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위치한 웨스트팔리아는 오랜 역사와 경력의 RV 제조사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프린터와 V-클래스(Vito) 등, 다양한 차종을 베이스로 하는 캠퍼밴을 생산하고 있으며, 뛰어난 패키징과 세련된 인테리어, 우수한 품질로 사랑받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차량에 모험가, 혹은 그와 관련한 인물의 이름을 차용하는 특징이 있다. 플래그십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스프린터 기반의 제임스 쿡(James Cook), 피아트 두카토를 기반으로 하는 아문센(Amundsen), V-클래스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쥘 베른(Jules Verne)', 폭스바겐 크래프터(Crafter)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스벤 헤딘(Sven Hedin)' 등이 있으며, 이번에 소개하는 콜럼버스(Colombus)는 아문센과 동일한 피아트 두카토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캠퍼밴은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대다수의 캠퍼밴들은 2명의 성인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평면도가 짜여진다. 제아무리 승합차보다 덩치가 큰 LCV(Light Commercial Vehicle, 경상용차)라도 차량의 길이와 폭, 그리고 높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차체 내부에 거실, 주방, 침대, 화장실 등의 설비를 모두 갖춘 캠퍼밴들은 탑승인원은 4명이지만 취침인원은 2명 혹은 3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캠퍼밴의 형태와 유사한 미국의 클래스 B형의 모터홈들 중에는 4~5인도 취침 가능한 모델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주 흔한 경우는 아니다.
하지만 캠퍼밴 타입이면서도 4인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모터홈은 수요가 없지 않다. 4인 가족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주행의 편리함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의 모터홈 제조사들에서는 4인탑승/4인취침이 가능한 캠퍼밴 모델을 소수나마 내놓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게 될 웨스트팔리아의 콜럼버스도 4인탑승/4인취침을 실현한 캠퍼밴이다.
웨스트팔리아 콜럼버스는 5.41m의 길이를 갖는 피아트 두카토의 차체를 이용하여 제작된다. 길이가 5m 후반대인 롱휠베이스 모델보다 짧은 중간급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므로, 주행 및 주차 등에서 더욱 편리한 주행환경을 제공한다. 루프 높이는 가장 높은 하이루프를 적용해 내부에서의 동선을 최대한 확보함과 더불어, 팝업텐트의 설치에 필요한 공간 역시 확보하고 있다. 차량의 폭은 2.05m, 총 높이는 2.6m다.
웨스트팔리아 콜럼버스는 외관 상으로 비슷한 체급의 다른 웨스트팔리아 캠퍼밴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팝업텐트의 존재다. 이 팝업텐트를 통해 콜럼버스는 통상적인 캠퍼밴과 달리, 4인 취침이 가능하다. 팝업텐트는 그저 지붕 위에 올려만 놓은 형태가 아니라, 정면에 별도의 스포일러까지 설치하고 있다. 스포일러에 해당하는 부분은 피아트 두카토의 순정 루프와 연결되는 형태로 디자인되어 일체감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공기역학적으로도 우수한 특성을 지니도록 했다. 차량의 후방 측면창에는 웨스트팔리아를 상징하는 방위계를 형상화한 데칼로 마무리되어 있다.
내부의 평면 구성은 여느 캠퍼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전방에는 운전실과 연결된 형태의 거실이 위치하고 중앙에 통로를 두고 그 양옆으로 주방과 화장실이, 그리고 최후미에 고정침대가 배치되는 구조다. 운전실과 연결되어 있는 구조의 거실은 1열좌석을 회전시키고 후방의 앞보기 좌석을 이용해 성인 4명이 함께 식사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거실의 테이블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하단에 스위블 타입의 확장 상판이 설치되어 있어, 좌석에 앉은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뒷좌석의 상단에는 별도의 수납장이 마련되어 있다. 수납장이 화장실쪽 격벽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구조이지만 그 덕분에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헤드룸을 해치지 않는다.
중앙 통로 조수석측에 위치하는 주방은 캠퍼밴들에게서 볼 수 있는 간소한 구성을 갖는다. 출입구측에 소형의 냉장고를 설치하여 차량의 내측과 외측 모두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냉장고의 상단으로는 식기함과 2구 가스레인지가 배치되며, 그 오른편에 작은 싱크보울과 수전이 마련된다. 싱크보울의 크기는 작은 편이다. 그리고 싱크보울 하단으로 3단 구조의 서랍장이 마련된다. 화장실의 경우에는 고정식 변기와 코너 세면대가 위치하는 구성으로, 성인 1명이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졌다.
차량의 최후미에 배치되는 침실은 길이 1.97m, 폭 1.4m로, 성인 2명이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머리를 조수석측으로 향하게 하고, 침대 프레임에 경사를 두어 조금이라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유럽식 답다. 침대의 매트리스는 두께가 꽤나 얇은 편이지만, 그 아래에 고가의 모션스프링을 설치하여 배김 없이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침대는 반으로 접을 수 있으며, 이를 세워서 실내측에 바짝 밀어 놓으면, 침대의 상/하단을 하나의 거대한 수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곳에 자전거 등의 장비들도 적재가 가능하다.
상부의 팝업텐트는 길이 2m, 폭 1.21m로 역시 성인 2명이 사용할 수 있는 크기를 확보했다. 팝업텐트 내의 상부 침대 역시 모션스프링을 사용한 침대를 적용하여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내부에는 매시창을 마련해 개방감을 확보했으며 양측에 두 개의 독서등을 제공한다.
웨스트팔리아 콜럼버스 540D의 설비는 청수탱크는 100리터, 오수탱크는 100리터를 제공하며, 4.8kW 온수 보일러를 적용했다. 온수 보일러는 2.5kg 가스를 이용해 작동한다. 전기 설비로는 12/230V 충전기와 95Ah 용량의 AGM 배터리 등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의 경우에는 총 4종의 파워트레인 조합을 제공한다. 엔진은 각각 120마력, 140마력, 160마력, 그리고 180마력의 출력을 내는 4종의 2.2리터 멀티젯3(MultiJet3) 디젤엔진이 적용되며 변속기는 수동 6단과 자동 9단 변속기의 2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120마력 사양은 독일 현지 기준으로 52,900유로(한화 약 7,119만원)이며, 140마력 사양은 55,000유로(한화 약 7,401만원), 160마력 사양은 56,780유로(한화 약 7,641만원), 그리고 180마력 사양은 58,750유로(한화 약 7,906만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여기에 유용한 편의사양들로 구성된 콜럼버스 플러스 패키지를 2,393유로(한화 약 322만원)에, 전동식 팝업텐트와 350W 솔라패널, 스카이뷰(Skyview)파노라믹 루프 로 구성된 웨스트팔리아 이노베이션 패키지를 6,399유로(한화 약 861만원)에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