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단신 등 2105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18호(2021.05.15)
1. 故 이건희 회장 유족 - 어린이병원에 3,000억원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최근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아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3,000억원 기부 약정을 체결했다. 5월 3일 이인용(동양사76-83)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성인희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김연수(의학82-88) 서울대병원 병원장,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 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연건동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약정식을 열었다.
기부금은 2021~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 암·희귀질환 환아 1만7,000명의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와 소아암·희귀질환 연구 및 인프라 구축에 쓰인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전국의 어린이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을 출범하고 소아 암·희귀질환의 진료·연구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2. 3개 사학과 통합 ‘역사학부’ 만든다
서울대가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를 통합한 역사학부(가칭)를 2023년 신설한다. 서울대가 4월 29일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시행계획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역사학부는 2023년에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전형 9명과 일반전형 9명, 정시모집에서 일반전형 10명 등 총 28명을 전공 예약생으로 모집한다. 2022년 입시에서 3개 사학과 모집인원을 합친 것보다 1명 많은 숫자다. 역사학부 입학생과 광역 인문계열 입학생 중에서 역사학부 진입을 원하는 학생들은 2학년부터 한국사학전공, 동양사학전공, 서양사학전공 중 하나를 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다.
1946년 문리대 소속으로 출범한 사학과는 1969년 세 학과로 분리돼 독자적인 연구영역을 발전시켜 왔다. 융복합교육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10여 년 전부터 3개 사학과 통합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교수진의 의견 수렴과 합의를 거쳐 통합을 결정했다. 문중양 국사학과장은 “2016년 3개 사학과의 의견을 모아 통합의 원칙과 개요를 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통합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3개 사학과 동문을 아우르며 꾸준히 사학과 통합을 촉구해온 사학과동창회는 역사학부 신설을 반기는 분위기다. 양재원(서양사78-84) 사학과동창회장은 “역사학은 현실을 살아가는 지혜를 만드는 기초 학문인데, 드디어 사회적 필요성에 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 같다”며 “다양한 역사 간은 물론 다른 학문과도 융합해 복합적인 현실 문제 해결에 도움 되는 교육과 연구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역사학부(가칭) 신설 과정 1946년 문리대 사학과 발족→(한국사·동양사·서양사 전공별 강의) 1969년 국사학과·동양사학과·서양사학과로 분리 1975년 3사학과 인문대로 소속 변경 2000년대 초반 통합 논의 시작 2016년 4차 통합 논의, 3사학과 교수 전원 동의 2023년 역사학부(가칭) 신설 |
-학과중심주의 극복, 인문학 부활 기대-
문중양 국사학과장
역사학부 신설은 3개 사학과의 합의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 문중양(계산통계81-85· 과학사철학 박사) 서울대 국사학과 학과장에게 서면 인터뷰로 역사학부에 대해 들었다.
-역사학부를 신설하는 목적은.
“역사학 본연의 통합성을 복원하고 학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존 3사학과 체제가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분과로 인한 연구와 교육 면의 문제점도 타당하게 제기돼 왔다. 학문 간 경계가 무너지는 경향에 맞춰 그 동안 소홀히 해온 비교사와 관계사의 영역을 새로이 연구하고 교육할 필요도 있었다.”
-오랜 논의 끝에 통합을 결정했다.
“2004년부터 추진됐으나 3개 학과의 내외적 여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2016년 3사과의 의견이 일치해서 통합의 원칙과 개요가 정해졌고, 이를 기본 골격 삼아 추진 중이다.”
-커리큘럼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가장 큰 변화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로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서서히 개선해서, 역사이론과 같은 공통과목을 개발하는 것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3사과 통합 교과목(역사학개론, 역사학세미나 등)을 확대 개편해서 공통 전공교과목 운영을 체계화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향후 2년간 구체적인 새 교육과정의 틀을 마련하겠다.”
-사학과 통합을 인문학의 위축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 않은가.
“그런 해석은 듣지 못했다. 학교 외부의 시선인지는 몰라도 교내에선 기대가 크다. 학과 중심주의 욕구가 크고, 그로 인한 세부 전공 분야로 교육이 더욱 좁혀져만 가는 대학의 현실에서, 인문학 본래의 통합적 사고를 복구해 보자는 것이다. 총장님은 물론, 대학 교육을 정상화하고자 고민하는 분들은 3사학과 통합이 큰 성공을 거두어 인문학의 부활과 대학 교육 정상화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한다. 특정 과로 쏠리진 않을까?
