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산책할 때마다 지천을 잠식해버려서 토종 식물을 위협하고
도처에 제 위세를 드러내면서도 오히려 당당하여 어느 덧 귀화식물처럼 보여지는 미국발 식물 자리공.
눈에 보여질 때 마다 눈엣가시처럼 시선몰이를 하는 미국산 잡초 대마왕 자리공을 볼 때 마다
저 민폐 식물이 자꾸 늘어나기 전에 애초에 싹을 잘라버여야지 하면서도 그냥 덜렁덜렁 산책을 나서곤 하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초록의 계절에 들어서자마자 미국발 자리공은 요즘 같은 가뭄에도 번듯하고도 당당하게 자라서
제 자태를 뽐내고 이젠 꽃이라 부르기도 뭐하고 열매라고 부를 수도 없는 상징적인 것을 피워내며 자리공의 행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우리 토종 식물을 고사시키다 못해 주변 나무들의 양분은 물론 온갖 물이란 물은 죄다 흡수하는지
저 혼자 껑충하니 자라버려 위화감을 조성하고 우리 식물들의 생존 본능을 말살시키는 듯 보였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엊그제 주변에 보여지는 자리공이란 자리공을 몽땅 퇴치, 말살하기로 하고 닥치는대로
자리공을 뽑아내거나 너무 자란 것은 잘라내거나 그것도 안되면 뿌리 부분께 줄기를 꺽어놓는 작업을 하였다.
물론 함께 산책을 하던 동행인과 의기투합하여 칼까지 들고 다니며 초토화 작전을 해냈다.
하지만 오늘 다시 점검 상태에 들어가보니 그 끈질긴 자리공은 완전히 베어내거나 뿌리 채 뽑아내지 않는 이상은
그야말로 저절로 소생의 기운을 갖는지 요즘 같은 가뭄에도 쇠하지 아니하고 눕혀진 채로 번듯하게 물줄기를 끌어올렸는지
고사는커녕 여전히 살아있더라는 말씀...기가 막히다 못해 진저리가 처졌다.
어쩌냐, 쟤들....내일은 낫을 들고 와서 완전히 베어버려야 할까 보다 라며 한숨만 푹푹 쉬는데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고 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자리공이 얼마나 번식력도 좋고
알지 못해서 잘못 먹으면 얼마나 독성식물인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그 독초 자리공은 얼핏 보면 마치 토종인 것 처럼 보이지만 절대 아닌 민폐 독성식물이다.
예전에 친구가 가족들과 함께 일산 집근처 야산에 올랐다가 그것이 마치 자양식물의 행태와 비슷하다 착각한 까닭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자리공을 캐와서 먹었다가 죽기 일보 직전에 살아난 적이 있었다.
내가 보기엔 그 자리공이 자양 식물같지도 않아보였건만 그 친구는 눈에 뭐가 씌웠는지
시동생이 거듭 자양식물이라 우기는 바람에 그 많은 자리공을 캐와서 나름 음식으로 만들어 먹었단다.
그후에 복통 설사 위경련에 토사곽란 등등 별별 수식어를 갖다대어도 어찌 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정신없이 병원에 실려가 응급 처치는 물론 며칠 동안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되었다.
간신히 별별 치료를 받고 되살아난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어느 날 어리석었던 내 이야기 들어볼래 하며 들려주는데
기가 막히기도 하고 어이없고 한심하기도 해서 괜히 부아가 나고 괜히 지청구만 실컷 날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놈의 자리공만 보면 사람들에게 독초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눈에 뜨이는 대로, 보는 쪽쪽 뽑아내는 것이 다반사가 되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지천에 마구마구 자라주는
그리하여 아예 대세 식물이 되어버린 자리공을 볼 때 마다 무슨 원수라도 만난 듯이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놈의 유세는 얼마나 대단한지 너 그래 봐라,,,난 어디서든지 살아남는다 뭐 그런 모양새.
어쨋거나 그놈의 미국발 자리공은 어찌 됐든지간에 초토화 시킬 요량으로 날이면 날마다 신경을 쓸 예정이다.
헌데 웃기게도 지천에 널린 자리공만 신경 쓰다보니 내 앞에 내코가 석 자 인 것을 깜빡했다.
언제부턴가 자연생태계에 천적이 없어진 관계로 고라니의 개체수가 무지하게 늘어났다.
그렇다 보니 먹을거리들이 부족해진 고라니가 매번 무설재 뜨락을 위협해온지도 한참 되었고
매해 고라니와 멧돼지의 출몰로 인한 피해는 막심하였다.
그렇게 신경이 곤두선 채로 텃밭을 가꾸던 차에 다양하게 심어놓은 모종 중에서도 귀신같이 고라니 입맛을 강타한
야채들에게만 고라니가 초토화 작전을 실행하였는 바 어느 날 올라간 텃밭은 아비규환이었다.
