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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형폐성(吠形吠聲)
개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여러 마리 개가 따라 소리 지른다는 뜻으로, 누가 헛된 말을 하면 사실을 따지지 않고 동조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말이다.
吠 : 짖을 폐(口/4)
形 : 모양 형(彡/4)
吠 : 짖을 폐(口/4)
聲 : 소리 성(耳/11)
출전 : 잠부론(潛夫論) 현난편(賢難篇)
이 성어는 왕부(王符)의 잠부론(潛夫論) 현난(賢難)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왕부는 후한(後漢) 말기의 사상가다.
태어나면서부터 남달리 총명했던 그는 큰 포부와는 달리 때를 잘못 만났다. 당시는 황건적의 난등 혼란이 극심했던 시기로 삼국지(三國志)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온갖 부정이 난무하고 사술(邪術)이 횡행하자, 왕부는 일찌감치 벼슬하는 것을 포기하고 세상을 한탄하면서 자칭 잠부(潛夫: 남자로써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있는 사람)로 숨어살면서 저술에만 힘썼다.
여기에 잠부론(潛夫論) 10권이 나오는데 유교의 가르침에 따라 치국안민(治國安民)의 방책(方策)을 제시한 일종의 정치론문집(政治論文集)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사회의 문벌정치에 대한 비판과, 권력을 천자에게 집중시켜 무능한 자를 내쫓고 덕이 높은 사람을 등용해야 함을 역설하면서 현란(賢難)편 앞머리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世之所以不治者, 由賢難也.
천하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까닭은 현란(賢難)에 있다.
所謂賢難者, 非直體聰明, 服德義之謂也. 此則求賢之難得爾, 非賢者之所難也.
현란(賢難)이란 어진 사람이 되기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진 사람을 얻기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다.
故所謂賢難者, 乃將言乎循善則見妬, 行賢則見嫉, 而必遇患難者也.
어진 사람의 말과 행동이 속된 사람의 질투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바른 말이 용납되지 않는다.
이어서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는 그 중 하나가 개에 대한 속담이다.
諺曰 : 一犬吠形, 百犬吠聲.
속담에 말하기를,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가 따라 짖는다고 하였다."
한 사람이 헛된 말을 전하면 많은 사람은 이것이 사실인줄 알고 전한다.
世之疾此, 固久矣哉.
세상에 이 같은 병은 오래된 것이다.
吾傷世之不察貞偽之情也.
나는 세상 사람들이 거짓과 진실의 실정은 살펴보지 아니함에 대해 상심한다.
故設虛義以喻其心, 曰:
거짓 의를 설정해 놓고 그 마음에 이를 비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今觀宰司之取士也,
有似於司原之佃也.
지금 재사들의 선비 뽑는 것을 보라, 마치 사원(司原)이라는 사람이 사냥하는 것과 같다.
昔有司原氏者, 燎獵中野.
鹿斯東奔, 司原縱噪之.
옛날 사원씨가 들 가운데에 불을 놓아 사냥을 하고 있었다. 사슴이 동쪽으로 뛰어 오면 사원씨는 마구 소리를 지른다.
西方之眾, 有逐犭希者, 聞司原之噪也, 競舉音而和之.
서쪽에 무리 지어 돼지를 쫓던 자들이 사원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 다투어 소리 높여 화답한다.
司原聞音之眾, 則反輟己之逐而往伏焉.
사원이 소리 지르는 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훌륭한 짐승이려니 여겨 자신이 쫓던 행동을 중지하고 그쪽을 향해 매복하였다.
遇夫俗惡之犭希, 司原喜而自以獲白瑞珍禽也, 盡芻豢, 單囷倉以養之.
그리고 석회가루 흰 흙을 뒤집어 쓴 돼지를 마주치자 사원은 기뻐하며 스스로 백서진금을 잡았다고 여겨 좋은 먹이가 다하자 이번에는 창고 곡식까지 다 내어 그 돼지를 기르게 되었다.
豕俯仰嚘咿, 為作容聲, 司原愈益珍之.
그 돼지가 사람을 쳐다보며 모습과 소리를 짓자 사원은 더욱 진귀하게 여겼다.
居無何, 烈風興而澤雨作, 灌巨豕而惡塗渝, 逐駭懼, 真聲出.
그리고 얼마 후 열풍이 불어오고 택우가 내리자, 그 큰 돼지는 비를 맞아 겉에 뭍은 흰 흙이 씻겨 내려가고 더욱 이 돼지가 놀라고 두려운 나머지 본래의 울음소리를 내게 되었다.
乃知是家之艾猳爾.
그제야 비로소 이것은 집에서 기르는 보통돼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此隨聲逐響之過也, 眾遇之未赴信焉.
