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째 비밀 리뷰_ 강남탱고위크로 이번 주 비밀은 쉬어갑니다.
지난주 리뷰를 쓰기에는 100년만의 폭우가 너무 강력해서 온통 그동네, 아니 거기, 아니 너는 괜찮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어서 리뷰보단 서로의 안녕을 주고 받고 있는 비밀의 서른 다섯번째 리뷰입니다.
1. 엘땅고 주변에 '여름휴가 8/0~8/0까지'라는 문구가 곳곳에 보일 정도로 조금은 한산한 금요일 저녁이지만 아름다운 선율로 꽉꽉 채워주신 시스루님 감사합니다.
2.휴가철이라 많은 분들이 함께하진 못했지만 항상 찾으시던 분들, 더위 피해 은행 돈 찾으러 가시듯 땅고 찾아 오신 분들로 이번 비밀도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하면 1년이 되는데 1주년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3.하도 이곳 소식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서 내용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지난 월요일 저녁에 엘땅고 일이 있어서 잠시 들렀었습니다. 퇴근길 무렵부터 쏟아지던 비였길래 시간 지나면 그치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 폭우가 한시간, 두시간...계속 이어졌습니다.
4.9시쯤 비가 좀 심하게 많이오네...하고 2층에서 밖을 살피는데, 아래층 지나가는 차량 바퀴의 1/3이 잠겨서 가는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사선방향 창문 사이로 비가 헤짚고 들어올 정도로 많은 양이어서 진즉에 창문을 닫고 밖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5.9시 반정도 됐을때 엘땅고 1층이 작은 사거리인데, 물이 모이는 낮은 지대다 보니 사람 무릎까지 물이 차고 차량이 겨우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를 나가야 강남대로로 빠지는데 어찌된 일인지 대로에 차가 그냥 서있기만 할뿐 이동이 없고 물은 계속 불기 시작했습니다.
6. 맞은편 창문으로 가서 살펴보니 옆 언구비 주차장의 1층 차량의 바퀴가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삿일이 아니다 싶어 1층을 내려가니 이미 1층 계단까지 물이 차들어왔고 편의점도 물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 주변에 오토바이가 쓰러지기 시작할 무렵 건물에 경보가 울리면서 일대에 엠뷸런스와 싸이렌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빚발쳤습니다.
7. 저는 사무실이 근처여서 행여나 해서 살펴보니 거기는 이미 허벅지까지 물이 찼고 건물옆에 세워둔 제 오토바이가 생각나서 가보니 이미 반쯤 가라앉아 떠내려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주변에 주차장과 반지하는 이미 물이 세차게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비 많이 올때 절대 가로등이나 전기가 있을 곳은 피해가는게 상책입니다. 오토바이 구하려다 저세상 가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튼 언덕으로 오토바이를 옮기고 뒤돌아보니 소방차는 물론 이미 수십대 차량이 물에 잠기고 멈춰서 있는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8.엘땅으로 돌아오니 지하 노래방과 주차장은 이미 침수되었고 편의점도 바닥에 물이 차올라온 상태였습니다. 함께있던 일행이 본인도 지하 작업실이 걱정된다해서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거기는 지대가 그나마 높은 곳임에도 건물에서 새어나오는 물로 바닥에 물이 흥건했습니다. 한시간 정도 물을 퍼서 더는 힘들어서 어려울거 같아 일행 집을 보내주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9.버스 정류장에 나란히 버스가 전용차선으로 줄서 있었습니다. 400번 버스를 올라탔는데 신사에서 한정거장까지 한시간이 걸렸다 했습니다. 버스로 못갈거 같으니 걸어가라는 말을 듣고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강남역 방향으로 가는데 침수차량이 갈지자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버스 백여대 가량이 강남대로에 꼼짝달싹못하고 있었습니다. 강남역에서 교대 방향으로 내리막 방향에 도달했을때 이미 침수되서 물에 떠내려온 차량 수십대가 엉켜 있었습니다. 싸이렌과 소방차 경찰차로 여기저기가 소란스럽고 그 와중에 계속 비가 쏟아졌습니다.
10. 지하철을 탈까 했는데 당연히 지하철 운행이 어려울 듯해 핸드폰으로 확인해봅니다. 이수역을 그냥 관통하는 동영상과 고속터미널의 침수사진, 강남 일대 물바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마구 쏟아집니다. 그때가 11시 정도 였는데 한번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라 그나마 물이 줄었는데 한두시간전에 어마어마했던 사진들과 현장이 일치하는 것을 보고 빠르게 여기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고 걸어서 두 시간만에 겨우 집에 당도했습니다.
11. 며칠 사이에 빠르게 주변이 정리되고 있습니다. 지하는 침수된 물을 다 빼서 젖은 집기를 내놓은 상태고 상점들도 정상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엘땅은 다행이 크게 피해는 없었고 수업도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주 비밀은 강남탱고위크로 한 주 쉬어갈 예정입니다. 엔빠스를 시작으로 강남에 위치한 탱고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행사가 진행됩니다. 저희 비밀 스텝들은 탱고위크의 시작을 환영하기 위해 다같이 엔빠스로 향할 예정입니다. 아쉬운 마음 그곳에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달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2022.08.12 Fri]
이번주 비밀은 '강남탱고위크'로 인해
쉬어갑니다.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