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일척(孤注一擲)
마지막 모든 것을 걸고 겨루다는 뜻으로, 노름꾼이 남은 돈을 한 번에 다 걸고 마지막 승패를 겨룬다는 말로, 전력을 기울여 어떤 일에 모험을 거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孤 : 외로울 고(子/5)
注 : 부을 주(氵/5)
一 : 한 일(一/0)
擲 : 던질 척(扌/15)
돈이나 재물을 걸고 서로 내기를 하는 것이 도박(賭博)이다. 아무리 도박은 탐욕의 자식, 죄악의 형제, 해독의 아버지(워싱턴)라고 폐해를 말해도 인간 본성의 사행심을 자극해서인지 근절은커녕 예로부터 스릴을 즐겨왔다.
알코올이나 마약과 마찬가지로 욕구를 자신의 의지로 제어하지 못할 때는 중독이다. 정작 본인은 오락을 즐긴다고 하겠지만 점차 판이 커져 돈 잃고 범죄에 빠지고 패가망신하여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돈을 잃었을 때 만회하기 위해 단판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 고주(孤注)다. 노름판에서 나온 말이라도 이 정신으로 있는 힘을 다해 모험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 됐다.
오대십국(五代十國)을 통일한 송(宋)나라는 문치주의로 예술이 꽃핀 시대였으나 북쪽 거란족의 요(遼)나라 때문에 골치였다. 3대 진종(眞宗) 때 요나라가 대규모로 군사를 일으켜 공격해 왔다.
송나라는 힘껏 대항했지만 연패를 거듭하여 수도 근처까지 밀려 왔다. 대신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자 대신들이 모두 수도를 옮기자고 주장했다.
이때 당시 재상이던 구준(寇準)이 반대하며 오히려 황제가 직접 군사를 지휘하여 사기를 높이는 일이 옳다고 했다. 진종이 받아들여 친정에 나서자 병사들이 용기백배하여 승리를 거두고 전연(澶淵)의 맹을 맺어 평화시대를 이끌었다.
구준이 신임을 얻어 승승장구하자 왕흠약(王欽若)이란 대신은 배가 아팠다. 한번은 왕에게 병사를 이끌게 한 것을 이렇게 헐뜯었다. '도박에서 돈을 다 잃게 되면 나머지를 모두 거는 것이 고주입니다.'
博者輸錢欲盡(박자수전욕진)
乃罄所有出之(내경소유출지)
謂之孤注(위지고주)
구준이 권한 것은 참으로 위험한 도박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자신을 사지로 몰았다고 생각한 왕은 구준을 좌천시키고 말았다. 송사(宋史) 구준전에 전한다.
▶️ 孤(외로울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여읜 의지할 곳 없는 아이, 고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孤자는 ‘외롭다’나 ‘의지할 데가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孤자는 子(아들 자)자와 瓜(오이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瓜자는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그린 것이다. 孤자는 이렇게 열매가 덩그러니 매달려있는 모습을 그린 瓜자에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외롭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열매가 홀로 매달려 있는 모습을 외롭고 고독한 아이와 연관시킨 것이다. 그래서 孤(고)는 (1)왕후(王侯) 자신(自身)의 겸칭(謙稱) (2)고려(高麗) 25대 충렬왕(忠烈王) 2년 이후 짐(朕)의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외롭다, 의지할 데가 없다 ②떨어지다, 멀다 ③고아로 만들다 ④불쌍히 여겨 돌보다, 염려하다 ⑤버리다, 벌하다 ⑥저버리다, 배반하다 ⑦작다 ⑧고루(固陋)하고 무지하다 ⑨어리석다 ⑩고아(孤兒) ⑪나랏일을 하다 죽은 이의 자식(子息) ⑫늙어 자식(子息)이 없는 사람 ⑬벼슬의 이름 ⑭나, 왕후(王侯)의 겸칭(謙稱) ⑮단독(單獨) ⑯홀로, 하나, 외따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홑 단(單), 외로울 혈(孑), 홀로 독(獨)이다. 용례로는 홀로 의지할 데가 없음을 고개(孤介), 한 자루의 칼을 고검(孤劍), 멀리 보이는 하나의 빛을 고광(孤光), 번성하지 못하여 외로움을 고단(孤單), 외따로 있는 성을 고성(孤城),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외로운 나그네를 고객(孤客), 외딴 섬을 고도(孤島), 홀로 시름함을 고수(孤愁), 쓸쓸하고 외로움을 고적(孤寂),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를 고침(孤枕), 외롭고 쓸쓸한 생각을 고회(孤懷),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보고 들은 것이 없어 하는 짓이 어울리지 않고 용렬함을 고루(孤陋),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이라는 고근약식(孤根弱植), 외로운 홀몸을 고독단신(孤獨單身), 고립되어 도움을 받을 데가 없음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외롭고 의지할 데 없음을 고립무의(孤立無依),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형세를 고립지세(孤立之勢),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고성낙일(孤城落日),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고장난명(孤掌難鳴) 등에 쓰인다.