이는 바로 소리만을 쫓아 행동하였기 때문에 저지른 과오이지만 여러 사람의 소리라고 해서 믿을 수 없는 경우가 이와 같다.
왕부(王符)는 이 이야기를 소개하며 사냥꾼의 잘못은 '소리만을 쫓아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상은 살피려 하지 않은 채 '거짓된 정의(虛義)'를 설정해놓고 패거리만 모아서 그것을 진실인 양 믿으려 하는 사람들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정치 현실을 비판하며 인사를 책임진 자들이 선비를 뽑는 것을 보면 마치 그 사냥꾼이 사냥하는 것과 닮았다고 비꼬았다. 이런 일은 왕부가 살던 시대 이전부터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는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百犬吠聲)', 즉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니 온갖 개들이 그 소리를 듣고서 짖어댄다는 속담을 인용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특정 세력이 목청을 높이는 '검찰 개혁'이니 '언론 개혁'이니 하는 것들도 실상을 살펴보면 허의(虛義)에 가깝다. 민생이나 국민 전체의 의견과는 무관한 자기 파당만의 정치적 이익을 달성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여당 황某 의원이 너무도 당당하게 '검찰권 남용' 운운한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그림자라도 보고서 짖는 한 마리 개라기보다는 그 소리를 듣고 짖어대는 온갖 개들 중 한 마리의 외침으로 들릴 뿐이다.
폐형폐성(吠形吠聲)
사람에겐 남을 본뜨거나 본받는 모방(模倣) 본능이 있어 인류문화가 발전해 왔다. 인간은 모방의 천재이고 참된 모방은 가장 완전한 창조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이나 처지는 고려하지 않고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한다면 화를 자초한다.
줏대 없는 행동을 비꼬는 말은 많다. 우리 속담에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니 칼 쓴 자도 춤을 춘다'고 한 비파자무 가자역무(琵琶者舞 枷者亦舞)란 말과 비슷한 것이 '남이 장에 간다고 하니 거름 지고 나선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 등등이다. 모두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자가 남의 행동을 주견 없이 무턱대고 따라하려 할 때 비유하는 말이다.
한자 성어도 못지않다. 가장 잘 알려진 부화뇌동(附和雷同) 말고도 주관도 없이 남이 하는 대로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응성충(應聲蟲)이란 말과 함께 한 마을에서 형체를 보고 짖는 개(吠形)의 소리만 듣고 나머지 개도 따라 짖는다(吠聲)는 이 말이다. 원래의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이란 말을 줄여서 사용했다.
후한(後漢) 사람 왕부(王符)가 쓴 잠부론(潛夫論)에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덩달아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람들을 빗대 이 속언을 인용했다.
그는 출세지향의 당시 세태에 염증을 느껴 숨어사는 남자(潛夫)로 자처하며 벼슬길에 나서지 않았다. 현난(賢難)편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어진 사람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난인데 그 원인을 설명한다. 현자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선을 수행하면 질시를 받고, 어짊을 행하면 시기를 받아 반드시 환난을 입기 때문(循善則見妬 行賢則見嫉)'이며,
속언의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가 따라 짖는다(一犬吠形 百犬吠聲)'는 것은 한 사람이 헛된 말을 전하면 많은 사람이 이를 사실인 줄 알고 전하기 때문이라 했다. 조용한 산골 마을에 낯선 인기척을 들은 개가 짖는 것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처음 일을 헤쳐 나가는 사람에게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따르거나 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반대부터 하는 자가 있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가 혼탁해지고 발전이 더딜 것임은 분명하다.
폐형폐성(吠形吠聲)
一犬吠形, 百犬吠聲.
世之疾此, 固久矣哉.
속담에 한 마리의 개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백 마리의 개가 소리를 따라 짖는다는 말이 있다. 세상이 이를 우려한 지가 진실로 오래됐다.
후한 말 왕부(王府)의 잠부론(潛夫論)의 현난(賢難)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왕부는 서출이어서 가문에서 천대받았고, 벼슬길도 막혀 있었지만 심오한 학문과 뛰어난 인품을 갖춰 마융(馬融), 최원(崔瑗)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과 교유했고 명저 잠부론을 남겼다.
그는 개 한 마리가 짖으면 많은 개가 따라 짖는다는 속담을 들면서 이는 이미 오래된 병폐라고 말한다. 이어 자신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진실과 거짓의 실정을 잘 살피지 않는 것이라고 탄식한다.
이에 대한 비유로 사원씨(司原氏)의 사냥을 들고 있다. 옛날 사원씨라는 사람이 사냥에 나섰다가 흰 흙을 덮어쓴 돼지를 발견하고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 비싼 사료로 정성 들여 키웠다.
