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이여! 세존께서 이 세상에 계시는 동안 세존께서 머무셨던 세 곳의 장소와 열여섯 곳의
거대한 지방19)이라면 그 어느 곳에서라도 언제나 한결같이 두 사람, 세 사람, 네 사람, 다섯
사람, 백 사람, 천 사람, 십만 명의 신들과 인간들이 진실하게 제일의인 열반을 실제로 증득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무릇 신(神)이라는 존재는 전부 재가자이지 출가자가 아닙니다. 이들
과 그 밖의 수만 억의 신들은, 그들이 비록 집에 머물며 온갖 욕망을 향수하는 재가자라 할지
라도 진실하게 제일의인 열반을 실제로 증득하였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만일 집에 살면서 온갖 욕망을 누리고 있는 재가자가 진실하며 제일의인
열반을 실제로 증득한다면, 출가자가 행하는 이러한 두타행의 지분은 무엇을 위해 행하는 것
이라는 말입니까? 이런 이유를 통해 볼 때 두타의 모든 지분은 반드시 해야만 할 것이 아니
라는 말이 됩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만일 주문이나 약 없이도 병이 치유된다면 구태여 몸을 쇠약하게 만드는
토하는 약이나 설사약 등이 필요하겠습니까? 만일 주먹에 의해서 적을 굴복시킬 수 있다면
구태여 검, 창, 활, 석궁, 막대기, 쇠망치가 필요하겠습니까? 만일 마디나 굴곡, 우묵한 곳, 가
시, 덩굴, 가지를 타고 나무에 오를 수 있다면 구태여 높고 튼튼한 사다리를 구할 필요가 있
겠습니까? 만일 딱딱한 땅에 누워서 몸에 쾌감을 느낀다면 구태여 기분 좋은 감촉이 있는 훌
륭한 침대를 구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만일 혼자서도 위험하고 두렵고 험준하며 어려움이
있는 길을 지나갈 수 있다면 무장하고 온갖 준비를 갖춘 거대한 대상(隊商)을 구태여 구할 필
요가 있겠습니까? 만일 강이나 물줄기를 자기의 실력으로 건널 수 있다면 구태여 튼튼한 교
량이나 배를 구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만일 자신의 재산으로 옷 입고 밥 먹을 수 있다면 구
태여 다른 사람을 섬기거나 시중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심부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만일 못을 파지 않고도 물을 얻을 수 있다면 구태여 우물이나 못, 연못을 팔 필요가 있겠습니
까?
- 이어서 -
19) 세 곳의 장소란 빠치나(동쪽), 아반티(갠지스 강 상류지역). 다키나파타(데칸지방)의 세
곳을 말하며, 열여섯 곳의 거대한 지방이란 당시 세력이 강하였던 십육대국(十六大國)을 말
한다. 즉 앙가, 마가다, 카시, 코살라, 밧지, 말라, 체티, 밤사, 쿠루, 관찰라, 마카, 수라세나,
앗사카, 아반티, 간다라, 캄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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