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8:12-13 사람들이 빌립이 전하는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기쁜 소식을 듣고 믿었을 때 남자들과 여자들이 다 침례를 받았다. 그런데 시몬도 믿고 침례를 받은 후 빌립에게 집중하며 따라다니다가 빌립이 행하는 표징과 기적을 보고 놀랐다.
이전 말씀에서는 시몬이라는 사람이 오랫동안 마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스스로 위대한 존재인 척 스스로를 높였고 모든 사람들이 그 마술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을 계속해서 집중해서 들었다고 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시몬이 빌립이 전하는 복음을 믿고 침례를 받은 뒤 따라다녔는데 빌립이 행하는 표징과 기적을 보고 놀라는 내용이다.
12절은 "그런데" 라는 말로 시작한다. 앞에서 나온 시몬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것이다. 12절은 9절과 마찬가지로 때를 나타내는 말이 나온다. 9절에서의 때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존재해 왔다는 말에 담겨져있다. 사람들이 시몬이라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속아 시몬의 포로가 되어 있었던 때이다. 이제 12절의 "믿고서" 라는 말에 새로운 때가 담겨져 있다. 원어는 "사람들이 빌립을 믿었을 때" 라는 뜻이다.
빌립이 사마리아에 와서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한 기쁜 소식을 전한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사마리아 사람들이 믿었을 때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침례를 받았다는 것이다. 빌립이 전하는 복음을 듣고 믿었을 때 시몬의 포로에서 해방되었던 것이다. 시몬에게 포로로 잡혀있던 사마리아 사람들은 세상 탐욕에 사로잡혀 있던 예수 믿기 전의 우리의 모습을 상징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도 복음을 듣고 믿고 침례를 받음으로 해방된 것이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오랫동안 시몬을 신적 존재로 여기며 시몬의 포로가 되어 살았었다. 그런데 빌립이 와서 포로된 이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해 기쁜 소식을 전한 것이다. 8:4절에서는 말씀을 전했다고 했는데 8:5절에서는 그리스도를 선포했다고 했다. 8:12절에서는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이름의 기쁜 소식을 전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네가지 단어들이 모두 다 똑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고 다른 이름으로는 구원이 없다는 뜻이다.
이제 빌립은 자신이 전한 그리스도의 이름을 예수께서 지상 사역 기간 내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와 연결해서 전했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심으로 성취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한 복음을 선포했다고 한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배척을 받고 있던 사마리아 사람들도 오랫동안 하나님 나라가 임하길 기다렸었다. 그런데 빌립이 와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하나님 나라가 이미 임했다고 전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시는 나라가 바로 하나님 나라이고 그의 이름을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한 것이다. 성령이 충만했던 빌립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인 것이다.
13절도 원문에는 "그러나" 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시몬도 믿고 침례를 받았다" 라는 것이다. 앞에서 사마리아의 남녀 모두가 믿고 침례를 받았다고 했는데 뜻밖에도 시몬도 믿고 침례를 받았다는 것이다. 시몬이 믿고 침례를 받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주 특별한 경우라는 것이다. 여기서 시몬의 믿음이 가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누가가 기록한 믿었다는 말과 침례를 받았다는 말에는 가짜라는 뜻이 전혀 담겨있지 않다. 우리는 말씀이 전하는 그대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시몬은 분명히 빌립의 말과 능력에 감동을 받고 믿고 침례를 받은 것이다.
믿고 침례를 받은 시몬이 그 다음에 한 행동은 "항상 빌립을 따라다녔는데" 라는 말에 있다. 따라다녔다는 말은 앞에 라는 말과 인내한다는 말이 합쳐져서 된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의 본래 의미는 앞에 두고 집중한다는 뜻이다. 1:14절에서는 기도에 전념했다고 할 때 썼다. 2:42절에서는 가르침에 몰두했다고 할 때 썼다. 2:46절에서는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라는 말에 썼다. 따라서 시몬은 빌립을 따라다니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신실하게 다른 사람을 섬겼다는 뜻이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어서 시몬은 "표징과 큰 기적들을 잇따라 행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시몬은 빌립을 따라다니다가 빌립이 복음을 전할 때 나타나는 표징과 큰 기적들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요한복음 2:23-24절에서 "많은 사람이 그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그 이름을 믿었으나 예수는 그 몸을 저희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라고 한 말과도 같은 것이다.
시몬도 말씀보다는 표징을 보고 믿은 것이다. 표징을 보고 믿는 믿음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표징만 보고 믿는 믿음은 나중에 그 표징이 사라지면 믿음도 사라지기 때문에 완전하지 못한 믿음이라는 뜻이다. 시몬의 관심은 복음보다는 빌립이 행하는 기적들에 있었다. 그래서 그 능력을 배우려고 더 집중해서 따라 다녔을 것이다. 오늘날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기도의 응답으로 특별한 기적이 일어난 체험을 근거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러한 믿음은 아침 안개처럼 사라질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믿으며 그 말씀을 간직하는 것이 변함없는 믿음을 갖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