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공군기지에서 촬영된 필리핀 공군 소속 한국산 FA-50 경전투기의 모습[EPA=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6일 필리핀 공군이 운영하는 FA-50PH 전투기에 대한 PBL(성과 기반 군수지원·Performance Based Logistics)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PBL은 유지·보수·정비(MRO) 등 군수지원 업무의 성과에 따라 계약금과 별도로 성과금을 받거나 벌금을 내는 제도다. 사업 규모는 1년간 약 270억원으로, KAI는 성과를 입증해 추가 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FA-50PH는 국산 다목적 전투기 FA-50을 필리핀의 요구조건에 맞춰 제작한 기종으로, 2014년부터 필리핀에 수출됐다.
한국 업체가 수출 항공기에 대해 장기 계약 형태의 MRO 사업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수출 항공기에 수리 소요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단발로 지원하는 형태였다고 한다.
FA-50PH의 성과기반 군수지원 사업자 선정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구영 KAI 사장[국방부 제공]
KAI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해외 MRO 사업이 새로운 수익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투기는 보통 30년 이상 운용하는데 구매 비용보다 후속 지원 비용이 2∼5배가량 많다는 게 KAI 측 설명이다.
KAI는 향후 T-50 계열 항공기가 수출된 다른 국가와도 PBL 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안정적인 PBL 후속 지원은 전력 향상을 도모하고, 운영 비용도 절감함으로써 고객과 업체 모두에게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필리핀 PBL 대상자 선정으로 거대한 애프터마켓(유지·보수)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투기뿐 아니라 함정 분야에서 해외 MRO 사업 계약이 처음 체결된 곳도 필리핀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수출한 2600t급 호위함에 대한 MRO 사업을 지난 2022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