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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5월이 다가왔다
카페지기로서 오월 제다 행사가 제일 관건이건데
이것만 잘 치르면
일년 카페지기 역할에 대한 모든 잘잘못을 떠나 떳떳하도다.
지리산 오죽헌 구 명경다원에서 하기로 하였었다.
헌데, 무쇠솥이 하나 밖에 없단다.
적어도 2개는 걸어놓아야 녹차를 덖는데 무리가 없으련데... ...
그래!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처음부터 맞추고 해지는 것은 없도다.
완벽하다는 자만보다는 부족하다는 겸허함 속에
서로의 빈 공간을 받아주고 채워주는
천려일실 우려하고 배려하는 역지사지 시선이 더욱 깃들고
관용적인 마음의 깊이가 더 깊게 피어나는 법.
다 갖추었다고 다 준비되었다고 최고를 만드는 것은 아니었음을 새삼 상기해본다.
산다는 것, 정답은 없었고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마음을 내고 마음을 엮어오고가며 서로를 아끼며 감사히 가꾸어 함께 열정과 정성을 사르다보면
어느 사이 하나 된 마음과 몸 속에서 최상의 보람된 웃음을 사르고 있기도 함을 믿어보자.
그러면서도 기획에 있어서는 모든 변수를 되도록이면 감안할 수 있도록... ...!
솥 하나로 삼십여명을 한자리에 엮어낼 수 없다면
무슨 대안이 있을까?
올커니, 떡차가 있구나!
녹차를 만들기 전에 솥에 찻잎을 쪄서 떡차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하면 인원과 공간의 구성을 더욱 짜임새있게 꾸밀 수 있으리라~~
이리 저리 자문을 구하고 떡차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리산 제다의 총무 안다님의 경험을 든든하게 믿고 기획하고 있었다.
더구나 찜통과 시루를 이용하지않고 솥에서 찻잎을 찌어보는 방법을 연구하기로 하면서
비용절감을 생각하며 일단 양념찢는 작은 도통 2개만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인 것은 지리산에 내려가 현장과 상황을 보아가며 직관적 감각에 따라 실현해보기로 하면서.
그래도 혹시나 떡차를 할 여건이 안 되면 녹차를 해야하므로
미리 녹차도 발효차 할 새 일부를 미리 해놓도록 하면서......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제다
금요일 일을 조금 더 일찍 끝내고 안다와 나누었던 부식추진 시장을 보고선
부평 왕소금차에 카플하여 지리산으로 내려간다.
부산서 출발한 안다가 제일 먼저 도착하였지만
오죽헌에 들를새없이 광주에서 출발한 별이내게로오다를 구례에서 픽업하고 있고
천안에서 출발한 시나브로3님과 그 친구가 그 사이에 제일먼저 오죽헌에 도착하였단다.
청주에서 연수중이던 클락이 그 다음 주자로 오죽헌에 도착하여 뻘쭘히 분위기를 익히고 있었고
서울에서 출발한 유리구름이 쪽빛하늘 마음거울 뜨락을 픽업하여 새벽 1:20시에 도착하였다.
이어서 영산님이 친구의 개업을 서울에서 축하해주고 곧 바로 다시 돌려 1:40시에 도착
석가탄신 연휴기산이라 차가 막히고 막히어 마지막으로 왕소금차에 카풀하여 온
산울림 파아란 소니아 소니아조카가 오죽헌에 도착하니 새벽 두시로다.
아무리 늦었기로서니 지리산 선발대의 흥은
바로 야외 숯불바베큐 파티라 부랴부랴 불을 지피고 글린을 설치하여 돼지목살을 굽는데...
예전 차맛어때의 인연 우린님이 일보러 오셨다 솔선수범 몸을 움직여 준비하여주었고
시나브로3님의 친구분 코치로 숯불에 멍어잎을 덮어 향을 내면서
클락과 별이내게로오다가 집게와 가위질을 하면서 맛을 도맡다.
