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하얀 목련이 피고 목련을 보면, 무슨 꽃인지도 모르고 이 노래를 따라 불렀던 67년 전 부산 사범 1학년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목련꽃 피는 언덕에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온 이름 모를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준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사연의 편질 쓰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겨우내/ 가지마다 거꾸로 매달려/ 잔털로 싸인 나무붓꽃. 시린 몸둥아리/끙끙 앓으며/무엇을 표현할까/주저하다가. 햇살 두터워지는 봄날/ 잎새도 채 나오기 전/ 알몸 그대로. 따스함이 흐르는/ 유백색 물감으로/ 3월 뜨락 열린 하늘에/ 조용히 봄을 알리는 / 시리도록 정갈한 휘호. (백목련 ㅡ 선영자 시인)
진해의 목련꽃은 4월에 피지 않고 3월에 핀다. 며칠 전 가스 충전소에서 세차를 하고 나서 문득 하늘을 보니 하얀 목련꽃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 목련꽃 벌써 당신이 오셨군요" 그게 진해 첫번째 목련꽃이었다.
한 주간쯤 지났나? 이제 진해의 목련꽃은 모두 활짝 피었다. 경화역 가까운 건널목에 핀 백목련과 경화동 행정복지센터에 핀 백목련과 드림파크에 핀 목련은 같은 흰색 꽃이지만 얼굴 모습이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자목련꽃은 지금부터 피기 시작한다. 활짝 피려면 아직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화려하게 핀 다음에는 사정없이 떨어져 버리는 목련꽃. 그런 목련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타고난 그 꽃의 속성인 것을 어찌하랴.
목련꽃은 활짝 핀 꽃보다 다 피기 직전이 더 아름답다고 노래한 시인도 있다.
며칠 전 목련꽃을 본 팔순의 할머니는 "어쩐지 슬프고 외로운 느낌이 든다"고 했다. "목련은 봄을 만나 활짝 피는데 나는 왜 이렇게 다시 피지 못할까" 하면서. 다시 피는 꽃을 보고 서글퍼 하기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자고 애써 위로의 말을 건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