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냥 눈깜짝 할 사이에 휘리릭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가뭄에 애타는 농민의 마음으로 일주일을 살기도 했고 찾아든 지인들과 다담을 나누며 세상사를 나누기도 하고
또 고민이 많은 친구를 위해 인생 삼당도 하면서 혹은 아직은 전자 차량 운전에 익숙치 않은 지인을 위해
이틀간의 차량 연수를 기꺼이 해주고 차츰 적응해가는 지인을 으원하기도 하며 그렇게 한 주간이 휙휙 지나갔다.
물론 이른 새벽길 산책도 거르지 않고 저절로 반사작용을 따르는 몸이 본연의 임무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매일 함께 산책 동무가 되어 준 시인이자 화가인 동네 친구가 대학 강의를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여 어제 강원도로 떠나갔다.
잠시동안의 휴식과 솟아오를 시의 탄생과 그동안 밀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그렇다고 산책을 게울리 할 쥔장이 아닌고로 오늘도 어김없이 길을 나섰다.
특히나 오늘은 산책 의미가 남달랐던 것이 늦은 장마가 시작되면서 뿌려진 비의 양을 보기 위해서였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급하기도 했다.
어제 서울에서도 비가 내렸고 돌아오늘 길에도 곳곳에서 비가 내려주니 절로 기분이 상승곡선을 그려 혹시나 가뭄 끝? 기대한 마음이 컸다.
토요일 히루, 가족과 상관없이 자유부인이 된 친구들과의 소중한 시간도 마냥 즐거웠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비의 절정도 기분을 업시키에는 충분했으므로 비온다고 돌아와 바쁘게 여기저기 비 소식을 전하는 마음도 흥겨웠다.
그러나 여전히 안성하고도 금광면은 저주받은 여름날을 보내는 중인지 아니면 둘러싸인 산자락을 넘어올 힘이 없는 것인지
다른 곳 보다는 비의 양이 많지를 않아 2주 전부터 관정을 파고 있어도 깜깜 무소식.
애타는 농민을 위해 오늘도 다시 장소를 옮겨 또다른 곳에 관정을 파려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설사 어제 비가 왔다고 해도 논물이 찰랑거리거나 넘칠 정도가 아니어서 겨우 거북 등껍데기만을 면한 듯 하니
산책을 나는 내내 그 사실을 확인하는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싶어 손톱만큼의 한시름은 놓았다.
그리고 오늘, 색다른 고민이 생겼다.
바쁜 일상의 일주일을 지내면서 느긋하게 차지한 저녁 시간대에 꼭 지켜봐야 할 티비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나 마구잡이로 웃음을 강요하는 개그 프로그램 혹은 시덥지 않게 많은 패널들이 나와
와글와글 너도 나도 한 마디씩 떠들면서 시끄럽게 구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생기면 기를 쓰고 그 프로그램에 몰입하는 버릇이 있는데
요즘 눈에 들어오는 프로그램이 몇 있다.
하지만 그 역시 공중파는 아닌 종편의 영향력이다.
최근 JTBC의 수다의 인문학이라 불릴만큼 재미나고 절로 교양스러워지며 격이 다른 박학다식의 절대적 면모를 보이는 "알쓸신잡"과
"수업을 바꿔라" 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그러하고 "차이나는 클라스" 역시 눈에 들어오며 특히 "조승연"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와중에 지난 주에 뚜껑을 열었던 휠링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이 바고로 그러하다.
그러니까 요즘은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과 귀와 입맛을 위한 피디들의 고민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야말로 억지춘향이거나 허접 쓰레기 같은 프로그램은 살아남지 못하니 말이다.
어쨋거나 얼마 전부터 "비긴 어게인" 이라는 프로그램 예고편이 뜨길래 요일과 시간을 기다려 보려고 했으나 깜빡하였다가
"문제적 남자"를 시청하다가 광고시간에 잠시 우연히 돌린 채널에서 "비긴 어게인 "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기함을 하였다.
어쩐지 "문제적 남자" 가 밤 열한시대에서 삼십분을 내려 조정하였길래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시청자를 위한 편의인가 했다가
프로그램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상대 프로그램과의 걸전을 벌이는 것이렸다?
어쩌자고 TV N의 "문제적남자"와 같은 시간대에 하는지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과연 어느 프로그램을 시청할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본래 애정을 가졌던 "문제적 남자"를 시청하기로 했으나 요즘은 그 "문제적 남자" 가
또 탄력받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지라 시청자 입장에서 애정이 조금 시들시들하려는 찰나이기는 하다.
