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 주부 박모(35·강릉시 포남동)씨는 폭염이 시작된 이후 일주일째 집에서 밥을 하지 않고 있다.
에어컨도 없는 단독주택이다 보니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의 날씨에 식사 준비를 하다 보면 열기 때문에 집 안은 사우나가 되기 일쑤다. 더운 날씨에 음식물 쓰레기 악취도 견딜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박씨는 아침은 시리얼에 우유, 점심은 샌드위치, 저녁도 식당에서 최대한 천천히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에어컨이 있는 곳을 전전하다 저녁 늦게서야 집으로 들어온다. 강릉시 교1동에 위치한 복합문화시설 행복한 모루에는 요즘 주차대란이 일고 있다. 차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몰린다.
주민 조귀옥(45·강릉시 교1동)씨는 “아침부터 너무 더워 행복한 모루로 피서왔다. 밖이 너무 뜨거워 야외도 나가기 어렵다. 책을 보다가 배고프면 이곳 구내식당에서 3,5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폭염이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휴가지지만 너무 뜨거운 날씨에 바다에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밤이 되면 바다에 나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열대야를 견디는 이색피서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름한 철 장사를 노리는 상인들조차 폭염에 손님 뺐겼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인 최지헌(39)씨는 “특히 낮에는 사람들이 거리를 다니지도 않아 며칠째 개점 휴업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