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奧地).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에 있는 땅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흔히 현대 문명이 아직 발붙이지 않은 곳을 오지로 생각하곤 한다. 그곳엔 여야의 구태의연한 대립도, 아테네올림픽 개막도, 고유가로 불황이 장기화된다는 우려도 중요한 얘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저 청량한 숲에 둘러싸여 하루하루 자연에 순응해가는 노인네들의 삶에 대한 성찰을 간간이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오지여행은 현대인들이 문명의 힘겨운 짐을 훌훌 털고 잠시나마 자연인으로 회귀하는 자연주의 여행으로도 여겨진다.
내린천을 끼고 있는 강원도 홍천군 내면 대둔리 깊은 골짜기엔 듬성듬성 7, 8가구가 모여사는 살둔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그저 평범한 산골마을 쯤으로 느껴지는 이곳을 유명하게 한 것은 2층 건물의 살둔산장. 과거 한 출판사가 선정한 ‘한국의 살고 싶은 100대 집’에 선정되기도 할 만큼 그 모양새가 특이하다.
살둔산장은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엮어 올리는 강원도 전통의 2층 귀틀집으로 1985년 산악인 윤두선씨가 오대산의 월정사 복원작업에 참여한 도목수에게 특별히 부탁해 지었다. 원래 산꾼들의 쉼터로 쓰이다 6년 전 이상주(60)씨가 인수하면서 여행객들이 묵는 집으로 바뀌었다.
소문이 나면서 매년 3천~4천명 가량이 다녀갈 정도로 나그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 “산 좋고 물 좋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도시 생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운치가 있다”며 이 산장을 지키고 있는 60대 중반의 할머니는 바로 주인 이상주씨의 누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게 싫어 얼마전 다른 골짜기로 떠났다는 이씨를 대신해 조카와 함께 이 곳을 꾸려가고 있다.
감자.고추.콩을 심으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살둔마을도 몇 년 전부터 인근 내린천이 래프팅 명소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인간의 손때가 묻기 시작했다. 마을 안은 승용차와 고속버스들이 차지해버렸고 내린천은 래프팅하는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하다. 울긋불긋한 현수막들도 눈에 거슬린다. 그래도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면 여전히 때묻지 않은 마을 풍경이 마음을 달래준다.
중앙고속도로 홍천IC에서 양양 방향 56번 국도를 타고가다 446번 지방도 쪽으로 좌회전, 계속 들어가면 살둔마을과 살둔산장(033-435-5928) 들어가는 입구 표지판이 나온다.
첫댓글 목조 주택인가 보내요....귀한 집입니다...
언젠가 시골로 내려가면 한 번쯤 욕심내 볼만한 나름대로 특색있는 집이네요...
좋은구경 잘 했습니다..네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