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우리시회(URISI)
 
 
 
카페 게시글
영상시, 낭송시 스크랩 `우리詩` 4월호의 시와 남방바람꽃
홍해리洪海里 추천 0 조회 79 16.04.09 09: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주요 목차

 

*권두 에세이 | 임채우

*신작시 18인 選 | 홍해리 하재일 송문헌 윤석주 허   정 박은우 배교윤 이   산 장성호

                          이재부 한인철 한문수 안원찬 정운자 채영조 황서희 라윤영 진혜진

*기획연재_인물시 | 이인평

*신작 소시집 | 나병춘

*테마 소시집 | 민구식

*시인이 들려주는 좋은 시 | 유진 ? 정병성

*이야기가 있는 시 | 홍예영 ? 권순진

*한시한담 | 조영임

*수필 산책 | 안명지

  

 

 

 

♧ 집 - 이무원

 

물고기의 집은 물이고

지렁이의 집은 땅이다

유독 사람만이 지붕을 만들어

하늘을 가리고

조그만 창으로

세상을 본다

 

 

 

 

♧ 원願 - 홍해리

    -치매행致梅行 ? 169

 

배고프면

밥 먹자 하고

 

아프면

병원 가자는,

 

말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걱정 없겠다

정말 좋겠다.

 

 

 

 

♧ 너설지대로 가는 사람들 - 송문헌

    - 설악산 오르기

 

  1.

내원암을 지나 울산바위 쪽으로

신흥사 한밤을 들어선다 도둑괭이들처럼

잠든 계조암 겨드랑이로 스며드는

어둠 속 대원들 숨죽이며

미시령 곁으로 소리 소문 없이 다가서고

 

마루금에 올라서니 별빛을 따라

용케도 미시령서 올라오는 꾼들과 마주친다

아깝고 허탈하다 외돌아 온 두어 시간이

투덜투덜 앞서가는 이들 머뭇거리나 싶더니

황철봉 첫 관문 너설지대가 버티고 있다

 

음흉하게 입 벌린 바위틈새 틈새들

거기가 천국일까 화탕지옥일까

까마득 어둠속 키를 넘는 너설지대

더듬더듬 오금 저리게 건너뛰고 기어올라

1,087m 첫 봉 대원들이 주저앉는다

 

  2.

나를 밟고 넘어가라 음흉한 손짓

또 낯선 너설지대 소름끼치게 타오르는

장검을 휘둘러 어둠 베어 내는가

핏빛 수평선 칼금을 긋나 싶더니

활활, 햇덩이 불타오르듯 치솟는다

 

마주한 울산바위 남으로 대청 중청 소청

화채봉 능선들이, 그 옆으로 불콰하게

세존봉 얼굴 내미니 괴기스런 공룡능선 꿈틀

등줄기를 비틀고 모른 채 귀청을 둘러선

서북능선이, 서북능산이 장엄하다

 

나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으랴

타오르는 세상 한기 녹여내는 동해 햇살

햇살을 끌안고 한발 또 한발 허술한 발걸음

사람들 찾아 세상 너덜지대 속으로

황철봉 비탈 산길을 내려선다

 

 

 

 

♧ 새벽에 - 배교윤

 

다가오는 여명 속

 

텃새들의 움직임이

 

고요한

 

산사의 문

 

미명 속

 

작은 날개의 기억을 더듬는

 

거수巨樹의 잔가지들

 

 

 

 

♧ 새싹 - 이산

 

은밀히 땅속에 자리를 잡고

지난 죽음의 시간을 묵상하며

거두어 올린

지구의 골수를 밀어낸다

 

필생의 한 수!

 

 

 

 

♧ 정치 장날 - 이재부

 

소를 잡듯 급소 찾는

선거 열풍 벼슬 장사

선지, 고기, 내장, 가죽

대박의 꿈 낭자하다

 

굽힌 허리 숙인 고개

되기 전엔 선량인데

국익에는 관심 없고

싸움에만 혈안일 걸

 

낡아빠진 헌 것들이

흔든다고 새것 되나

 

발목 잡던 물귀신들

이합집산 장마당에

힐끔힐끔 눈치보다

제발 찍는 청맹과니

 

벼슬 장날 기상 예보

국가 명운 걸렸는데

얼이 빠진 벼슬 장꾼

하늘 사정 아시는가.

 

 

 

 

♧ 울퉁불퉁한 물소리 - 진혜진

 

이것은 책상 위에서의 물에 대한 읽기이며 받아쓰기

개울 물소리가 들려오는 책상에서

어미 새가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

자갈에도 모성애가 생긴다

 

교복을 다려준 엄마 마냥 어미 새가 젖은 깃털을 펴준다

먹이를 받아먹는 새끼 네 마리 이름이 생긴다

꽥꽥 꽉꽉

개울 물소리가 후렴구로 자라난다

 

개울의 핵심어는 이별

번지점프를 할 수 있자 어린것을 떠나가는 것

그것은 내가 주제를 놓친 4교시 국어시간이었다

 

철새가 날갯짓을 할 때까지 개울은 책상

개울을 가진 서랍에 가족사진 얼굴들이 들락거린다

가끔 건너편 호수를 바라보며

자갈에 걸려 흔들리는 건 나의 뒤뚱거리는 걸음이다

 

멈추며 기다려 주는 물결무늬 부근에서

어미 부리가 어린 새의 깃털에다 비행법을 기록한다

 

치어들의 첫 페이지를 잠시 덮어두고

놓쳐버린 먹이를 수업이라고 적는다

 

어미가 사라지자 개울 물소리가 울퉁붕퉁해진다

 

 

 

 

♧ 물의 화장법 - 나병춘

 

아무나 흉내낼 수 없다

저 도저한 변장술

천둥 번갯불도 담아 슬쩍

단풍산도 가져다 슬쩍

 

훔쳐도

또 훔쳐도

모자라는

저 에스라인 화장법

 

(왜 사람들은 안달이 날까?)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