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와이트 하워드의 거취 문제로 시끄러운 올랜도 매직.
그런데 이런 일이 프랜차이즈 역사 안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기에, 이 프랜차이즈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그닥 새로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덤덤한 일이기 까지 합니다.
매직 프랜차이즈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스몰마켓이라고 할 수도 없고 분명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관중 동원능력도 있고요. 적어도 몇몇 프랜차이즈들처럼 선수들이 대놓고 기피하는 구단은 아니라는 거죠.
샤킬 오닐(1픽)-페니 하더웨이(1픽 크리스 웨버 픽 후 3픽 골스의 페니 하더웨이 맞 트레이드) 조합으로 파이널 노크, 휴스턴에서 스윕을 당하고 그 이듬해 기세 좋게 마이클 조던의 불스에 맞서 명승부 끝에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패배. 그러나 아무도 올랜도를 욕하지 않았죠. 그러나 결국 FA샤킬 오닐을 잡지 못하고 아무 보상도 없이 LA에 그를 뺏겼습니다. 그리고 페니는 혼자 조자룡 놀이하다가 커리어를 망치는 부상을 당하고 결국 페니도 피닉스로 트레이드. 그 이후 암흑기를 걸었죠.
그 암흑기를 걷어낸 것이 FA로 득한 그랜트 힐(디트로이트 3픽)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토론토 7픽). 비록 그랜트 힐은 부상으로 참 올랜도에서 민폐쟁이에 불과했지만, 티맥은 기량 만개로 MVP급 시즌을 계속 보냈죠. 문제는 당시 GM이었던 가브리엘의 개뻘짓 트레이드가 계속 됩니다. 망드래프트라고 불리는 2000드래프트 때 신인 MVP에 올랐고 티맥의 단짝이었던 마이크 밀러를 드류 구든과 바꾸더니 역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데럴 암스트롱도 트레이드, 6th맨으로 괜찮은 활약을 해주던 고단 기리첵도 트레이드... 안 그래도 티맥 의존도가 높던 팀을 03-04시즌에는 아주 D-리그급으로 체질 개선을 해놓는데 성공. 충격의 18연패 후에 드디어 티맥 '지쳤다. 트레이드 해달라' 이 말이 터지자 마자 구단은 얼씨구 좋구나 선수가 트레이드 해달라네 이러고는 일주일 마다 갖가지 리포트 살포.... 물론 이 때 제가 티맥 열혈빠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솔직히 당시 가브리엘 강아지같은 놈으로 보였습니다. 선수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구단과 화해모드 열라 보여도 쌩까고... 트레이드 해놓고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런 개드립치고... 오케이 그래도 구단 운영자적 관점으로 봤을 때는 만기가 다가오는 선수로 휴스턴과 결과적으로 꽤 괜찮은 딜을 했죠.
포텐셜 빵빵한 드와이트 하워드를 다시 1픽으로 득! 검증된 가드 스티비와 그의 소울메이트 쿠티노 모블리, 그리고 든든한 보디가드 켈빈 케이토를 얻어와서 승승장구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알 수 없는 개뻘짓....
스티브 프랜시스의 소울메이트 쿠티노 모블리를 더그 크리스티와 트레이드... [너 뇌구조가 참 상쾌하구나...]
그리고 팀은 급 나락의 길로 고고씽... 팀도 망가지고 선수들은 하나 둘 골로 가고... 결국 추가 트레이드로 추스려 보니 선수는 남은 게 없네...
여기서 다시 신의 한수 작렬!!
그래도 드와이트 하워드의 급성장과 좋은 선수 조합으로 파이널 진출이라는 쾌거도 얻어냅니다.
그러나 결국 맥시멈을 질러준 라샤드 루이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최종결과는 샐러리 덤프 떨구기로 밑지는 장사를 했죠.
너무 결과론적이지만 지금 매직이 겪고 있는 드와이트 홍역은 라샤드의 맥시멈이 준 샐러리 과부하 때문이 아닐까요?
올랜도는 계속 1픽 혹은 FA로 영입한 거물들을 장기보존하는데 실패하고 거기에 대한 후유증을 혹독하게 치루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 말은 올랜도 매직의 구단 운영이 결코 개판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수년씩 디비전 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몇몇 구단과는 비교과 안 될 정도로 드래프트도 잘하고 트레이드도 잘하고 FA로 과감하게 지를 때는 지를 줄 아는 영리한 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상위픽을 쥐었을 때 선수고르는 눈은 뉴욕같은 팀은 때려 죽여도 흉내 못할 정도로 엄청나죠. 샤킬오닐, 크리스 웨버, 드와이트 하워드, 모두 역대급 엘리트 빅맨들이고, 그 망드래프트 속에서도 마이크 밀러를 발굴했습니다. FA로 그랜트 힐,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를 질렀고 티맥을 휴스턴으로 보낸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짧은 프랜차이즈 역사 속에서도 플레이오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두 차례나 파이널 무대를 밟았죠.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렇게 떠나 보낸 선수들의 네임벨류와 커리어를 봤을 때는 더더욱 그렇죠.
샤킬 오닐이 계속 올랜도 매직에 남아 페니와 공존했다면,
티맥이 드와이트 하워드와 함께 했다면, 그리고 그랜트 힐이 건강했다면...