하여 별 수 없이 고라니 침략 불가의 망을 쳐놓고 야채를 건사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번엔 고라니들이 아래 텃밭
그러니까 뒤뜰에 자리한 작은 텃밭을 공략해 요즘같은 가뭄에 물을 아껴가며 설겆이 한 물로
애면글면 키워낸 상추들을 죄다 똑똑 부러뜨려가며 먹어치운 것을 본 순간 얼마나 화가 나는지
내가 아는 욕이란 욕은 죄다 동원해 고라니를 원망하고 짜증내다가 결국엔 또 망을 쳐서 야채를 보존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갖게 되었다.
그나마 그런 장치라도 하여야만 요즘처럼 야채 비싸고 가물어서 생산도 되지 않는 채소 품귀현상과
어렵기만 한 이 현실을 극복해나가지 않을까 싶어서 취한 조치지만 대책이 제대로 들어맞는지는 두고 봐야 알 일,
와중에 어제 다시 올라가본 윗쪽 텃밭엔 이번에는 호박밭을 누군가가 뒤집어 놓았다.
상황을 보아서는 멧돼지의 흔적 같기도 하지만 현장을 보지 못했으므로 멧돼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망을 쳐놓은 다른 야채밭은 그나마 건재한 까닭에 미련맞은 멧돼지가 무작정 들이대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야생 동물이 내려왔는지 알 수가 없이 고민이 크다...오소리나 너구리일까?
그 녀석들도 이 산자락에 기거하고 있으니 말이다.
암튼 요즘엔 가뭄 탓에 죄다 신경이 곤두서고 예민해져 있다.
그런데도 이런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저 제 필요한대로 아쉬움 없이 마구잡이로 물을 마구 써대고 있다.
우린 웬만하면 물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버티는 중이고 건사하는 모든 먹을거리들도 죽지 않을 만큼만 물을 주며
그것도 세재를 사용하지 않는 덕에 모아놓은 물이나 쌀을 씻거나 하면서 나오는 물들을 모아서 텃밭에 뿌려 주곤 한다.
빨래는 한참을 모아서 하고 잔디밭과 나무들과 꽃들은 포기한지 이미 오래라 겨우 연명할 정도만 주게 된다.
산책을 하면서 타들어가는 논바닥을 보는 입장에서는 절대로 물을 함부로 쓸 수가 없다...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농 복합지역 안성에 사는 사람들 조차 제 일이 아니어서인지 물절약에 대한 감각이 무딘 듯하다.
얼마전에 목격한 일로 보아서도 그러하다.
전 국민이 한 마음으로 물을 절약하면 좋을 듯 하다.
이러다 물부족 국가가 될까 걱정이니 말이다.
현재는 온갖 트럭이란 트럭을 죄다 동원하여 저수지를 파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른 곳에서 물을 가져와 나누고 있다.
길을 다니다 보면 그런 현상들이 얼마나 안타까운지....전에는 상상도 못햇던 일들이 아니던가.
여하튼
오늘 내일 비가 올 예정이라고 하니 하늘의 뜻과 처분만을 기대한다.
그것도 아니면
제발 비님이시여 내려주옵소서 라고 기우제라도 해야 할까?
첫댓글 충남의 대호가 말랐답니다.
삽교호도 조만간 바닥을 들어 낼 듯.
평택호는 그나마 여유가 있습니다.
안성의 금광, 마둔, 고삼지, 용인의 이동호수도 말랐으니 낙관 할 수는 없습니다만 수원,화성,오산시에서 흘러드는 수량이 적지않아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평택도 가뭄 극심 지역이지만 다행히 생활 하수가 도움을 주는 듯 합니다.
생활용수 수원지는 팔당호니 말입니다.
어제 내린 비...그야말로 땅위도 적시지 못하고 스스륵 자취를 감췄죠.
한첨을 기다린 비가 너무 적어서 아쉽다는.
오늘 또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적약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고라니, 맷돼지 너무 미워 마세요.
먹이 땜에 하산이 아니고 산에 물이 없어 내려 온답니다.
산짐승, 들짐승도 몹시 힘든 시절을 보내는 듯.
퇴치기 설치 하시면 조금 도움이 될 듯.
그러게요...살아있다는 것은 자연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죄다 물도 필요하고 먹이도 필요할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면글면 노력 봉사한 텃밭을 그 지경으로 해놓으니 그만 성질이 욱하고...
어쨋거나 공생공존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이즈음입니다.
자리공이 그리도 많구먼~? 그려 잡초는 안길러도 잘자라고 야채는 공을 드려야 크지~! 인생이 그래 고달프지~! 가뭄 때문에 더 고단하겠어~! 이쪽은 그래도 해갈되게 왔다는데 워쪄~?
에구, 그놈의 자리공...어제도 살펴보았더니만 완전히 껶여지지 않은 것은 죽기 직전까지도 자칭 꽃을 피워내기까지 하더라고요.
질긴 생명력에 혀를 내두릅니다.
이쪽은 웬일인지 비가 그다지 많이 내리지 않아 더욱 더 고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