그러다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비긴 어게인"을 시청하다 보니 그야말로 그렇게 영행가고 싶던 아일랜드에서
그것도 "원스" 라는 영화의 주인공을 따라하기 포맷으로 진행중이 아니던가?
와우, 그냥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프로그램의 탄생인 거다.
예능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디바 "이소라"와 쥔장이 좋아하는 "윤도현과 유희열" 그리고 "노홍철"의 복합적인 케미라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절묘한 조합이 우선 시선을 잡아당김은 물론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적극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경의 대상이던 아일랜드 풍광에 시선몰이가 됨은 당연지사다.
예전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 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이 다른 몇몇 사람들이 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그들만의 관점과 시선으로 보여지는 아일랜드 여행편 시청한 적이 있었고 각자의 직업에 따라 얼마나 다른 풍광이 소개되는지 경험을 하였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뮤지컬 가수는 그녀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창작자의 입장에서...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윤종신"이 그렇게도 띄우고 싶었던 천재 뮤지션 "하림"이 찾아간 아일랜드였다.
그 남자와 동행하면서 아일랜드를 느끼고 별별 악기를 연주하는 하림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감탄을 하기도 했고
알려지지 않는 하림의 매력에 푹 빠져 든 적도 있었으며 그런 뮤지션이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지고 선택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는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 아일랜드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의 거리 음악 버스킹...남의 시선과 상관 없이 자신들이 부르고 싶고 들려주고 싶은 노래와
그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거리공연 노래 버스킹을 포맷으로 잡고 시작된 비긴 어게인은 그냥티비 시청을 하면서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치유의 마음과 따스함이 절로 전달됨을 알게 되고 그런 마음이 가슴 속으로 스며든다는 사실도 느끼게 된다.
이소라, 그녀가 부르는 노래에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며 그녀의 마음에 동화되고
윤도현이 그의 분신 기타와 함께 연주하며 들려주는 노래 속에서 그가 그린 삶의 궤적을 전달받는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윤도현 밴드의 "너를 보내고"가 사람들의 시선몰이에 실패하여 전곡이 죄다 불려지지 못했지만
아직도 나의 귓가에 그 운률이 맴돌고 있으며 그가 부른 "너를 보내고 "노래 가 개인적으로 명곡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와중에 분위기 조성하며 때론 진지하고 어쩌다가는 그냥 음악하는 사람이 아닌 MC로서의 존재감을 풀풀 날리지만
그 역시 뮤지션으로서 음악인으로서 손색없는 사람인 유희열과 음악이라고는 절대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노홍철.
그가 예전의 천방지축이 아닌 조금은성국되고 정제된 그러나 여전히 너스레를 떠는 모습으로 등장을 하여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의 활력소 역할과 정적인 프로그램에 동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드물게 보여지는 독특한 조합이지만 절대적으로 재미있는 조합 인 게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일요일 밤이 난감스럽다.
어느 프로그램이라도 첫회를 보면 전체가 죄다 보이는 법..."문제적 남자"가 그러했고 "비긴 어게인"이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동시간대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두고 고민을 해야하는 난감지경의 선택을 어쩔까 싶은 고민이 오늘의 주제다.
결국은 꼭 본방 사수를 고집하던 쥔장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말이다.
본방이냐, 재방송을 볼 것이냐....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니 두 마리 토끼를 어찌 쫓는단 말인가 싶어 고민을 하다가
그날 그날의 컨디션이나 흘러가는 프로그램의 맥락을 보고 결정하기로 하였다는 말씀이니
오늘도 두 프로그램을 돌려가며 봐야 할 듯 하다.
그러나 저러나 6월이면 시작하겠다던 금요일밤의 절대적 왕자였던 "팬텀싱어"는 어찌 된 일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올해 전반기 내내 "팬텀싱어"를 본방사수 하려고 기다렸건만 아직도 예고편 하나 뜨지 않는 이런 상황이라면
지난 번 처럼 가을에 하겠다는 건지...그렇다면 애초에 유월에 하겠다던 약속을 하지나 말 것이지 원.
암튼 "팬텀싱어"의 부활을 기대하면서 오늘의 고민은 여기까지.
살다가 티비 프로그램 본방사수 선택 난감지경으로 고민해보기는 또 처음이네.
첫댓글 비긴 어게인이 어느방송 무슨 요일 몇시에 하는지요~?
나도 궁금하긴 한데 자꾸 잊고 제시간에 못 보네 그려~?
ㅎㅎㅎㅎ 제목만 잘 읽어도 거기에 전부 궁금한 내용이 있답니다요.
일요일밤 열한시 삼십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