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기관포가 필요하다
2019년 3월 29일,
F-35를 인수(引受)받으며 한국 공군도 마침내 스텔스(Stealth) 시대(時代)에 진입(進入)했습니다. 그만큼 F-35에 대한 기대(期待)가 상당(相當)합니다.
그런데 JSF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F-35의 탄생 과정(誕生過程)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고난(苦難)의 연속(連續)이라고 표현(表現)할 수 있습니다.
개발(開發) 중 엄청난 난항(亂杭)을 겪었는데 가장 큰 문제(問題)가 기존(旣存)에 사용하던 공군(空軍), 해병대(海兵隊), 해군(海軍)의 노후 전투기(老後戰鬪機)를 단일(單一) 플랫폼(platform)으로 대체(代替)를 결정(決定)했기 때문입니다.
↑F-35는 개발하는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실 각 군별로 임무가 다르므로 하나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공군용(空軍用) F-35A, 해병대용(海兵隊用) F-35B, 해군용(海軍用) F-35C가 이미 정해진 골격(骨格)에 억지로 끼워 맞춘 전혀 다른 전투기라는 주장(主將)까지 나왔습니다.
실제로 외형(外形)과 스텔스라는 기본(基本)을 제외(除外)한다면 F-35는 형식별(型式別)로 내부 구조(內部構造)나 성능(性能)이 다릅니다.
전투기에게 있어 가장 기본인 무장(武裝)부터 차이(差異)가 있습니다.
↑제일 먼저 실전 배치된 F-35B, 스텔스 기능을 위해 기체 내부에 설치된 무장창의 목업(Mock-up)
↑STOVL 기능 때문에 무장이나 연료 탑재 공간이 좁은 F-35B
작전 목적(作戰目的)에 따라 무장이 달라지더라도 공대공 전투용 무장(空對空戰鬪用武裝)은 기본(基本)입니다. 흥미(興味)로운 점은 기관포(機關砲)의 장착(裝着)을 놓고 오고 간 갑론을박(甲論乙駁)도 F-35의 개발 지연(開發遲延) 이유 중 하나였다는 사실입니다.
사업 시작 당시에 F-35는 기관포 없이 공대공미사일로만 무장한다는 소식(消息)이 많았습니다.
제3세대 전투기 등장(登場) 이후 공중전(空中戰)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한 적과 벌이는 BVR이 기본이기에 이런 구상(構想)은 타당(他黨)한 측면(側面)도 있습니다.
↑1970년대 개발된 GAU-12를 기반으로 개발된 GAU-22/A 기관포
그러나 A형은 GAU-22/A 기관포(機關砲)를 내장(內裝)했고 B형, C형은 탈부착식(脫附着式) 기관포 포드를 이용하기로 결정(決定)되었습니다.
그렇게 진통(鎭痛)을 겪으면서 기관포의 탑재(搭載)가 결정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1958년 대만해협(臺灣海峽)을 사이에 두고 발생(發生)한 대만과 중국의 충돌(衝突) 당시에 대만군의 F-86은 미국이 비밀리(秘密裏)에 공급(供給)한 사이드와인더를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중공군의 MiG-15 , MiG-17은 기관포만 갖추고 있었습니다.
↑위쪽이 AIM-9L/I-1, 아래쪽이 AIM-9M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장착하고 출격 중인 대만의 F-86
전투가 개시(開始)되자 후위(後衛)가 상대에게 물린 전투기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급강하 기동(急降下起動) 등을 통하여 상대의 사정권(射程權)을 벗어나는 전술(戰術)을 구사(構思)했습니다.
중국 조종사(操縱士)들이 F-86의 사정권을 벗어났다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순간 멀리서 날아 온 사이드와인더에 의해 속속 강타(强打)당했고 하나 둘씩 대만해협에 떨어졌습니다.
이런 일방적인 결과는 소련(蘇聯)에게는 충격(衝擊)을, 미국에게는 자만심(自慢心)을 들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블랙매직 작전으로 Aim-9B 사이드와인더가 장착된 대만공군의 F-86세이버 전투기
↑대만해협 공중전 결과는 미사일 만능주의를 심어주었습니다
미 해군이 함재기(艦載機)로 개발했으나 그 뛰어난 성능(性能)에 놀라 자존심(自尊心) 강한 미 공군도 군말 없이 주력기(主力機)로 채택(採擇)한 괴물(怪物?)이 F-4 팬텀입니다.
그런데 F-4는 공대공 전투용(空對空戰鬪用)으로 적외선 유도방식(赤外線誘導方式)의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4발과 레이더유도방식의 중거리 유도탄(中距離誘導彈) AIM-7 스패로우(Sparrow) 4발로만 무장(武裝)하고 기관포(機關砲)를 제거(除去)한 최초(最初)의 전투기(戰鬪機)였습니다.
미사일 만능주의(萬能主義)를 맹신(盲信)하던 시대사상(時代思想)에 맞추어 탄생(誕生)한 미국의 자부심(自負心)이었던 것입니다.
↑F-4는 등장 당시 미사일 만능주의를 대변했습니다
↑팝아이 미사일(영어: AGM-142 Have Nap, Popeye missile)은 이스라엘 Rafael사와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1985년 공동개발한 공대지 미사일
↑장거리 미사일인 AIM-54 피닉스를 발사하는 F-14
이처럼 대만해협에서 벌어진 공중전(空中戰)의 전과(戰果)는 미국의 공대공전투 전술을 미사일 기반체계(基盤體系)로 급속(急速)히 변화(變化)시켰습니다.
하지만 베트남(Vietnam) 전쟁에서 BVR[공중전의 한 갈래. 시계외(視界外),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의 바깥 또는 지구의 둥근 부분 뒤쪽으로 들어가는 구역을 이르는 말이며 반대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범위는 WVR(가시권, Within Visual Range)이라고 한다.
군사 부문에서는 특히 전투기의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거리 너머에서 레이더와 중&장거리 공대공미사일(BVRAAM)[1]로 수행하는 시계외 교전 또는 능력을 지칭할 때 주로 쓰인다. 중장거리 미사일만 있으면 된다는 인식(認識)이 있지만 유리한 위치(位置)를 선점(先占)하고 공격(攻擊)하고 이탈(離脫)할 수 있는 높은 기동성(機動性)도 중요하다]
원래는 공군 전투기 간의 전투에 적용(適用)되는 개념(槪念)이었지만 이제는 육군이나 해군에서도 적용이 되는 개념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육안(肉眼)으로 적기 식별(敵機識別) 후 교전(交戰)에 임하라'는 지침(指針)이 문제이기도 했어도 F-4가 월맹의 MiG-17, MiG-21와 가시권내에서 공대공전투에 돌입했을 때 기관포가 없어 공격을 못하고 적에게 꼬리를 물리지 않도록 줄기차게 회피기동(回避機動)만 해야 했습니다.
↑F-4와 MiG-17의 공중전을 묘사한 그림
그렇게 코피가 터진 후에 부랴부랴 외부(外部)에 기관포(機關砲) 포드(Ford)가 장착(裝着)되고 F-4E에 와서는 고정무장(固定武裝)으로 내장(內裝)되었습니다.
이때의 경험(經驗)이 얼마나 혹독(酷毒)했던지 공대공미사일의 성능이 196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약적으로 발달한 지금도 기관포가 고정무장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관포로 공중전을 벌일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렇다고 F-35의 사례(事例)처럼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출처] 그래도 기관포가 필요하다*k|작성자 aug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