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골프여행은 치열하게 36홀을 치지 않아 여유있다
동남아에 가면 여행이 자유롭지 않으니 36홀이 기본이지만
제주는 부킹도 어려워 18홀로 만족한다
오후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으니 더 꽉찬 골프여행이 된다
같은 장소에서 여인은 춤을 추고
남자는 고뇌하고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로 유명한 본태박물관
본래의 형태 라는 뜻으로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과 벽 기둥 등이 방주교회를 설계한 이타미준의 건축과
느낌이 비슷하다
이렇게 말하면 두 사람한테 혼나겠지
오늘 하늘은 왜이렇게 아름다운지
가을 나들이를 한껏 빛내준 예쁜 구름들이
여행자의 마음을 자꾸만 흔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싸이클링이라니
바람에 머리 흩날리며 천천히 달리는 봄날의 자전거타기는
노래요, 춤이다
환희의 감정이 터뜨려지듯 나비떼까지 함께하니
이 보다 기분좋은 싸이클링은 없을 듯하다
천천히 달려보는 봄길이 연상되는 아름다운 조형물
내가 가장 만나고 싶었던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이 예쁜 호박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호박죽도 안되요
할로윈 가면도 안되요
크고 작은 도트무늬가
질감도 드러내고
부피감도 드러내고
생명력까지 드러내 싱싱하게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그녀의 흑백그림도 2장 전시되어있다
그녀의 깊은 탐구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구사마 야요이의 '무한 거울의 방- 영혼의 광채'
이 방엔 팀별로 들여보낸다
그녀의 트레이드인 도트무늬를 전구로 표현하고
거울과 물을 이용한 무한대의 공간을 만들었다
우린 잠시 황홀경을 맛보았다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이 들 때 쯤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
딱 2분간만 허용되는 황홀경
그녀의 도트무늬를 내 썬그래스에 조금 담아왔다
가끔씩 그 방이 생각날 때 살짝 들여다봐야지 히히
많이 기대하지 않았는데
피카소의 드로잉도 있다
왠지 이곳 본태박물관에 참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멀리서도
보테로의 그림은 눈에 금방 들어온다
보테로 아저씨가 이렇게 순한 색으로 표현하기도 한단 말인가
최근에 인디플러스에서
화가 보테로의 다큐를 보았는데
몇 안되는 생존하면서 명성을 얻은 화가의 행복감이 보였다
그래서 더 여유있게 그림에 집중할 수 있는 행운
서양화가 걸린 전시장은
지인의 집을 방문한 듯
신발도 벗고 들어가게 되어있다
갤러리라기보단
친근한 사람의 집에 들어가 그의 컬렉션을 둘러보는 느낌이라
색다르고 편안했다
부자 지인을 두어서 이렇게 호강합니다
난 저 수많은 입술 속에
내 입술 하나 보태보고 싶어 저런 포즈를 취했나
LOVE
라는 단어 하나로 전세계를 정복한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
전세계에 LOVE 라는 조형물이 세워진 곳은
몇 군데나 될까
그의 또다른 작품 HOPE
앤디워홀은 통조림이나 코카콜라 등 사물로 유명해졌지만
로버트 인디애나는 평범한 단어로 유명세가 강하다
우리의 부자 지인(?) 덕에
지인의 콜렉트안목 덕에
백남준 작품도 몇점 만날 수 있는 행운
작품 구상의 고뇌 흔적을 여기에 이렇게 남겨두셨다
이 방 저방 돌아다니다보니
중간에 이렇게 하늘로 통하는 천정도 있다
여긴 분명 실내랍니다
이 계단을 내려가 다시 현관에서 신발 신고 나가야해요
한국적인 옛 유물들이나 불교 유물도 꽤 많이 전시되어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눈호강 되겠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아하 베개 옆 모습인걸 알았다
깜깜한 밤에 베고 누울 베개에도
이렇게 공을 들여 수를 놓았을 고단한 여인들의 손길이
조금 애처로왔다
처연한 아름다움이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첫댓글 제주도 골프여행~!!!
아름다운 사진과 섬세한 표현으로
멋지게 엮어주셔서 고마워요~
생각날 때 꺼내보려고
3편 모두 옮겨가요~^^
함께 나누어 가진 추억은 더 반짝거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