그런데 나중에 세찬 바람이 불고 큰비가 내려 흰 흙이 벗겨지자 보통 돼지임이 드러났다. 사물의 실상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는 어리석은 세태를 통렬하게 비판한 글이다.
요즘 유튜브와 SNS에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치적 소외감을 크게 느끼는 계층에서 이런 거짓 뉴스에 호응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민주사회이니 자신이 반대하는 정권이나 정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 무방하지만, 허황된 이야기를 꾸며 뉴스라고 속이면서 퍼트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소외감 때문에 언론이 제공하는 공신력 있는 정보를 아예 무시하고 황당한 가짜 뉴스에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폐형폐성(吠形吠聲)
一犬吠形, 百犬吠聲.
한 마리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니, 수많은 개가 덩달아 따라서 짖는다는 말이다.
잠부론(潛夫論)은 중국 후한(後漢)의 유학자 왕부(王符)가 지은 책이다. 잠부라는 가공인물이 천하의 이치와 자신의 의견을 대화체로 토론한 독특한 서술형의 글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근거 없는 소문에 현혹되어 남을 따라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확실한 상황 파악도 없이 그저 뜬소문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부족한 이유가 주된 원인이겠지만, 한편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흐르는 비합리적 모순들로 인해 확신의 상황을 자신할 수 없게 되는 점도 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정당한 주관 신장과 건강한 사회 풍토가 조성될 때, 헛된 소문에 연연하는 풍토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 사람들이 사실인 양 따라서 떠들어대는 것을 비유해서 개인의 바른 주관이나 건전한 사회 구조가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후한(後漢) 시대의 사상가인 왕부(王符)가 지은 잠부론(潛夫論) 현난(賢難)편에 나오는 구절인데, 왕부는 당시의 사회가 지나치게 출세영달(出世榮達)만을 추구하는 풍조에 염증을 느끼고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은둔하며 당시의 폐단을 비판하는 글을 저술해 이름을 드러내기 꺼리는 숨어사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잠부(潛夫)로 책명을 정했다.
또한 어진 사람을 얻기가 어렵다는 의미의 현난(賢難)편에서 속된 사람들의 질투 속에서 어진 사람이 바른 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황제라면 당연히 어진 사람을 지혜롭게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바로 一犬吠形, 百犬吠聲이란 글귀를 인용하면서 세상의 이런 병폐가 정말로 오래되었다고 개탄한 것이다.
물론 왕부는 당대부터 벼슬을 하지 않았던 인물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추앙의 대상이었다는 기록(후한서 왕부전)을 보면, 아무리 혼탁한 사회 풍토 속이라 하더라도 진실과 바른 정의는 그 기반을 공고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그래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희망과 기대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의 확고한 바른 주관이 정립된 뒤에 말이다.
폐형(吠形)
吠는 개가 짖는다는 의미이고, 形은 그림자 영(影)의 의미로 곧 개가 헛된 그림자를 보고 짖는다는 말이다. 百(백) : 한문 문장에서 '백', '천', '만' 등의 숫자는 수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아니면 모두 '많다', '모든 것' 등의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吠聲(폐성) : 소리만 듣고 따라서 짖는다는 의미이다.
一犬吠形(일견폐형)이면, 百犬吠聲(백견폐성)이라는 말은 一人傳虛(일인전허) 萬人傳實(만인전실)라는 말과 통하는 동의어다.
한 마리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니, 수많은 개가 덩달아 따라서 짖는다는 말은 한 사람이 거짓말을 퍼뜨리니 많은 사람이 진실인 것처럼 떠들어 댄다는 말과 상통하는 말이다. 한 사람이 거짓을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사실이라 믿어 널리 전해진다는 말과 통하는 말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여의도 1번지에서의 개짖는 소리에 정말 잠이 달아날 정도로 정말 시끄럽고 짜증이 난다.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우리 역사는 왜 거꾸로 굴러가고 있을까? 왜 하고 많은 일과 사람 중에서 정치인들만이 꼴값 4류정치를 하면서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까?
요근래 세태를 보면 열 사람이 한 사람 병신 만드는 것은 정말로 간단하다는 말이 꼴값정치에서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실감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하겠다.
법이 지켜지고 있는 법치나라에서는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터인데도 현재로서는 앞뒤 없이 마구 짖어대는 개들 소리에 속수무책이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까지 난생 처음 경험하면서 겪는 난세 중에서도 난세의 꼴값정치임에 틀림없다.