하다못해 쿠티노 모블리를 트레이드 하지 않고 하워드-프랜시스-모블리가 나름대로 빅3를 형성했다면
라샤드 루이스를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잡을 수 있었다면...
이런 아쉬움이 계속 남는 것은 저 하나 뿐일까요?
그리고 정 빅네임밸류를 팀에 잔류 시킬 수 없다면 협상은 조금 더 물밑에서 해야지 저런 식으로 계속 언론에 흘리는 건 결국 자기 살 깍아 먹기죠.
만약 하워드가 이대로 매직을 떠난다면 앞으로 하워드는 올랜도 홈을 찾을 때마다 관중들의 야유를 면하기 힘들 겁니다. 그게 누구의 책임이 됐든간에 최소한 구단과 선수가 좋은 모양새로 헤어질 필요는 있습니다. 이 바닥이 아무리 비즈니스로 움직인다 하더라도 말이죠.
데이비드 로빈슨-팀 던컨이 샌안토니오 스퍼즈에 계속 남을 수 있는 것,
더크 노비츠키를 그 수많은 루머 속에서도 댈러스에 묶어 놓을 수 있는 마크 큐반
끝까지 코비의 손을 들어 준 레이커스,
비록 말년에 칼 말론을 보내야만 했지만 그를 유타맨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유타 재즈
물론 갈수록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수가 적어지고 있고 선수들도 명예와 돈을 위해 팀 옮기기를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다지만 매직은 그 과정과 결과가 참 쥐고 있는 패에 비해 아쉽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워드가 매직에 남을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정말 매력 넘치는 선수가 상품가치 역시 엄청나죠. 그런데 그의 가치가 오르면 오를 수록 매직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아주 큰 상처가 될 겁니다. 그들은 매번 과거 자신들의 슈퍼스타가 다른 팀 져지를 입고 친정팀에 돌아와 자신들의 팀을 맹폭하는 모습에 야유해야만 했습니다. 오닐이 그랬고 티맥이 그랬고 내년에는 하워드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비록 지금이야 제가 로켓츠를 응원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NBA경기를 실제로 관람할 수 있었던 곳이 올랜도 매직이어서, 1시즌 경기를 빠짐 없이 지역 네트워크로 볼 수 있었던 팀 올랜도 매직, 그래서 여전히 애정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인데 또 다시 이 팀이 이렇게 the man을 빼앗겨야만 하나 아쉽기만 하네요.
첫댓글 한마디로 스미스의 잘못이죠 루이스 조던연봉 계약하는거보고 깜놀했습니다.
그나저나 18연패이야기하셔서 급생각나네요 그때 티맥진짜 장난아니게 고생햇는데 그뒤 승리하나땃을때 관중들이 미친듯이 코트중앙으로 몰려들어서 좋아햇던게 기억나네요 우승한것처럼말이죠 그때 티맥이넘 무리해서 고질적 등부상이일어난게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하워드랑 티맥이일찍만낫으면 좋앗을텐데요
생각나네요 진짜 저도 티맥 광팬이였었는데 티맥 18연패 시절 진짜 제 시험망친 것 보다도 속상해 하며 잠못 이뤘던 기억이 나네요. 휴스턴으로 트레이드 되었을 때는 오히려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시절이 생각나네요.
티맥이 트레이드를 요청한건 하워드 픽과 관련이 있었죠. 티맥은 팀에 바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오카포를 픽하라 요청했는데 구단에서 하워드를 뽑았고, 티맥이 그에 대한 불만 표시를 하며 트레이드 요청을 햇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 급수정하겠습니다.
가브리엘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매직의 GM이었고 매직이 2003-04시즌 정신없이 19연패 할 때 짤렸군요.
그저 안타깝습니다. 운은 따라주는데 다 놓칩니다 다 놓쳐요
루이스 맥시멈은 도대체 ㅡ,.ㅡ
그런데 하워드야 그렇다고 해도(오카포라는 최대 신인 대어가 있었지만) 샥이나 웨버 뽑은 것을 스카웃진의 승리라기보다는 운이 너무나 좋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샥이나 웨버나 당시에 뭐 압도적인 1픽감이었죠.
루이스는 계약 종료될때까지 가넷 전성기급 활약을 해야 본전이라던 어떤 분의 댓글이 생각나네여..
ㅋㅋㅋㅋ 본전 반의 반도 못 뽑겠네요.
가브리엘에 대한 거친 표현은 수정 부탁드립니다
일목요연하게 글이 와닿네요 진짜 타 팀에 비하면 S급 선수를 많이 가지고 있던 매직인데 말이죠
올랜도는 능력보다는 운이 좋다고 밖에는.... 하는거 보면 능력은 뉴욕만큼이나 저질인것같습니다. 다만 운이 좀 더 좋을뿐
오티스 스미스는 안나가고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유망주 데려와서 키우는 능력은 최고... 키워놓은 슈퍼스타 뺏기는 능력도 최고...
본문 글 중에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휴스턴에 스윕 당한 다음해에 컨파에서 조던과 불스에 명승부 끝에 탈락한 건 아니고... 그때도 스윕당했습니다. 2차전 불스의 대 역전극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꽤 전력차를 드러내면서 무너졌죠... 물론 호레이스그랜트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긴 했지만...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