아무리 지리산 야외의 숯불잔치가 낭만적이고 맛이 좋아도
우리의 임무는 제다
필히 아침 8시까지는 기상하여 9시부터 발효차를 만들수 있도록
강조하고 강조하는 가운데 밤은 새하얗게 새벽을 달리다
기상하고 씻고 세면하여 아침 9시
아침을 먹을 사람은 먹는 대로 참여하기를 권하며
발효차 유념에 들어가려는데...
오죽헌 집사님 왈 "햇볕 시들기 없이 지금 유념을 하면 찻잎이 문들어질 테데요..."
하지만, 밤사이 그늘 시들기가 되어있을 것이고
햇볕과 사람 손아귀 속에서 좀 더 발효되길 원하는 산울림의 충동을 어쩔수 없으니
발효차 찻잎 28kg을 반반하여
오죽헌식 발효차와 산울림식 발효차를 반반 분류하였도다.
아침오전 내
오죽헌식 발효차 찻잎은
차양막 아래 10~20분씩 뒤집으면서 고르게 햇볕 시들기가 행해지고
오후 2시에 제다실로 들어와 점심 후 오후3시부터 4시 1시간여 동안 유념해 황토방 아랫목에 띄워지다.
산울림식 발효차 찻잎은
아침9시부터 제다실 그늘에서 손아귀 달걀 비빔 유념을 오후 1:30시까지 다섯차례하다
그리고 한낮에 차양막 아래서 햇볕쪼이기를 하고 오후 4:30분경
손목이 아퍼온다는 다우들의 불평에 유념기에 돌리고 말았다
오죽헌식 발효차와 함께 5시경 황토방 아랫목에 띄워지다
그렇게 두개의 발효차는 저녁 10시경 황토방 아랫목에서 나와서 건조기에 들어가 자정경부터 건조기에 돌려지다
그리고 다음날 일요일
오죽헌식 발효차는 그대로 건조기에 들어있다 아침 11시경 밀봉 되었고
산울림식 발효차는 아침 8시 반경 다시 아침 햇살에 햇볕쪼이기를 하여선 아침 10시 30분경 밀봉되었다
발효차를 하기 전에 6kg의 찻잎을 따로 2kg씩 작은 세 소쿠리에 담아놓았다.
지리산에 오기 전 차의세계 사무실에서 최석환님이 들려주고 맛보여준
중국 화엄사 저온 덖음차와 우리나라 사천시 다솔사 솥증차를 재현해보고픈 충동이었다.
하여 발효차를 하고있는 옆에서
안다와 산울림이 처음부터 끝까지 살청 유념 덖음 등을 도맡아 완결시켜
밀봉한 것이 안다식 덖음녹차와 산울림 청차였다
안다식 덖음차는 이미 안다님이 아래에 그 공정을 자세히 말했기에 새삼 언급하지않겠다.
다솔사에서 만든 솥증차가 시루를 이용하지않고 솥에서 찻잎을 찌었기에
찟는 중에 타서 버려야하는 찻잎이 70%였고 온전하게 남아있는 찻잎이 30%였다 하였다.
그 30%찻잎을 유념하고 덖어서 만든 녹차가 그렇게 맛좋을 수 없었는데......
우리의 제다실습에서 70%의 찻잎을 버려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어떻게하면 찻잎을 태우지않고 솥안에서 다 완결히 찌어서 맛좋은 덖음차를 만들수 있을까?
그 정답이 바로 저온이었다.
안다님이 화엄덖음차를 실현할 새 옆에서 지켜보다 기다리다보니
이미 찻잎은 더 시들려지고 녹차를 이야기하기엔 시간이 벗어난 것 같아 청차라 해야겠다 하면서
솥 온도를 90`c에 맞추고 2kg 찻잎을 쏟아넣는다.
습기가 점점 베어나오고 찻잎이 유들유들해질 새 솥 온도를 좀 더 높여 100`c에 맞추었다.
헌데, 옆에서 점심을 먹자 채근들하고 다음 일정을 주도하기 위해선 여기에만 붙어있을 순 없도다.
하여 그대로 솥안에서 유념을 하기로 하였다
다시 온도를 90`c로 낮추고 찻잎을 솥안에서 바로 비비고 돌돌 말아가며 유념을 하였다.
