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호랑이 묘(의호충)와 술샘 등 자연과 전설, 그리고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주천 느림길’은
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지로 선정된 한우직거래마을 다하누촌 중앙광장에서 출발합니다.
첫번째 경유지는 주천강 제방 둑에 있는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 28호인 주천 3층 석탑으로
수주면 무릉리에 있는 3층 석탑과 함께 9산 선문 중의 하나인 흥령사지(현, 적멸보궁 법흥사)를 찾아가는
신도들을 안내하기 위한 탑이지요.
주천 3층 석탑을 지나 10분쯤 걷다 보면 효심이 지극한 호랑이 전설이 묻어 있는 의호총(義虎塚)이 나옵니다.
조선시대 국상을 당해 3년상을 마치고 죽은 호랑이의 무덤이라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
비석과 함께 호랑이와 처사의 동상, 상을 치렀던 움막이 있고,
본격적인 트레킹은 한자로 ‘주천(酒泉)’이란 글씨가 새겨진 비석이 있는 술샘부터 시작되서
조선 성종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이 샘에서 술이 나왔는데 양반(兩班)이 오면
약주(藥酒)가 나오고 천민(賤民)이 오면 탁주(濁酒)가 나왔다고 한다. 또한 양반 복장을 한 천민이
약주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평소와 같이 탁주가 나오자 화가 나서 샘터를 부순 이후
맑고 찬 샘물만 나오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술샘 옆에 나있는 오솔길을 따라 망산을 오르다 보면 빙허루(憑虛樓)에 다다르게 됩니다.
빙허루는 정면 4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한 이층누각이며, 여기에는 숙종과 영조, 정조의 어제시문(御製時文)과
어제필(御製筆)을 복제한 게판(揭板)이 걸려 있다. 계속 숲길을 따라 가다 보면 할딱 고개로 올라가는 길과
아래쪽 주천 강변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쌍섶다리가 보이게 됩니다.
지난 1457년 단종이 사약을 받고 승하한 뒤에도 백성들이 단종을 흠모하자 1699년 숙종은 노산묘를
장릉으로 추봉하고 신임 강원관찰사는 반드시 이를 참배하게 했다고 합니다. 원주에서 오는 관찰사 일행이
주천강을 건너는 데 어려움을 겪자 강 양쪽 마을의 주민들이 경쟁을 하며 쌍섶다리를 만들어 이를 도왔는데,
수일 후 관찰사가 돌아가는 길에 이곳 주천에 머물면서 수고한 백성들과 기쁜 마음으로 잔치를 베풀었으며
그 후부터 쌍섶다리 놓기는 민속놀이로 전승되어 오고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 걷다 보면 강원도문화재자료 제71호로 지정된 김종길 가옥이 나온오는데
부엌광과 대청 앞의 문이 새로 설치되어 약간 변형되었으나 대체로 잘 보존된 편이였습니다.
대문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헛간, 오른쪽에는 넓은 방과 부엌을 설치했는데 전형적인 영서지방 민가의 모습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걷기여행의 종착지는 다시 다하누촌으로 산지직거래로 시중보다 30~50% 저렴하게 1등급 이상의
한우를 맛볼 수 있으며, 주말에는 사골국과 감자, 막걸리 등이 무료로 제공되어
서울과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했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지로도 3번이나 선정될만큼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싼가격에 맛있는 고기를 먹고 왔네요 - 고기를 구매해서 1인당 3,000원이면
옆 식당에서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주천 느림길 코스는
다하누촌 중앙광장에서 시작하여, 주천 3층 석탑 - 호충묘 - 술샘 – 망산입구 - 빙허루
- 쌍섶다리 - 김종길 가옥을 지나 다시 다하누촌 중앙광장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약 1시간30분~2시간 소요되며, 걸음이 느린 여자분들은 느긋하게 2시간반 3시간을 잡고 가시는게 무난할듯 합니다.
즐겁게 걷고 맛있게 먹는 여행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