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65편*
국장은 조용히 치러졌다.
이미 예견된 일이어서 조용한 준비가 있었다.
허두겸은 지연을 데리고 이대감의 사랑방에 유하게 되었다.
암행어사로 왔던 이창수가 줄을 놓은 것이었다
이대감을 대면하면서 자연스럽게 풍기군수 조달청과 풍기부자 안호정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물론 조달청의 소백산친구인 김항국이 같이 자리를 했다.
허의원은 풍기에서 안호정의 하반신 마비를 고쳐준 이야기며 조달청 풍기군수의 오십견을 침 한방으로 말끔하게 고쳐준 이야기도 했다.
이야기 끝에 안호정의 신상에 대해 물어보니 아직까지 위금부에 잡혀있다는 것이었다..
넙적다리 뼈가 부러져 안짱다리가 되어있답니다.
죄없는 사람을 잡아다 주리부터 트는게 문제입니다.
그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어지간하면 탈이난 다리도 고쳐주었으면 합니다.
그게 가능하겠소?
뼈가 어긋나게 굳어서 모양새가 이상하게 되었는데요.
세상에 못고치는병은 죽을병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한번 주선해보도록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안호정이 아니고 흑포를 입고 다닌다는 허봉선이라는 자가 문제요.
이쪽에서도 놈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도대체 꼬리를 잡을 수가 없소.
항간에는 그 무리들이 기리스찬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허두겸의원은 흑포 허봉선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불에 덴것처럼 깜짝 놀랐다.
그가 정말 백두산에서 자신에게 해부학을 가르쳐준 그 허봉선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명의 66편*
흑포는 조용히 삼식을 바라보았다.
삼식은 흑포의 눈길을 받으며 오금을 저리고 있었다.
그대의 이름이 허두겸인가?
그렇습니다만 댁은 뉘시오?
이노옴. 바른대로 말하거라.
네 이름이 분명 허두겸이냐?
삼식은 잘못하다가는 흑포에게 한대 맞을것 같았다.
나이는 자기보나 훨씬 많아보이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닌것 같았다.
실은 저희 주인님은 어명을 받고 상감마마를 만나러 한양에 가셨습죠.
제가 그동안 환자를 대신 돌보고 있는 중입니다.
의원이 아닌자가 어떻게 환자를 본단 말이냐?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읇는다고 하지않습니까.
저도 어깨너머로 본게 있어서.
참으로 뻔뻔스런 놈이구나.
당장 환자들을 돌려보내도록하라.
그리고 주인이 오거든 내가 보름 후에 이곳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전하라.
허봉선은 그말을 끝으로 대문밖으로 훌쩍 사라졌다.
고양이 앞에 쥐처럼 쩔쩔 매던 삼식은 흑포의 뒷모습이 멀리사라지는것을 확인한 다음 얼굴색이 돌아왔다.
자.다음 환자는 안으로 들어오시오.
다음 횐자는 분칠을 요란하게한 중년의 여인이었다.
삼식 앞에서 요염한 눈웃음을 짓더니 큰 절을 올리는것이 아닌가.
삼식은 여인의 난데없는 행동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래 어디가 아파서 온것이오?
그게. 제가 부끄러워서 차마 말씀드리기가 곤란한데요.
저 제가. 상처를 보여드리면 안될까요.의원님.
도대체 어디에 상처가 있단말이오?
그게.저어어.
여인은 잠시 망설이는듯 하더니 갑자기 치마를 훌렁 걷어올렸다.
그런다음 뒤돌아서 엉덩이를 삼식의 코앞으로 갔다대고 속고쟁이마저 훌렁 까내렸다.
(ㅎㅎㅎㅎㅎ. 이건 내가 써놓고도 내가 웃는소리.)
허연 달덩이 같은 여인의 엉덩이가 삼식의 코앞에 드러났다.
제가 치질인거 같거든요.
의원님이 정확하게 봐 주세요.
아직 총각인 삼식이는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차마 눈을 뜨지못했다.
맞습니까?
똥을 쌀때 피가 묻어나오거든요.
아. 예. 치질이 분명합니다.
얼른 옷을 올리세요.
여인은 그제서야 벗어내린 속고쟁이를 추스려올리고 치마를 내렸다.
어때요. 의원님 고칠 수 있겠지요?
아. 의원이 치질을 고치지못하면 어떻게 밥을 먹고 산단 말이오.
삼식은 어깨너머로 본게 있어 약을 조제해주었다.
날계란에 구멍을 뚫고 흰자를 조금 들어낸 후 거기에 오공분말을 넣어 잘 저었다.
그런 다음 한지에 풀을 발라 구멍을 막고 건네 주었다.
가져가서 밤새 따듯한곳에 놓아 두었다가 아침공복에 드시오.
고맙습니다. 의원님.
이제. 나가보시오.
그리고 아무데서나 함부로 고쟁이를 내리고 그러지 마시요.
아무데서라니요. 의원님이 워낙 호남이셔서그랬지요. 호호호ㅡ
여인이 나가고난뒤 삼식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시발. 의원질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카페 게시글
글밭 나들이
※ 명의65,66편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