“일부 걱정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3사과 교수님들은 그간 인문대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을 겪으면서 교육 과정을 운영해 왔기에 오히려 학과 편중 문제를 다소 해소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사회는 역사학을 균형 있게 이수한 인재를 원하고 있다. 역사학부 학생을 통합해 선발함으로써 전공 진입 전에 체계적으로 역사학을 교육하고, 역사학부로서 정체성을 확실히 부여하고자 한다. 유능한 학생을 선발하고, 인기 있는 역사학부로 거듭나겠다.”
3. ‘학생설계전공’ 제도 확대
학생 스스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학생설계전공’ 제도가 2022학년도 1학기부터 대폭 개편된다. 전공의 경계 없이 커리큘럼을 짜고 ‘음식학’, ‘인간로봇상호학’ 등 전공 명칭까지 정할 수 있어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성격이 큰 전공제도다. 지금까지는 자유전공학부 학생이 학생설계전공을 이수했을 때만 복수전공으로 인정받았으나 이제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적용 받을 수 있게 됐다.
4. 의대 암 연구력 세계 14위
글로벌 학술출판사 엘스비어가 최근 5년간 논문 기준으로 발표한 전 세계 암 연구기관 학술연구 순위에서 서울대 의대(병원 및 암 연구소 포함)가 세계 14위에 올랐다. 암종별 연구 순위는 갑상선암(세계 3위), 위암(세계 4위), 유방암·폐암·대장암(세계 12위), 간암·담도췌장암(세계 15위) 등 순이었다.
5. 국책 AI대학원 선정
서울대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책 AI대학원에 선정됐다. 정부가 석박사급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총 10개교를 선정해 첫해 10억원, 2년차부터 연간 20억원씩 총 10년간 최대 19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대는 2025년까지 석박사급 정원 80명, 전임 교원 36명을 확보할 예정이다.
6. 시흥 모교 병원 건립 가시화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시흥시는 4월 30일 시흥스마트캠퍼스에 건립 추진 중인 시흥배곧 서울대병원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 통과한 사실을 알리고 이르면 2027년 상반기에 개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흥배곧 서울대병원은 연면적 12만6,000여㎡, 80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국비 1,328억원을 포함해 총 5,948억원이다.
7. 학내 전통찻집 다향만당 폐점
관악캠퍼스 내 전통찻집인 ‘다향만당(茶香滿堂)’이 21년 만에 폐점한다. 2000년 관악캠퍼스 두레문예관(67동)에 문을 연 다향만당은 오랜 경영난 가운데 학내 구성원들의 반대로 폐점을 유예해 왔다. 비대면 수업 기간 동안 휴점 상태를 이어오다 운영 주체인 생협이 영업 종료를 최종 결정했다.
8. 안방서 듣는 1,000일간의 서울대 교양수업
네이버TV에 올라온 이인아 모교 교수 강연 캡쳐
-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
서울대 교수진이 가르치는 기초교양 강의가 내 집 안방으로 찾아온다. 기간은 장장 3년, 주제가 1,000가지에 달한다. 4월 1일 네이버TV에서 첫선을 보인 서울대 지식 교양 강연 ‘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다.
‘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는 서울대 교수들이 1,000가지 지식 교양 키워드에 대해 강연하는 온라인 콘텐츠다. 네이버TV에 올라와 누구나 볼 수 있다.
강의 주제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첨단기술을 망라한다. 현재 역사 속 청원 제도(김경숙 국사학과 교수), 별의 구조와 일생(윤성철 물리천문학부 교수), 진리의 의미(강진호 철학과 교수), 경제의 추격, 추월, 추락(이 근 경제학부 교수), 뇌의 학습과 기억(이인아 뇌인지과학과 교수), 양자역학(김형도 물리천문학부 교수)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올라와 있다.