여의도 정치인들,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너 우리 모두의 집에 언제 개 짖는 소리가 멈추어질까? 언제쯤일까? 우리 국민 모두가 화합하면서 웃음을 나누면서 서로가 믿는 날이 언제쯤 올껀가?
일견폐형(一犬吠形)
백견폐성(百犬吠聲)
속담 글귀를 읽으면서 군주와 관리는 하늘을 대신하여 나라와 사회와 백성을 잘 이끌도록 임무를 잠시 부여받았을 뿐인데도 지금의 혼란한 정국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이 하늘의 이치와 정반대로 외톨길로 가는데서 나온 것이니 작금의 나라꼴 정치꼴이 이렇게 될 수 밖에야 없지 않겠는가!
작금의 진흙탕 속 개싸움을 보면서 국민들로부터 나온 국민의 대표 대변자들은 한국식 영어로 표현한다면 모두가 왕부가 말한 개(犬)에서 새끼친 그 후손 Dog Sons들이 아닌가? 꼴볼견 나라꼴, 정치꼴 정말 오호통재(嗚呼痛哉)로다. 오호애재(嗚呼哀哉)로다.
一犬吠形 百犬吠聲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수많은 개가 그 소리를 따라 짖는다. 한 사람이 헛된 말을 꾸며 퍼뜨리면 나머지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로 알고 퍼뜨린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世之所以不治者, 由賢難也.
세상이 다스려지지 않는 까닭은 현난(賢難)에 있다.
所謂賢難者, 非直体聰明服德義之謂也.
이른바 현난은 몸이 바르고 총명하거나 도덕과 신의를 행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此則求賢之難得爾, 非賢者之所難也.
이는 어진 사람을 얻기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지, 어진 사람이 당하는 어려움이 아니다.
故所謂賢難者, 乃將言乎循善則見妒, 行賢則見嫉, 而必遇患難者也.
그러므로 이른바 현난이란 것은 선을 수행하면 질시를 받고, 어짊을 행하면 시기를 받아 반드시 환난을 입게 되는 것을 말한다.
(···)
諺曰, 一犬吠形, 百犬吠聲.
속담에 말하기를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가 따라 짖는다"고 하였다.
一人傳虛, 萬人傳實.
한 사람이 헛된 말을 전하면 많은 사람은 이것이 사실인 줄 알고 전한다.
世之疾, 此因久矣哉.
세상의 이런 병폐는 오래된 것이다.
吾傷世之不察眞僞之情也.
나는 세상 사람들이 진실과 거짓의 실정을 살피지 않는 것에 상심한다.
故設虛義以喩其心曰, 今觀宰司之取士也, 有似於司原之佃也.
이런 까닭에 거짓 의를 설정해 놓고 그 마음에 이를 비유하면서 "지금 재사(宰司)들이 선비 뽑는 것을 보라. 마치 사원(司原)씨가 사냥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昔有司原氏者, 燎獵中野. 鹿斯東奔, 司原縱譟之. 西方之衆有逐狶者, 聞司原之譟也, 競擧音而和之.
옛날 사원이라는 사람이 들에서 불을 밝히고 사냥하고 있는데, 사슴이 동쪽으로 뛰어 달아났다. 사원은 마구 소리를 질러 댔다. 서쪽에서 돼지를 쫓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원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 소리 높여 따라 소리를 질렀다.
司原聞音之衆, 則反輟己之逐而往伏焉, 遇夫俗惡之狶. 司原喜, 而自以獲白瑞珍禽也, 盡芻豢單囷倉以養之.
사원은 많은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 몸을 돌려 자기가 쫓던 사슴을 포기하고 살금살금 다가갔다. 그리고 흰 석회가루를 뒤집어 쓴 돼지를 잡게 되자 사원은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흰색의 진귀한 짐승을 잡았다고 여겨 가장 좋은 사료와 창고 곡식을 다 내어 그 짐승을 길렀다.
豕俛仰嚘咿, 爲作容聲, 司原愈益珍之.
돼지가 고개를 들기도 하고 숙이기도 하면서 소리를 지를 때 묵직한 소리를 내자 사원은 더욱 진귀하게 여겼다.
居無何, 烈風興而澤雨作, 灌巨豕而惡塗渝, 逐駭懼, 眞聲出, 乃知是家之艾猳爾.
그러나 얼마 후, 열풍이 불어 오고 큰 비가 내리자 그 큰 돼지의 겉에 묻은 석회가 씻겨 내려갔다. 돼지는 두려운 나머지 본래의 울음소리를 냈다. 사원은 그제야 비로소 이것은 집에서 기르는 보통 돼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此隨聲逐響之過也, 衆遇之未赴信焉.