허니 더욱 물기가 베어나오며 촉촉해지고 진진해진다.
그 습을 이용하여 확실히 증차를 만들어보기로 하면서 온도를 110`c로 올려 유념 하는 중에
모데모데서 찻잎이 찌어지고 있음을 지켜보았다.
(아! 이렇게 하면 따로 시루를 걸치지않아도 떡차를 충분히 만들수 있겠다 느끼며...)
그렇게 40여분 경과하고
솥 온도를 150`c로 올려 습을 날리며 바로 덖어간다. 30여분 걸렸다.
그리고 조금 바스락 거리며 조금씩 말린 찻잎을 다시 90`c로 덖어가며 건조하다 식사시간이 다 된이유로
(11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오후 2시경쯤이 된 시점이니 거의 2시간 20여분 솥에서 찻잎을 다루었다 하겠다)
이내 건조다이에 걷어내어 햇볕에 건조하다(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약 4시간여 일쇄하다)
다시 6시에서 6시 40분까지 솥에 넣고 건조하다(이때 솥 온도는 90`c)
그리고 채반에 널었다 밤 자정경 건조기에 발효차와 함께 돌리다
다음날 아침 9시경 건조대에서 나와 10시경 밀봉되다.
토요일 오후 5시~6시 30분
오죽헌 윗쪽의 산비탈 차밭에서 찻잎을 따보는 체험을 하였다.
그냥 살짝 체험에만 의미를 두었기에 따는 찻잎의 양은 전혀 기대를 하지않았는데...
웬걸 역대 찻잎따기 체험 중 가장 많은 찻잎을 확보하였다.
이번 우리의 떡차는 이렇게 찻잎따는 체험 속에 확보된 찻잎만으로 하였다.
저녁을 먹고 8시
90`c 솥에 찻잎을 넣고 살청하며 유념하듯 짜서 습을 베이게하여
110`c로 올렸다 100`c로 낮췄다하면서 찻잎을 20여분 흐물흐물 찌어냈다.
더 솥 안에 두었다가는 마를 것 같아 일단 촉촉할 새 건져내고
작은 양념도통에 찌어보라고 하면서
왕소금을 조장으로 맡기며 어떻게하든 떡차를 만들어내라 주문하였다.
그러나 찻잎은 자꾸 말라가고 작은 도통에 찌어대도 도통 차가 이겨지지않으니
이를 보다 못한 안다가 찜통을 가져오고 스팀받침기를 넣어서는 베천에 찢다만 찻잎을 한포대 담아선
가스레인지에 찌어오다
그리고 다시 작은 도통에 찌어보고 손으로 짓이겨보다 다시 찜통에 찌어오고
왕소금의 선전선동에 의해 아이들도 신나게 떡차를 열심히 만드는 가운데
마지막 세번째로 찜통에 한번 더 찻잎을 찌어와서야
모양을 성형하다
꼬박 저녁8시40분부터 밤 11시까지 3시간 20여분의 사투였다.
그러한 앞선 솥과 불의 적정 온도 제어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드디러 8시 30분경 녹차 제다를 시작하다.
높은 솥온도에서의 아마추어적 손놀림을 예견하여
더군다나 봄잎 끝물의 초하 촉촉한 잎의 성질을 생각하고는
저온살청과 솥안에서의 증차식 살청 개념을 가져와
처음 120`c 솥에 20여분 찻잎을 삶듯 덖어 살청하다
그리고 건져내어 습을 말리며 40여분 자연건조하였다
(습이 많아서 유념다운 유념이 되지않아 주로 자연건조에 주목하였다)
다시 170`c 솥에 찻잎을 15여분 덖어가다 건져내어 이제야 제대로 유념하다
(건져낸 뒤 30여분에 걸쳐 유념과 건조를 하였다)
150`c에 솥덖음 10여분 하고 건져서 20여분에 걸쳐 2차 유념 및 건조하다
130`c에 솥덖음과 동시에 솥건조의 의미로 30여분 덖어내다
그리고 다시 자연건조 10여분 하다 마무리 솥건조에 들어가 버석버석거리다...
