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 어려진 명인전?, 39기 많은 기록 쏟아져 - 초단이 대세? 황재연 이세돌 이긴 것 우연 아니야 -진동규 6단, 첫 명인전 본선 무대 진출
명인전의 나이가 젊어진 것 같다. 아니 젊어진 정도가 아니라 어려진 것도 같다.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예선 통과자들중엔 아직도 솜털이 보송보송한 신예기사들이 많다. 단위도 대폭 낮아져서 8월 23일 현재까지 확정된 예선통과자중, 최고 단위는 진동규가 기록한 6단이다.
8월 23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예선결승에서 황재연 초단이 이지현 2단을 맞아 214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둬 대망의 본선에 올랐다.
16살 소년 황재연은 아마추어 예선을 통과해 이번 명인전 통합예선을 뛰었고, 통합예선에선 랭킹 1위 이세돌 9단까지 이겼다. 통합예선결승을 남겨 놓고 시작된 입단대회 본선리그에선 마지막까지 애를 태우더니, 7명을 뽑는 겨루기에서 마지막 7번째, 반집차 승리로 '초단'을 달았다. 뭔가 풀린다.
23일의 예선결승은 프로 초단을 달고 처음 뛰는 공식무대다. 상대는 이지현 2단, 연구생 시절 BC카드배 통합예선에 진출해 중국의 강자 스위에를 꺾었고, 입단 이후 한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신예강자다.
▲ 이정우 8단(좌)과 진동규 6단(우)의 대국모습 말하자면 이지현과 황재연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강자들을 꺾어 큰 가능성을 보여준 다음, 프로에 입단한 비슷한 케이스의 강자들인 셈이다. 입단 후 프로무대에 적응하고 어쩌고가 아니라, 이미 프로무대에서 단련된 후 입단한 경우들이 된다.
서로의 힘을 시험하고 싶었을까? 대국이 시작하자마자 돌이 엮이기 시작하더니 끝날 때까지 사정없이 엮인다. 돌이 정리된 것은 150수 넘어가기 시작한 중앙전, 중앙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 성공한 황재연이 우세해졌다. 결국 실리에 뒤진 이지현이 돌을 던지면서, 황재연은 이세돌을 이긴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 - '황재연 초단,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본선 16강 진출'
다만 황재연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 대회를 출전했기에 규정상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대회상금을 탈 수는 없다. 또 본선 이후의 모든 명인전 기록도 아마추어로 남는다. 즉 명인전 본선서 아무리 강자를 많이 이겨도 한국랭킹의 랭킹점수에도 포함이 되지 않는다. 어쨌든 황재연은 프로입단 후 가진 첫 대국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본선에 오른 희귀한 기록을 하나 갖게 됐다.
▲ 황재연 초단(좌)과 이지현 2단(우)의 대국 한편 황재연-이지현 판과 동시에 진행된 다른 한판의 예선결승에선 진동규 6단이 이정우 8단을 253수만에 흑3집반차로 제쳐 본선 16강에 들었다. 진동규 6단(86년생)은 그동안 유독 명인전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첫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것. 23일 현재까지 확정된 10명의 통과자중 진동규의 6단은 최고 단위다.
10명의 예선 통과자는 조인선 아마, 나현 초단, 최정 초단, 황재연 초단, 윤찬희 3단, 김승재 4단, 박정근 4단, 이태현 4단, 김형환 5단, 진동규 6단이다. 이중 조인선은 아마추어 최초의 명인전 본선진출자의 기록을 갖게 됐고 다음 한 판을 이기면 프로에 입단할 수 있다. 또 최정 초단은 여성기사 최초로 명인전 본선에 오른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남은 예선결승 두 판은 '박정환 9단-강창배 2단', '백홍석 8단-김진훈 2단'의 대국으로 바둑TV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중계한다.
바둑TV와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하는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은 총규모 5억원, 우승상금 8,0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3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본선은 지난해와 달리 본선이 6강 양대리그에서 16강 토너먼트로 벌어지며, 준결승 3번기, 결승 5번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전기 대회에서는 박영훈 9단이 원성진 9단을 종합전적 3-2로 물리치며 첫 명인 타이틀을 차지했었다.
▲ 잠시 안경을 벗고 생각에 잠긴 진동규 6단
▲ 이정우 8단, 황재연의 지도사범이다.
▲ 이지현 2단, 입단하기 전부터도 많은 활약을 했었다.
▲ 한국기원 연구생 김규리씨, 명인전의 기록을 담당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폰, 안드로이드, 아이패드로도 잘보고 있습니다'
▲ 대국을 기다리는 4명의 선수들, 왼쪽부터 이지현, 진동규, 이정우, 황재연, 도장 지도사범까지 맡고 있어 피곤한 이정우 8단은 잠시 틈이 생기자 금방 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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