▶️ 注(부을 주/주를 달 주)는 ❶형성문자로 註(주)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主(주)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主(주)는 등불의 중심, 물건이 한군데 집중(集中)하는 것을 나타낸다. 注(주)는 물이 한군데로 흐르는 일, 또 물을 붓듯이 어려운 말을 쉽게 설명하는 일을 말하는데, 나중에 써놓다, 설명하다의 뜻에는 註(주)라고도 썼으나 지금은 그 뜻에도 注(주)를 쓴다. ❷형성문자로 注자는 '붓다'나 '(물을)대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注자는 水(물 수)자와 主(주인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主자는 '주인'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무언가를 들이부어 채우는 것을 '주입(注入)하다'라고 한다. 注자는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무언가를 집어넣음을 뜻하는 글자이다. 사전상으로는 注자를 '물댈 주'라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물을 대다'라는 것은 무언가를 '채워 넣다'나 '주입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注(주)는 ①붓다(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②물을 대다 ③뜻을 두다 ④흐르다 ⑤끼우다 ⑥모으다 ⑦비가 내리다 ⑧치다 ⑨주를 달다 ⑩적다, 기록하다 ⑪별의 이름 ⑫그릇 ⑬부리 ⑭주석(註釋) ⑮흐름 ⑯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주의해서 봄을 주목(注目), 부탁하여 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맞추는 일 또는 그 조건을 주문(注文), 자세히 눈여겨 봄을 주시(注視), 몸에 약을 바늘로 찔러 넣음을 주사(注射), 자동차 등에 휘발유를 넣음을 주유(注油), 흘러 들어가게 쏟아서 넣음을 주입(注入), 힘을 기울임을 주력(注力), 사물을 기록하는 일을 주기(注記), 술 따위를 담아서 잔에 따르게 만든 주전자를 주자(注子), 외부 또는 외국에 주문함을 외주(外注), 기울여 쏟음으로 한 곳으로 주의나 힘을 기울여 모음을 경주(傾注), 물건을 주문함을 발주(發注), 주문을 받음을 수주(受注), 노름꾼이 남이 있는 돈을 다 걸고 승패를 단번에 작정함을 고주(孤注), 언어와 동작을 그대로 기록함을 기주(記注), 인물을 심사하여 적당한 벼슬 자리를 배정함을 전주(銓注), 조사하여 기록함 또는 그 문서를 감주(勘注), 물이 흘러 들어감을 관주(灌注), 비가 갑작스럽게 많이 쏟아짐을 폭주(暴注), 미리 뜻을 가지고 마음을 쓰는 일을 일컫는 말을 고의주의(故意注意), 노름꾼이 남은 돈을 한 번에 다 걸고 마지막 승패를 겨룬다는 뜻으로 전력을 기울여 어떤 일에 모험을 거는 것을 비유한 말을 고주일척(孤注一擲) 등에 쓰인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일거양득(一擧兩得) 등에 쓰인다.
▶️ 擲(던질 척)은 형성문자로 擿(척)과 掷(척)은 통자(通字), 掷(척)은 (간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鄭(정, 척)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擲(척)은 ①던지다 ②내버리다 ③내버려 두다 ④뛰어 오르다 ⑤떨치다 ⑥노름을 하다 ⑦도박(賭博)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던질 투(投), 던질 포(抛)이다. 용례로는 윷놀이를 척사(擲柶), 쌀알을 던져서 점을 치는 일을 척미(擲米), 죄상을 조사하여 들추어 냄을 척발(擲發), 내던지어 죽임을 척살(擲殺), 던져서 내버림을 척거(擲去), 적에게 던지는 폭탄을 척탄(擲彈), 금품을 마땅히 쓸 자리에 시원스럽게 내놓는 것을 쾌척(快擲), 한 번 내어던짐을 일척(一擲), 비교적 무거운 물체를 힘껏 던지는 것을 투척(投擲), 물건을 내던짐을 포척(抛擲), 후려 때림 또는 후려 침을 타척(打擲), 들어서 내던짐을 포척(抱擲), 내던져 버림을 방척(放擲), 어떤 물건을 들어 던짐을 양척(揚擲), 던져 버림이나 던진 채 내버려 둠을 기척(棄擲), 던진 과일이 수레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함을 이르는 말을 척과만거(擲果滿車), 하늘이냐 땅이냐를 한 번 던져서 결정한다는 뜻으로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나 성패를 겨룸을 건곤일척(乾坤一擲), 용과 범이 맞붙어 싸운다는 뜻으로 영웅들이 서로 싸움을 이르는 말을 용나호척(龍拏虎擲), 노름꾼이 남은 돈을 한 번에 다 걸고 마지막 승패를 겨룬다는 뜻으로 전력을 기울여 어떤 일에 모험을 거는 것을 비유한 말을 고주일척(孤注一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