뒤풀이 시간과 여력이 못미쳐 마무리는 건조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다음날 일요일 아침 9시에 다시 마무리 솥건조 1시간여 하다가
아침 11시경 밀봉되다
이상으로
2012년 차맛어때 난생처음 발효차와 덖음차의 제다공정을 요약하였습니다.
어찌됬든 저찌되든
그 맛이 궁금하지않을 수 없습니다.
하여 저와 왕소금은 회비를 내고도 참여치 못한 이소운님 댁에 들러 2012 난생처음을 시음하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모양과 색이 성성하고 선명해도
봄끝물의 원료잎 자체가 무겁고 텁텁하며 깊이가 짧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여
열탕으로
끓는 물이 숨한번 내뱉도록 한 다음
뜨겁게 우려서 즉시 즉시 가볍게 우려내는 것이 맛의 관건이었습니다.
발효차 뿐만 아니라 녹차 청차 모두가 다
열탕으로 쾌활히 산뜻 산뜻 우려낼 때 맛과 향이 은은히 휘돌았습니다.
녹차 청차는
산뜻 산뜻 그 우려내는 속도에 따라 농도를 맞추어주면
청향함이 살아올라 좋았는데
발효차는 무거웠고 아릿아릿했으며 조금 텁텁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세월을 먹으면 기대해도 좋을 만큼 가능성과 기대를 주고 있었다고
확언하는 바입니다.(물론 기호품이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비록 탕수는 떨어져도
그 맛과 향과 풍미는 시간의 함유 속에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개연성에 이번 난생처음은 참으로 멋진 작품이 되었다고 자족하고 있습니다.
(진실로 자화자찬의 너스레가 아니라 개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는 바입니다.)
한마디 더 첨언하자면 개인적으로
산울림식 발효차가 오죽헌식 발효차보다 더 발효도가 높아 황차와 홍차의 중간맛을 내고 있지않은가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럼, 다우들의 건강한 즐다 생활을 위하여 차한잔 올리면서
- 산울림 dream -
2012년 5월 차맛어때 난생처음 지리산 오죽헌 제다
신청해놓으시고도 참가 못했던 이소운님 댁에서
올해 난생처음을 전해드리며 시음하다.
수잔잭의 evergreen (연주 : 거제도)
아래 사진은 늘푸름님이 보내주신 형제봉 활공장에서의 풍경입니다.
봄 잎 끝 초하 열리고
하늘산천 푸르고 푸르러
오죽 일렁이며 물결치는 소리
어느 바람일레라
차 차 차 모여지는 얼굴 처음이어도 낯설지않고요
맛찾아 멋찾어 지리산에 무지개 구름다리 걸쳐두었더니
어 어 어 놀라는 사이 어느새 11년
때묻은 일상 벗어보고 오월 지리산 초록과 푸르름에
물 들 이 놀 도 다
차 맛 어 때
지펴지는 오월 지리산
난생처음
너 나 없이 가슴하나 우리는
봄 입 끝에 달리는 미소
일년에 하나씩 피어내는 꽃
일상해탈 놀 이 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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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 그대를 사랑하오
그~ 그대도 나를 사랑하오?
네? 네.
- 오죽헌 쥔장의 나그네 삼행시에서 -
"연두,
그아래 올망졸망 어울려있는
사랑이
참 이쁜날 이었어요.
- 얼음꽃님 후기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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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차를 만든 과정을 꼼꼼하게 풀어내 주셨네요. 이로서 다회의 갈무리가 확실히 되었네요. 조각조각 모든 퍼즐이 다 맞아진 것 같구요. 퍼즐의 한조각 핵심이 갖추어졌으니...이로서 완성!^^...드디어 차만들기 다회가 끝났고...이제 시즌 2...시음다회들이 펼쳐지겠지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읏 녹차도 고온 덖음이 아니였네요 ^^
(온도계가 있어서 정확한 맛?)
차 맛을 이렇게 다양하게 음미해보는것도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열심히 마셔보겠습니다 차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지만-
제다과정을 정겹게 그려주시고......올해는 참석못했지만..다음 기회때는 꼭 참석토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