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59세에 1남 1녀를 둔 엄마입니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잘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엔 남편 등산 때문에 괴롭습니다.
남편은 젊었을 때부터 입버릇처럼 말하기를 '60만 넘으면 여행다니고 싶다'고 그랬는데
몇 년 전에 딸이 등산의류 판매점을 하기 시작한 이후에 등산 산악회에 가입을 하더니
여기저기 다니고 요즘엔 저녁에 늦게 오고..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저랑 많이 싸우게 됐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싸움만 되지 시정이 안 됩니다.
그런데 남편하고 공동으로 된 건물이 있는데 그 지분을 나한테 넘겨 달라고 그러니까
남편은 그러라고 얘기를 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고 지혜롭게 살 수 있는 스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답
남편은 못 믿고 돈은 믿을 수 있어서 돈부터 잡겠다.. 이거예요? (ㅎㅎ)
(돈을 잡고 있으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일단 그런 생각이..
남편 마음은 잡을 수 없고.. 돈이라도 잡고 있는 게 그래도 낫지 않나요?)
아이구, 현명하십니다.. (대중들 폭소)
남편이 주겠다고 하면 그냥 받으세요.
그런데 부부지간에도 상속세나 증여세.. 뭐 그런 세금 없어요? (글쎄요..)
그런 세금이 있으면 내가 보기에 아까워서 못 할 거 같은데..
만약 세금이 한 1억 나온다 그러면, 건물은 내가 잡았지만 1억은 어떻게 내요?
돈 있어요? (아뇨)
그럼 준다고 해도 못 받겠는데.. 남편은 숨겨 놓은 돈 좀 있는 거 같아요? (없는 거 같아요)
좀 자세히 알아보고 하세요. 세금은 얼마 나오며, 건물에 빚은 얼마이며,
팔면 얼마나 되는 건지..다 정리하면 좀 남는 게 있는 건지 알아보세요.. 공연히 받았다가
괜히 근심덩이만 되지 않게..아들하고 딸은 누구 편이에요? (아들딸은 제 편이죠)
그럼 아들딸에게 '조용히 체크해 봐라~' 그러세요.
그런데 정보가 남편한테 새어 들어가면 안 되는데.. ^^ (ㅎㅎ)
(건물에 빚이 2억 있는데, 그건 남편이 해결해 준다고 그래요)
남편이 등산 다니면서 딴짓 할까 그건 못 믿고, 빚 갚아 준다는 말은 믿어져요?
(지금까지 해 온 걸로 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남편이 크게 실망시킨 일 있어요?
젊었을 때 여자관계 복잡했어요? (조금씩은 있었는데 깊게는 안 가고..)
여기 있는 남자들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조사해 보면 다 조금씩은 있어요. (대중들 폭소)
남편이 등산 다니는 게 혹시 사업하고 관계있는 건 아녜요?
(그런 아니고, 시작은 딸 때문에 시작했는데 다녀 보니까 좋고..
여자들하고 어울려 다니는 게 재미있으니까 그러는 거죠)
그러면.. 그동안 큰 탈 없이 열심히 살았고, 이제 60이 넘어
여자들하고 좀 재미있게.. 그렇게 다니는 게 그렇게 배 아파요?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예전에 열심히 사업하고 일 할 때도 좀 그런 게 있었지만
그때는 그래도 열심히 일하니까 뭐 좀 이해도 됐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고..)
그땐 돈 갖다 주니까 괜찮았는데.. 지금은 돈도 못 버는 주제에 돌아다니니까?
ㅎㅎ (대중들 폭소)
그 심정이 이해는 되는데, 이렇게 생각을 한 번 바꿔보세요.
그동안 3,40년 결혼 생활에서 열심히 일했고, 이제 자식들도 다 키웠고
나이 60 넘어 이제 좀 놀러도 다니고 이쁜 여자도 좀 쳐다보고 그러게
자유를 좀 주면 안 될까? (......)
좀 주지~~ (ㅎㅎ 아뇨, 제가 안 줘도 자기 스스로 잘 해요) (대중들 폭소)
그러니까.. 안 하면 내가 주기라고 해야 하는데 지가 알아서 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냥 놔두기만 하면 되잖아?
내가 얘기 들어보니 그동안 열심히 살았고, 젊었을 때부터 '나이들면
좀 놀러 다니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고
딸 때문에 시작했고, 악의도 없고. 그러다가 재미가 붙었는데..
그거 좀 더 재미보게 놔두지..남편이 즐거워하는 게 그렇게 얄미워요? (ㅎㅎ)
정 그러면 자기도 따라가 보면 되잖아? (가자는 소리를 안 해요)
가자고 그럴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자기도 등산복 입고 그냥 차 타고 있으면
되잖아? (대중들 폭소)
그리고 산에 가서도 뒤를 따라가지 말고 항상 앞에서 가면 돼요.
(그럼 따라다녀 볼까요?) 따라다니지 말고 앞에 가라고. (ㅎㅎ)
따라다니면 감시하는 거 같잖아?
나이 60 넘어서.. 사람이 따라다니면서 감시하면 그거 기분이 좋겠어요?
그러니까 가장 좋은 건 좀 놔두는 게 좋아요.
보살님 젊었을 때 아주 이쁘고 애교있고 그랬어요? (아뇨)
그럼 남편도 좀 그런 여자하고 같이 살지는 못 해도.. 좀 노닥거리고 싶은
마음은 있을 거 아녜요?
'무뚝뚝한 나하고 살면서 그래도 한눈 안 팔고 살아준 것만 해도 고맙다..'
생각하고 60 넘어 딴 짓 하면 뭐 얼마나 하겠어요? (ㅎㅎ 잘 알겠습니다)
자, 기도는 이렇게 하세요. 100일 기도 하시는데
'부처님 감사합니다. 저도 건강하고 남편도 건강합니다.
우리 부부 이런저런 일도 있었지만 그동안 행복하게 살았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게 해 주세요 그러지 말고.. '잘 살겠습니다.. 우리 남편 좋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기도하고 풀어주세요.
내가 이렇게 풀어주는 마음을 딱 내면, 남편이 그래봤자 울타리 안에 있는
거예요. 못 나가요.기도하시면 마음이 편안해질 거예요.
여자들은.. 자기 남편 사랑하면, 그 인간도 한 번 즐겁게 살아볼 권리가
있으니까 좀 풀어주고..
남자들은.. '나는 아무 문제 없는데 왜 자꾸 잔소리하고 의심하느냐?' 이러지 말고
나이 드니까 부인은 남편밖에 의지할 데가 없잖아요? 애들도 다 커서 나가버렸고..
그러니까 남편을 불신해서가 아니고 의지하려고 하는데 자꾸 나돌아
다니니까 불안한 거예요.이렇게 서로 좀 헤아려 주고, 조금만 더 신경써 주면 되는데
여자는 불안하니까 자꾸 묶으려 하고, 남편은 '이 나이에 묶여 살기 싫다'
자꾸 벗어나려 하고..황혼이혼이 이래서 생깁니다. 아시겠어요?
서로 좀 더 이해하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요.
-햇빛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