이는 바로 들리는 소리만을 좇다가 저지른 과오로, 여러 사람의 소리라고 해서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왕부(王符)의 '잠부론(潛夫論)' 현난(賢難)에 나오는데, 왕부가 인용한 속담에서 '일견폐형 백견폐성'이 유래했다. 왕부가 예로 든 사원씨의 사냥 이야기에서 사원이 돼지를 사냥한다는 뜻의 '사원렵시(司原獵豕)'가 유래했다.
왕부는 후한(後漢) 사람으로, 당시의 출세지향주의 풍조에 염증을 느껴 종신토록 벼슬하기를 단념하고, 스스로 잠부(潛夫; 숨어사는 남자)라 일컬으며 고향인 안정(安定)에서 은거하며 '잠부론'을 지었다. 왕부는 이 책에서 후한 중기의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을 폭넓게 비판했다. 왕부는 비록 관직은 없었지만 당대의 존경을 받았는데, 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도료장군(度遼將軍) 황보규(皇甫規)가 사직하고 고향인 안정으로 돌아왔다. 마침 동향 사람 가운데 돈으로 안문태수(雁門太守)를 샀던 자도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왔다. 그가 어느 날 황보규에게 인사차 찾아왔다. 황보규는 침대에 누운 채 비꼬았다. "그대는 군에서 기러기를 먹으니 맛있던가(卿前在郡食鴈美乎)?"
잠시 후에 왕부가 찾아왔다는 말을 들은 황보규는 황급히 일어나 버선발로 뛰어 나가 맞이하였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2천 석을 묵살하기를 한 봉액(縫掖)만도 못하게 여겼다"고 했다(徒見二千石, 不如一縫掖).
이 이야기는 '후한서(後漢書)' 왕부전(王符傳)에 나온다. 2천 석이란 태수의 봉록 2천 석을 뜻하며, 봉액이란 선비들이 입는 소매가 넓은 옷으로, 곧 선비를 이른다. 기러기를 먹는다는 뜻의 '식안(食鴈)'이란 뇌물을 주고 관직을 사는 것을 말한다.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은 다음의 전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진서(晉書) 부함전(傅咸傳)에 나오는 말이다. "한 마리 개가 모습을 보고 짖으면 뭇 개들이 소리를 듣고 짖는다(一犬吠形, 群犬吠聲)." 그리고 같은 기록에서 노휴(盧携)가 말했다. "간하는 신하는 개와 같아 한 마리가 짖으면 일시에 짖어 댄다(盧携曰, 諫官似狗, 一個吠, 輒一時有聲)."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은 '폐형폐성(吠形吠聲)'이라고도 한다. 한 사람이 헛된 말을 꾸며 퍼뜨리면 나머지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로 알고 퍼뜨린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일견패형 백견패성(一犬吠形 百犬吠聲)
是余五十以前眞一犬也.
因前犬吠形, 亦隨而吠之.
若問以吠聲之故, 正好啞然自笑也已.
나는 쉰 전에는 한 마리 개였다. 앞에 있는 개가 뭔가를 보고 짖으면 따라 짖었다. 누가 그 까닭을 물으면 벙어리처럼 실실 웃을 뿐이었다.
중국 명대(明代)의 반항적 사상가 이탁오(李卓吾)가 한 말이다. 이런 '묻지 마' 추종을 개가 떼로 짖는 것에 비유한 경우는 여럿 있다. 원조(元祖)는 초(楚)의 굴원(屈原)으로 '읍견군폐(邑犬群吠; 마을의 개가 떼로 짖는다)'이다. 소인배가 남을 떼로 비방한다는 뜻이다.
후한(後漢)의 은둔 사상가 왕부(王符)는 이를 모티브로 차용해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자 여러 마리가 덩달아 짖는다. 한 사람이 거짓을 퍼트리면 여러 사람이 진실처럼 떠들어댄다(一犬吠形, 百犬吠聲, 一人傳虛, 萬人傳實)"는 경구(警口)를 남겼다.
조선 지식인들도 마찬가지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문신 여대로(呂大老)의 '문견폐(聞犬吠; 개 짖는 소리를 들음)'가 그중 하나다. "개 한 마리가 짖자 두 마리가 짖고 한꺼번에 천 마리 백 마리가 짖네. 무엇 때문에 떼로 짖나? 듣기만 하고 보지 않았는데도."
一犬吠, 二犬吠, 一時吠千百.
群吠爲何物, 徒耳勿以目.
조선 후기 화가 김득신(金得臣)도 '출문간월도(出門看月圖; 문밖에 나가 달을 봄)'에 비슷한 글을 적어 넣었다. "개 한 마리가 짖자 두 마리가 짖고 만 마리가 한 마리를 따라 짖는다. 아이더러 문밖에 나가보라 했더니 달이 오동나무 제일 높은 가지에 걸려 있다 하네."
