점원은 "고객센터로 가서 사야 한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만난 주부 박모(32)씨는 "카트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다른 층에 위치한 고객센터까지 가서 환불보증금 50원을 낸뒤 종이봉투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측은 종이봉투를 무상제공하기는 하지만 역시 고객센터까지 가서 받아야 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사고 있다. 주엽점에서 만난 정모(43·작곡가)씨는 "계산대에서 종이봉투를 달라고 했더니 직원이 고객센터로 가라고 하더라"면서 "할인점들이 종이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비닐봉투 사용을 사실상 권장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홍보실 관계자는 "무거운 물건이나 젖은 물건을 넣을 경우 종이봉투가 찢어져 물건이 파손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산대에 비치하지 않고 있다"고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마트의 경우 일산 탄현점은 계산대에서 종이봉투를 내줬지만 일산점은 고객센터에만 준비해두고 있었다. 신세계 이마트 홍보실 관계자는 "계산대마다 비치해두는 것이 원칙"이라며 "간혹 계산대에서 품절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종이봉투 외면 이유는 비닐봉투 판매 수입 때문?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불보증금을 받고 판매한 비닐봉투의 회수율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환불보증금 대부분은 업체측 수입으로 남는다. 롯데마트의 경우 총 63개 점포에서 비닐봉투 환불보증금으로 받은 금액이 지난해 하반기에만 7억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할인점들이 환불보증금을 챙기기 위해 종이봉투를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닐봉투 판매로 발생한 수입은 장바구니 제작 등 환경보호를 위해 전액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자원순환연대 김태희 기획팀장은 "계산대에 비닐봉투만 비치하고 종이봉투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업체측의 편익만을 위한 것"이라면서 "할인점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종이봉투 제공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우석기자 demory@
첫댓글 어제 저녁 7시경 이마트(인천 동인천점)에서 물건을 산 후 고객센터에 가 종이봉투를 달랬더니 여직원들이 못 들은 척 하더군요. 나도 오기가 나 안 가고 여러번 반복해 종이봉투를 달랬지요. 5분 이상 흐른 후에야 종이봉투 하나를 내던지듯 주는데... 기분 참 더러웠습니다. 고객센터에 종이봉투를 준다고 크게 써 붙였으면서......
결국 환경을 위해 생겨난 환불보증금이 불로소득으로 연결되는군요. 컵도 그렇게 하다가 유명무실해져서 없어지지 않았나요?
전주 이마트는 잘주시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