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sickle)………ⓞ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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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클(sickle)………ⓞ⑤ 수레, 그리고…….
“ Dp-1027차원으로부터 계약자인 론이 고용한 가드인 가인이 다른 구성체계로 되었습니다. 분명 타인에 의한 것으로 판명 되었습니다. 지금 곧 바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리겠습니다.”
아름다운 음성이지만 사무적인 말투였다. 청의를 입고,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를 입은 한 여성의 말이었다. 시야를 가린 몇 가닥의 갈색의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만지면서 검은 색의 눈을 위쪽으로 올렸다.
아마도 무슨 고민거리가 있나보다. 곧 무언가를 결정한 듯 그녀의 시선은 자신의 앞에 있는 스크린으로 향했다.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손이 키보드를 향했고, 그 순간 그녀의 앞에 있던 스크린은 빠르게 화면의 내용이 바뀌었다.
탁!
마지막으로 왼쪽에 모여 있는 작은 버튼들을 5개정도 합친 것과 비슷한 크기의 버튼을 누르자 특유의 기계음을 내지르면서 그녀가 키보드로 작성한 스크린에 있는 문자들을 그대로 종이에 찍어내었다. 무척이나 신기한 인쇄술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청의를 입은 사람들에겐 별 흥미가 없는지 자기 할일만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문자들이 찍혀 나온 종이를 들고 바로 스크린 옆에 있는 스크린과 크기가 흡사한 유리판과 비슷한 걸로 되어있는 바닥에 얹어놓았다. 그러자 그 유리판은 주황색의 빛을 뿜어내었다.
그녀는 기지개를 폈다. 그때 어디서 들려오는지는 알 수없는 괴이한 음성이 울렸다.
- Dp-1027차원으로부터 가인님께서 다른 구성체계로 변화 되었습니다. 그것과 함께 고객님의 구조요청 신호가 잡혀 왔습니다. 곧 좌표 점을 계산해 들이겠습니다.
에녹은 변질된 마나로 오러를 시전 해 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겼다. 그 예측은 맞아 떨어졌고 가인 또한 에녹의 오러에 의해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다. 긴장이 탁 풀리긴 했지만, 아직 할일이 있는 에녹이었다. 그것은 자신이 복수 할 수 있는 길을 열게 할 마계로 차원을 이동해야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차원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 어서 마계의 문을 열어라!”
에녹의 노기에 찬 음성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높은 톤은 아니었다. 이 차원과 영의 구성요소가 다르기에 이러난 일이었다. 그때 문인지 모르겠지만, 론이란 사내는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묵묵히 에녹을 바라볼 뿐이었다. 검에 오러를 피워 무언의 협박을 하긴 했지만, 여유로워 보이는 그의 표정에 에녹은 점차 검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 하지만 죽일 수는 없다. 마계로 돌아가는 방법은 저자가 알기에…….’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이 있는지 론의 얼굴에는 여전히 여유가 감돌았다. 그런 그를 보며 에녹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느낌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었고, 복수는 꼭 성공시키기 위해선 저 사내를 이용해 마계로 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
에녹은 죽기 전 복수를 다짐했었고, 영의 성질상 죽기 전의 복수심은 마음속 한구석에 깊이 자리 잡았고, 그게 에녹 본인을 움직이는 목적이 되고, 원동력이 되었다.
“ 뭔가 착각을 하는 것 아냐? 지금 쯤 500bp를 주고 고용한 가드를 제 4차원계로 보내버렸으니 연합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조금 있다가 더 강한 가드가 올 테니 나는 그저 시간만 끌고 있으면 되겠지. 어차피 넌 날 죽일 수 없으니…….”
에녹은 론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하지만 담담히 그 시선을 받아내는 론이었다.
‘ 쳇, 차라리 저놈을 죽이고 차원 이동마법의 스크롤을 빼앗아버릴까?’
에녹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저것은 스크롤과 같이 째서 쓰는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 다른 것 같기에 저 사신을 죽이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팔, 다리하나 정도 잘라내어 스스로 스크롤을 쓰는 방법을 말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이 미쳤다.
‘ 어쩔 수 없군. 일단 오른팔부터 노리는 수밖에’
에녹의 눈이 번뜩였다. 그와 함께 에녹의 몸이 허공을 붕 떴다. 사실 영의 상태가 움직임이 훨씬 빠르고 쉬웠다. 아까 하급 마족들에게 쫓길 때 그것을 알아차린 그는 속전속결로 팔만을 목표로 달려들었다.
츠츠츠츠!
- Dp-1027차원에 고객님께서 계신 좌표가 잡혔습니다. 곧 게이트 문을 열겠습니다. 이번 구조 작업은 암스님이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암스님은 곧 준비를 해주십시오. 3번 게이트를 열겠습니다. D-7 구역의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자리를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 음.”
빵 사이에 야채와 고기를 넣은 기이한 음식을 시식 하고 있던 거구의 사내는 굵직한 음성을 내뱉고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다른 이들이 가는 쪽과는 반대쪽으로 가는 걸로 보아선 그가 암스임을 알 수 있었다.
뒷머리까지 완전히 없고 앞머리에 돼지 꼬리 모양으로 둥글게 말려진 한 가닥의 검은색 머리카락. 눈썹이 없어 험악해 보이는 눈. 코 밑으로 V자를 형성하는 코털. 각이 진 턱선. 청의 사이로 들어난 울퉁불퉁한 곡선들……. 거대한 체구로 보아 다른 건 몰라도 힘 하나는 대단할 것 같은 체구였다.