一犬吠, 二犬吠, 萬犬從此一犬吠.
呼童出門看, 月掛梧桐第一枝.
이에 앞서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李山海)의 아들 이경전(李經全) 역시 비슷한 시를 남겼다. "개 한 마리가 짖자 두 마리가 짖고 세 마리도 따라 짖는다. 사람인가? 범인가? 바람 소리인가? 아이 하는 말이 산 위 달은 정말 등불 같은데 뜰 저편에 언 오동 잎만 버석댄다고 하네."
一犬吠, 二犬吠, 三犬亦隨吠.
人乎虎乎, 風聲乎.
童言山外月正如燭, 半庭唯有鳴寒悟.
민주당 황某 의원이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제보한 당시 당직병 현某 씨를 '범죄자'로 지목하자 '대깨문'들이 현 씨에 대한 '언어 테러'에 나섰다. 헛것을 보고 짖고, 이를 따라 짖고, 달을 보고 짖는 개, 딱 그 꼴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일견패형백견패성(一犬吠形百犬吠聲)이다. 어진 사람의 말과 행동이 속된 사람의 질투를 받고 바른말은 용납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속된말에 이끌리지 말고 어진 사람을 지혜롭게 가려내 등용하여 국가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한다.
속담에 말하기를 "한마리 개(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犬)는 소리만 듣고 짖는다(一犬吠形百犬吠聲)"고 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와 같다. 실세가 짖으면 아랫것들도 이합집산이 돼 같이 따라 열창과 복창을 한다.
국민의 피와 땀은 보이지 않고, 속병은 참으로 오래된 것이기에 화타나 편작이 열이 와도 고치기는 어렵지만, 지금은 민주주의의 시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칠 수 있는 가능도 있다. 그러나 웃물이 맑지 못하니 아랫물이야 웃물만 따라 맴돌고 있어 몸 전체가 덜컹덜컹된다.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여러모로 고심하면서, 한반도 운전자를 자청하면서까지 남북통일의 주춧돌 놓기에 열중인데 반해 일부 참모들과 정치인의 행위는 국민들의 마음 밖에서 맴돌고 있다. 대다수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공자가 제자 자공과 한 말로,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 나온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마찬가지(子曰, 過猶不及)"라는 뜻으로, 공자가 중히 여겼던 중용(中庸)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는 흔히 잘못되고 불필요하고 이치에 맞지 안한 말을 하면 흔히들 개소리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는 일견패형백견패성(一犬吠形百犬吠聲)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러나 개가 짓는 소리는 바람 따라 소멸될 수 있지만, 정치인의 일견패형백견패성(一犬吠形百犬吠聲) 소리는 국가체질을 허약하게 만들고 국민들의 마음을 허하게 몰아가는 파괴행위다.
정치인은 자신의 권력 연장을 원하면서 절대로 권력을 놓지는 못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국민이 도탄에 허덕이고 발버둥치고 애원해도 말짱 도루묵이다. 이들은 권력의 습성을 터득하고 이익을 찾아다니는 흡혈귀를 닮아가고 있다, 약한 것에는 한 없이 강하고 강한 것에는 한없이 약한 허상일 뿐이다.
경제인들도 정치집단에 눈치 보며 이익에 따라 파리떼 움직이듯 하고, 언론의 흐름을 보면 보수진영의 행사는 축소되거나 아예 기사거리에 오르지도 못한다. 그러나 진실과 가식을 판단하고 진실에 삶을 던지는 기자, 그런 멋진 기자가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발전의 촉매제가 되기 때문에 그나마 나라가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적폐의 혜성처럼 나타난 손某씨가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을 하면서도 교묘하게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포퓰리즘을 융화시켜 대중매체로 둔갑시키고 있다. 세종시에서 전원주택을 지은 한 정치인은 농토에서 오물 냄새가 난다면서 세종시에 호통하여 오물을 가려내는 꼴사나운 행동을 해도 가재는 게 편이고 언론은 모르쇠다.
신某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참 진실과 살아있는 용기에 오지랖 넓은 여자가 자기 창피는 화장으로 가리고 신某씨를 들추다가 목포의 비극적 눈물로 전락되자 재산을 국가에 환원하겠다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정치인들이 주견을 가지고 자기 길을 갈 수 있는 수준까지 정치수준을 높여야 일견패형백견패성(一犬吠形百犬吠聲)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치인이 빨리 여기에서 벗어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백년하청(百年河淸)일까?
