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이 없는 사람이 '소개'라는 방식을 통해 이성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소개팅. 가히 현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제도라 할만하다. 소개팅의 최대 장점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만났을 때
비교적 손쉽게, 그리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다음 만남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애프터 신청을 안 하거나, 거절해버리면 그뿐이니까.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소개팅의 최대 단점은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음에도 첫 만남에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다음 만남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 오늘은 많은 남녀가 궁금해하는 소개팅 첫
만남에서 이성을 사로잡는 방법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보도록 하겠다. 이름 하여 첫 만남에서 이성을 사로잡는 심리 법칙
3가지!
1. 첫인상의 중요성 - 초두 효과
사회심리학자인
애쉬(Asch)는 피실험자에게 A와 B라는 인물에 대해 묘사하는 단어를 보여주고, 피실험자들이 그 인물에 대해 느끼는 인상이
어떤가를 말하게 하였다. A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똑똑하고, 근면하며, 충동적이며, 비판적이고, 고집이 세며, 질투심이
강함'이라고 설명하였고, B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똑같은 단어를 그저 나열순서만 뒤바꿔서 "질투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비판적이고, 충동적이며, 근면하고, 똑똑함."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피실험자들은 A와 B 둘 중에 누가 더 괜찮은
사람이라고 판단했을까?
재미있게도
단지 단어의 나열 순서만을 바꾸었을 뿐인데 피실험자는 긍정적인 단어가 먼저 제시되었을 때 그 인물에 대해 더 호의적인 인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초두 효과'(Primacy Effect)라고 한다. 즉, 먼저 입력된 정보가 나중에
입력된 정보보다 더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 이게 바로 첫인상의 중요성이다.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은 상대로 하여금 당신과
사귀고 싶게 만드는 방법의 하나다.
첫
만남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소개팅에서는 첫인상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크다. 자주 만나는 사이라면 첫 만남이 별로일지라도
계속 만나면서 상대에게 더 나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가능하지만, 소개팅에서는 첫인상이 나쁘게 낙인찍혀 버린다면 다음 만남이란
아예 있을 수 없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것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사로잡는 법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신이 해야 할 건 최대한
어떻게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좋은 이미지란 뜻밖에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온다. 댄디하게
차려입은 옷차림, 깔끔하게 정돈된 외모는 당신이 상대와의 만남에 기대감과 예의를 갖추고 나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대화할
때는 시선을 상대의 미간을 향하고 중요 포인트에서 상대에 눈을 한 번씩 마주쳐줘라. 상대는 당신과의 대화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다. 흥분되고 높은 목소리 톤보단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라. 낮은 톤의 목소리는 이성에게 더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어필한다. 진지하고 차분하며 느낌 좋은 사람의 이미지를 상대에게 주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2.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끌린다. - 유사성 효과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같은 고향 출신이거나 출신 학교가 같은 상대를 더 가깝게 느낀다. 심지어 같은 자동차를 타는 동호회나, 같은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의 모임도 있는데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함께 놀기도 하지만 사실 팩트만 놓고 보면 그들은 자신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남'일 뿐이다. 이처럼 사람은 상대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 유사한 점을 발견했을 때 더 친밀감과 호감을
느낀다는 법칙을 바로 유사성 효과(Similarity Effect)라고 한다
바로
이 유사성 효과가 첫 만남에서 상대의 당신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무기가 된다. 사람은 내가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법. 요지는 상대방과 당신 사이의 작은 유사성이라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상대의 외모, 행동, 습관,
사고방식, 말투 등을 유심히 살펴라.
"사진 찍는 거요? 아, 저도 완전히 좋아하는데. 동아리 활동도 했었다니까요. 우리 언제 좋은 날 잡아서 출사라도 갈까요?"
"어! 그 휴대폰 아이뽀네요! 저랑 같네요! 큰 휴대폰도 많지만 역시 작은 게 깜찍하고 예쁘죠? ㅎㅎ"
상대와의 대화에서 어떠한 공통분모라도 찾아내어 거기에 대해 더욱 많은 질문하고, 관심을 보여보라. 만약 당신이 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아는 지식이 부족하다면?
"파스타 좋아하신다고요! 저는 사실 봉골레하고 까르보나라 밖에 안 먹어봤어요. ㅎㅎ 다른 건 어떤 게 맛있어요?"
어려울
것 없다. 상대의 전문분야에 대해 오히려 질문하고, 상대가 신이 나서 술술 풀어놓는 말에 적절히 리액션만 잘해주면 된다.
너무나도 재미있다는 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당신을 보며 상대는 오래간만에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만났다고 느낄 것이며
당신에게 보다 친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3. 중간에 멈출수록 더 보고 싶다고? - 자이가르닉 효과
TV에서 드라마를 보여주다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궁금한 장면에서 '다음 이 시간에.'라는 짧은 문구만 남긴 채 스토리를 중단한다면 어떻겠는가. 다음 내용이 더 궁금해지고. 다음 시간이 더 기다려지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처럼 감정이 고조됐을 때 강제로 중단된 일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현상을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
부른다. 즉, 완료되지 않은 것이 사람에게 심리적인 긴장감을 가지게 하여 기억에 작용한다는 것. 어떤 일을 중간에 그만두면
계속해서 남아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 동기가 작용하게 되어 기억을 더 잘하게 되고 일을 마치게 되면 기억이 쉽게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첫 만남에
응용하면? 첫 음 만났는데 상대방과 내가 너무 잘 맞는 것 같고 잘 통하는 것 같다. 이야기도 술술 풀린다. 하지만 아무래도 첫
만남이란 한계가 있다 보니 끝없는 이야기보따리의 실타래도 결국은 바닥이 나기 마련.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너무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마라.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마라. 할 말이 다 떨어져 버리면 분위기는 결국 지루해져 버릴 것이다. 지루한
채로 분위기를 끝내기보단 한참 분위기가 좋을 때, 즐거울 때 핑계를 대고라도 딱 중단하고 일어나는 용단이 필요하다.
즐거움이 한창 고조되었을 때 시간이 중단되었던 만큼 상대는 즐거움의 최고조에서 당신과의 시간을 기억할 것이며, 당신과의 다음 만남을 더욱더 기대하게 될 것이다. 마치 '다음 이 시간'을 기다리는 애청자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솔로 탈출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하다 하다 이젠 심리학까지 공부해야 한다. 심리학(Psychology)을 어원 상으로 보면
Psyche, 즉 마음의 학문이란 뜻이 된다. 결국, 사람의 행동과 마음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학문이란
뜻.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은 연애의 기술과 별개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무척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뻔한 잔머리나 잔재 간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는 시도는 이제 그만. 진정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다고? 그렇다면 먼저 상대의 심리를 '읽어'라! 당신의 사랑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