책 한 권을 써도 모자란 주제들이지만 누구나 궁금해 하고, 꼭 알아야 할 고갱이만 뽑아 풀어냈다. 하나의 키워드에 대해 10가지 질문을 추려 답하는 10문 10답 구성이다. 한 질문당 영상의 길이가 5분 내외로 짧아 한 시간이면 하나의 키워드에 대한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다. 1,000개 키워드의 강의가 완료되면 총 문답수가 1만건에 이른다.
‘한민족’을 주제로 한 권오영 국사학과 교수의 강연은 ‘한민족은 단일민족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동북공정이란 무엇인가’, ‘삼국시대 사람들은 말이 통했을까’를 거쳐 ‘한민족과 다문화 사회’라는 화두로 끝을 맺는다. 최선호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보조배터리와 발전기 등 일상 속 에너지와 우주 에너지 관련 10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에너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동영상 강연은 서울대 재학생의 교양교육을 관장하는 기초교육원과 영상 촬영·편집을 맡은 EBS, 네이버가 협업으로 제작한다. 강연 촬영을 위해 네이버는 서울대에 스튜디오까지 마련했다. 유재준 기초교육원장은 “‘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는 서울대가 작게나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나눔 프로젝트로, 생각의 고리를 좀더 펼칠 수 있고, 미지의 지식 또는 어떤 영역에 도전하는 영감을 주는, 시청자 입장에서 강연자와 대화하는 듯한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 검색 (박수진 기자)
9. 억울하게 기소된 유학생, 공익법률센터 변호로 ‘무죄’
최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센터장 김주영)와 재학생들이 억울하게 기소된 서울대 외국인 유학생을 변호하고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유학생(이하 A씨)은 친구의 부탁으로 서울대입구역 근방에서 숙박업소를 찾던 중, 숙박업소로 보이는 건물에 들어가는 사람을 따라가 말을 걸었으나 상대는 말없이 문을 닫고 들어갔다. 그 건물은 지하와 1층에 가게를 둔 다세대주택이었고, 이후 A씨는 주거침입죄로 기소됐다. 한국말이 서툴러 어려움을 겪던 A씨는 서울대 공익법률센터에 법률상담을 신청했다. 센터는 법률서비스에서 소외된 학내 구성원을 돕는다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형사 변론을 맡았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은 A씨를 도와 변호인의견서, 증거에 관한 의견서 등 서면을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고. 이후 검사의 항소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학업이 끝나고도 재판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던 A씨는 무죄 판결을 받아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10. 25-1동 앞에 가면 ‘코로나 결과까지 1시간’
모교 관악캠퍼스에 설치된 학내 구성원 전용 코로나 신속검사 시설 전경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 - 일일 최대 400명 검사 가능-
서울대는 4월 26일부터 학내 구성원(재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속 분자진단검사 방식의 코로나19 선제검사를 시작했다. 검체 채취부터 분자 진단까지 1~2시간 이내에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도입했다. 주기적이고 선제적인 검사를 통해 대면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 학내외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대가 도입한 검사는 등온핵산증폭법(LAMP) 기술 기반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5% 이상으로 신속 항원검사 기반의 자가검사 키트보다 정확도가 높다. 코 안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소량의 바이러스로도 진단이 가능해 무증상 감염자와 잠복기 감염자까지 가려낸다. 결과는 1~2시간 후 피검사자의 휴대폰 문자로 통보된다. 다만 법령에 근거한 병원체의 확인은 아니어서 검사에서 감염의심 사례가 나오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확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매일 실험실에 나와야 하는 자연대 대학원생과 교직원 2,700여 명 중 희망자에 한해 검사를 받았으나, 5월 초부터 6월 14일까지 전체 학내 구성원 중 희망자로 대상을 확대해 시범 검사를 운영하고 있다. 희망자는 서울대 포털 모바일 앱에서 예약 후 자연대 강의실험연구동(25-1동) 주차장에 마련된 선제검사소에 방문해 검사를 받게 된다. 이곳에서 일일 최대 400명까지 검사 가능하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도서관 홈페이지의 팝업 공지를 통해 신속검사를 받은 후 도서관을 방문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서울대는 안정적인 검사 시스템을 바탕으로 2학기엔 대면 수업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처 관계자는 “향후 연구실과 부서 등 집단 내 일부 인원이 주기적으로 검사 받게 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단 내 일부 인원이 주기적으로 검사 받게 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