견형(犬形)과 견성(犬聲)
속담에 '한 마리의 개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백 마리의 개가 소리를 따라 짖는다(言曰 一犬吠形 百犬吠聲 世之疾此 固久矣哉)'는 말이 있다. 후한 말 왕부(王府)의 '잠부론(潛夫論)' 현난(賢難)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왕부는 서출(庶出)이어서 가문에서 천대를 받았고 벼슬길도 막혀 있었다. 하지만 심오(深奧)한 학문과 뛰어난 인품을 갖춘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과 교우하면서 명저 '잠부론'을 남겼다.
그는 개 한 마리가 짖으면 많은 개가 따라 짖는다는 속담을 들면서 이는 이미 오래된 병폐(病弊)라고 말한다. 이어 자신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진실과 거짓의 실정을 잘 살피지 않는 것이라고 탄식(歎息)한다.
이에 대한 비유로 사원씨(司原氏)의 사냥을 들고 있다. 옛날 사원씨라는 사람이 사냥에 나섰다가 흰 흙을 덮어쓴 돼지를 발견하고 상서(祥瑞)로운 동물로 여겨 비싼 사료로 정성 들여 키웠다. 그런데 나중에 세찬 바람이 불고 큰 비가 내려 흰 흙이 벗겨지자 보통 돼지임이 드러났다. 사물의 실상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는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이 같은 세태(世態)가 옛날에만 있는 것일까. 아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왜 그런가. 경거망동(輕擧妄動)하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경솔하고 망령되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매사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말하는 말 한 마디와 내가 내린 한 가지 판단이 모이고 모여 결국 나의 정체성(正體性)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일이라면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양지(良知)'를 말하는 이유이고 솔로몬의 지혜(智慧)를 떠올리는 이유이다. '양지'는 나중에 미뤄뒀다가 여유가 있을 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바삐 움직이는 매 순간 순간마다 비춰봐야 하는 '삶의 틀'이어야 한다. 기본(基本)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중(愚衆)에 휩쓸려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어찌해야 하는가? 매사 일을 앞두고 연마(硏磨)하고 성찰(省察)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와불가어어해자(井蛙不可語於海者)라 했다. 우물 안 개구리는 세상 밖을 모른다는 말이다.
또 있다.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할 수 없는 것은 살고 있는 철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고(篤於時也) 부분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보편의 도(道)를 말할 수 없는 것은 배운 가르침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束於敎也).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확증편향(確證偏向)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넓게 봐야 한다. 특히 위정자는 그리해야 한다. 호이지악(好而之惡)의 지성(知性)을 말하는 이유이다.
시류에 휩쓸려 '추구목옹(芻狗木翁)'의 신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추구(芻狗)는 제사 때 쓰는 풀로 엮어 만든 개다. 목옹(木翁)은 나무로 깎아 만든 인형이다.
추구는 진설하기 전에는 상자에 담아 수놓은 비단으로 감싸두었다가 진설을 마치고 나면 길 가던 자가 그 머리와 등을 밟고, 땔감 줍는 자가 가져다가 불을 때기도 한다. 목옹은 아이들이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며 애지중지하다가 싫증나면 길에다 내던져 버린다.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이학사의 시에 차운하여 보내다'에 추구목옹(芻狗木翁)이 나온다. "옛사람 묵은 자취 추구로 남아 있고 지난날의 뜬 영화는 목옹을 웃는다네(古人陣迹遺芻狗, 往日浮榮木翁)."
서거정(徐居正)도 '춘일서회(春日書懷)'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공명이야 필경은 추구와 다름없고 신세는 날아 솟는 종이 연에 부끄럽다(功名畢竟同芻狗, 身世飛騰愧紙鳶)." 여기서는 '추구'에 지연(紙鳶)을 대구로 썼다. 종이 연은 허공 높이 솟아 활기차게 날다가 줄이 끊어지면 끝 모른 채 날려가 버린다.
이 또한 액막이용이다. 필요할 때는 너밖에 없다며 치켜세우다가 볼일을 다 보고 나면 길에 내던져 일부러 짓밟고 땔감으로 태워버린다. 혹시 가위 눌리거나 동티날까 봐 더 못되게 굴어 죽음으로까지 내몬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바란다.
