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닝시즌 양호한 성적과 경제지표 개선 영향
- 정크본드 수익률이 투자등급 채권 수익률 앞질러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 채권)의 인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연초부터 정크본드가 랠리를 보이면서 올 한 해 세계경제와 증시를 둘러싼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크본드는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강해지면서 한동안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했다. 그러나 올해 초 예상보다 양호한 어닝시즌 성적과 경제지표 등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로 다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정크본드는 위험자산 선호도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현재 6%를 밑도는 미국 정크본드 금리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제에 대해 그만큼 낙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저금리 시대 속에서 마땅한 고수익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펀드로 몰리면서 지난주 정크본드 펀드로의 유입금은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익률도 짭짤하다.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 정크본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1.3%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투자등급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 0.15%로 부진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렸던 유럽 정크본드 역시 올 들어 현재까지 1.7%의 수익을 내면서 투자등급 회사채의 수익을 앞지르고 있다.
아드리안 밀러 GMP증권 채권전략 부문 이사는 “(정크본드의)높은 금리는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면서 “그동안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을 깔고 앉아있는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높은 정크본드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랠리를 보이고 있는 정크본드 시장이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인 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에게 조건없이 부채한도 상향에 나서줄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정크본드 수익률은 15%로 핌코나 블랙락 등은 정크본드가 높은 위험도만큼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밀러는 올해 정크본드 수익률이 약 6.5%로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부채한도 상향까지 아직 시간이 다소 남아있는 만큼 정크본드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디 루리 재니캐피탈마켓스 애널리스트는 “부채한도 상향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까지는 아직 수 주가 남아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 기간동안 정크본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혜신 (ahnhy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