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달러 약세 지속... 제조·에너지·식품 분야 타격 심각
캐나다, 미국 상품 1천550억 달러 보복 관세로 맞대응
트럼프 관세 유지 시 GDP 3% 감소... 코로나와 달리 구조적 어려움
금융시장, 미국 정책 급선회 기대 중... 캐나다 달러 하락폭 제한적
미국이 4일 오전 새벽 12시 1분(동부 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전면적 관세를 부과하면서, 캐나다가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캐나다산 에너지에는 10%, 그 외 모든 제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에 대응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1천5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300억 달러 상당 상품에는 즉시 관세가 적용되며, 나머지 1천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는 21일 후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경제 분석에 따르면 양국 간 관세 조치로 인해 캐나다의 경제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역 마찰로 물가 상승, 실업률 증가, 소비 위축이 예상된다. 제조업, 에너지, 식품 분야가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아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달리 이번 상황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세는 캐나다 경제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와 그 영향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공급망이 새로운 글로벌 상황에 적응하면서 경제는 결국 성장할 것이지만,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이전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외환시장에서는 변동성이 계속되며 캐나다 달러 가치는 향후 몇 개월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캐나다 달러의 하락폭이 제한적인 것으로 볼 때 금융시장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을 번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시장 개장 후 캐나다 달러는 미화 69.16센트에 거래됐으며, 이는 3일의 69.31센트보다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현재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이전 예상보다 GDP 성장이 약화된 상태로 지속되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가 계속 유지된다면 캐나다는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세가 곧 철회된다 해도, 이번 조치는 미국-캐나다 무역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 약화에 대응해 캐나다 중앙은행은 다음 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올해 예상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25% 관세가 지속될 경우 첫해 캐나다 GDP에 약 3%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 수출에 대한 10%의 낮은 관세율도 전체적인 경제 영향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철강과 알루미늄과 같은 다른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로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속 수출업체들은 3월 12일부터 발효되는 금속 특정 관세와 함께 이번에 부과된 관세가 중첩되어 곧 50%의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를 시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구리와 목재에 대한 과세를 조사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월요일에는 농산물도 관세 대상 목록에 추가했다.
의회가 3월 24일까지 정회 중이고 트뤼도 총리의 사임으로 인한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관세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캐나다의 장기적 경제 잠재력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이를 상쇄하기 위한 재정 지원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