▶️ 吠(짖을 폐)는 회의문자로 口(구)와 犬(견)의 합자(合字)이다. 개가 짖음의 뜻이다. 그래서 吠(폐)는 ①개가 짖다 ②욕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가 착한 사람을 보고 짖는다는 뜻으로 까닭 없이 죄 없는 사람을 헐뜯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폐선(吠善), 개가 주인을 보고 짖는다는 뜻으로 상전을 배반하는 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폐주(吠主), 개가 짖음을 견폐(犬吠), 개가 짖음을 구폐(狗吠), 개구리의 우는 소리를 와폐(蛙吠), 폭군 걸왕의 개도 성왕 요임금을 보면 짓는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아랫 사람을 진심과 믿음으로 대하면 아랫사람은 자기 상관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이름을 걸견폐요(桀犬吠堯),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뜻을 계명구폐(鷄鳴狗吠), 척이란 도둑이 기르는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는다는 뜻으로 사람은 누구나 제가 모시는 상전에게 충실한 법이라는 뜻을 척구폐요(跖狗吠堯), 고을 개가 무리지어 짖는다는 뜻으로 소인들이 남을 비방함을 이르는 말을 읍견군폐(邑犬群吠), 가라말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나 보잘것없는 문장을 이르는 말을 여명견폐(驪鳴犬吠), 개가 주인을 보고 짓는다는 뜻으로 배은망덕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반폐기주(反吠其主), 촉나라의 개는 해를 흔히 볼 수 없기 때문에 해만 보면 짖는다는 뜻으로 식견이 좁은 사람이 선하고 어진 사람을 오히려 비난하고 의심한다는 촉견폐일(蜀犬吠日) 등에 쓰인다.
▶️ 形(모양 형)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开(견; 같은 높이의 두 개의 물건, 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생김새가 뚜렷이 보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형상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形자는 '모양'이나 '형상'을 뜻하는 글자이다. 形자는 幵(평평할 견)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幵자는 두 개의 干(방패 간)자를 겹쳐 그린 것으로 '평평하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평평하다'라는 뜻을 가진 幵자에 彡자를 더한 形자는 '둘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形(형)은 (1)형상(形狀) (2)활용형(活用形) 등의 뜻으로 ①모양, 꼴 ②형상(形狀) ③얼굴 ④몸, 육체(肉體) ⑤그릇 ⑥형세(形勢), 세력(勢力) ⑦모범(模範) ⑧이치(理致), 도리(道理) ⑨거푸집 ⑩형상하다(形象), 형상을 이루다 ⑪나타나다, 드러나다 ⑫나타내다, 드러내 보이다 ⑬바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양 상(像), 모양 자(姿), 모습 태(態), 모양 양(樣), 모양 모(貌), 코끼리 상(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림자 영(影)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모양이나 경로 또는 결과를 형편(形便), 사물의 생김새를 형태(形態), 겉으로 드러나는 격식을 형식(形式), 어떠한 꼴을 이룸 또는 어떠한 꼴로 이루어짐을 형성(形成), 사물의 형편과 세력을 형세(形勢), 물건의 생김새나 상태를 형상(形狀), 어떤 일이 벌어진 그때의 형편이나 판국을 형국(形局), 생긴 꼴로 사물의 어떠함을 말이나 글 또는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을 형용(形容), 물건의 모양과 그 바탕인 몸을 형체(形體), 생긴 모양이나 얼굴 모양을 형모(形貌), 생긴 형상과 빛깔을 형색(形色), 사물의 생긴 모양이나 상태를 형상(形相), 모양이나 형식 따위가 달라짐을 변형(變形), 물건의 큰 형체를 대형(大形), 물건의 작은 형체를 소형(小形), 활자를 부어 만드는 원형을 자형(字形), 그림의 형상을 도형(圖形), 심정이 밖에 드러난 형편을 정형(情形), 땅의 생긴 형상이나 형세를 지형(地形),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형체가 있음 또는 육체를 가진 것을 유형(有形), 사물의 형상을 본뜸을 상형(象形), 외과적 수단으로 형체를 고치거나 만드는 것을 성형(成形), 변하기 전의 본디의 모양을 원형(原形), 형체를 이루어 만듦을 조형(造形), 겉으로 드러난 형상을 외형(外形),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모양이나 종류가 다른 가지 각색의 것을 이르는 말을 형형색색(形形色色), 자기의 몸과 그림자가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으로 몹시 외로움을 일컫는 말을 형영상조(形影相弔), 용모가 여위고 쇠약해짐을 이르는 말을 형용고고(形容枯槀), 지세가 좋아서 승리하기에 마땅한 자리에 있는 나라를 이르는 말을 형승지국(形勝之國),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땅을 이르는 말을 형승지지(形勝之地), 행동의 자유를 구속함을 이르는 말을 형격세금(形格勢禁), 아무 데도 의지할 곳 없는 몹시 외로움을 이르는 말을 형단영척(形單影隻), 몸 형상이 단정하고 깨끗하면 마음도 바르며 또 겉으로도 나타남을 이르는 말을 형단표정(形端表正) 등에 쓰인다.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