“ 드디어 본 좌가 나설 차례인가?”
- 3번 게이트의 입구를 열겠습니다.
기이이.
3번이라고 쓰여 있는 철벽이 기이한 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철벽이 완전히 위로 올라가고 나타난 것은 양 옆이 삐죽 튀어 나왔고, 아래위는 둥글게 생긴 금빛 경계선의 중앙에 마치 저녁노을을 보는 듯 노란색 빛을 띤 물결이 춤을 추고 있었다.
암스는 신비로운 느낌을 만들어내는 그 물결 속으로 뛰어 들었다.
“ 엄청난 기운이다!”
론에게서 느껴지는 별질 된 마나는 자신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러를 시전 할 수 있는 검이 있는 에녹은 비록 론을 죽일 순 없지만, 꽤나 유리한 상황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론의 옆에 노란색 빛의 섬광과 함께 나타난 거구의 사내였기 때문이다. 그 사내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엄청난 기운 때문에 에녹은 감히 공격을 시도하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 날수밖에 없었다. 사내의 청의의 옷에 들어나는 근육의 곡선은 엄청난 힘을 자랑한다는 것을 대강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힘만 쓸 줄 아는 무식한 사내로 보기엔 막대한 양의 별질 된 마나의 양이 의심스러웠다.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미세하게 떨리던 그는 이 의아한 모순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가정이 떠올랐다.
“ 드, 드래곤이십니까?”
상대가 드래곤이라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몸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마나에서 죽었을 때 변한 것이라면 상대 또한 자신의 마나가 에너지로 변환 된 것일 터. 하지만 드래곤이 아니고서야 저런 방대한 양의 에너지를 소유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드래곤이 죽은 상태로 폴리모프를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 에녹은 두려운 생각이 들어왔다. 자신이 생명체중 제일 강하다고 하며, 신에 제일 가깝다는 드래곤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실제로 드래곤을 본적은 없지만 귀가 닳도록 듣고 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국가하나정도는 날려버릴 수 있다는 드래곤…….
그의 팔이 심하게 떨렸고, 더러 검까지 떨렸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드래곤에게 덤비려고 하였으나, 드래곤의 두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 본 좌를 드래곤이라 생각하다니 어이가 없구나! 이 암스가 용서하지 않으리다.”
순간 사내의 웃통이 찢겨져 나가면서 사내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근육이 들어났다. 여인네들이 봤다면 징그러워서 고개를 돌릴 만큼 울퉁불퉁 했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힘을 준 근육이 움직였다.
“ 본 좌는 순수한 인간이로다!”
“ 아이고~ 어서 오셨습니까? 가인이 4차원 구성체계로 변해서 어쩌나 했었는데…….”
울퉁불퉁한 암스의 불규칙한 곡선들이 조화를 이루어 예술의 최고봉에 달한 근육을 보며 잠시 뒷걸음질 치던 론은 두 손을 싹싹 비비면서 암스에게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
“ 아무리 아부를 하여도 구조 요청 비 10cp는 줘야 한다.”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던 론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런 론에게 암스는 시선을 거두고 에녹에게 시선을 보내었다. 상대가 자신을 아래위로 훑어보자 에녹도 암스를 훑어보았다.
에녹은 검을 아까 보다 약간 낮추어 잡았다. 이제는 아까와 같은 떨림은 없었고, 자세도 잡 동작을 없애는 자세로 바뀌었다. 드래곤이라고 생각한 에녹 본인도 조금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라 생각했지만, 암스란 사내의 말에 상대는 확실히 인간이라고 믿었다. 아니 믿으려고 하였다. 그래야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 상대가 인간이라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에녹은 허공에 떠있는 몸을 그대로 암스에게 달려들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의 몸은 움직여지지 못하였다. 벌써 암스가 자신의 코앞에 당도해기 때문이다.
팍!
처음엔 복부……. 다음엔 뇌……. 그리고 그 뇌의 신경을 타고 내려와 얼굴, 목을 타고 맨 마지막 가락까지 다 달아서야 다 분산되는 고통…….
“ 영의 존재는 무한이다. 너 같은 하급 전사가 천년이나 살아온 본 좌에게 덤벼서 이길 가능성은 0%다.”
에녹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데도 정신은 흐려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영의 성질인 듯 오직 의식만이 선명했다. 하지만 이젠 영혼이 된 신체기관들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하루 만에 겪은 일이라기엔 엄청 길다는 느낌과 평소에는 경험할 수없는 일들을 체험한 에녹의 상황과는 다르게 이곳의 차원은 조용하게 제 기능을 다하려고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그 차원에 포함된 이들의 움직임이었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활발하고 평화로운 이차원에선 늘 있는 일이었다. 차원을 바삐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인 그일……. 그리고 몇몇 3차원 구성 인들에겐 일거리가 늘게 생긴, 그저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특히 ‘크레신’이라는 국가에서 일사분란하며 허둥지둥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국가의 왕은 귀족회의를 소집하고 기다리는 동안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이제는 나이가 든 그는 국가 문제에 관해서는 소심한 태도를 보였다. 그가 그런 이유는 아주 간단하였다.
이 나라는 그동안의 왕들은 훌륭한 업적을 가지고 있었다. 영토를 넓힌 영웅도 있었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왕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업적도 남기지 못하였다. 자신들 보다 더 작은 나라와의 전쟁에서도 반역무리와 다른 나라가 서로 손잡고 크레신을 공격했다. 그것은 이번 농사가 망했는데도 억지로 전쟁을 추진한 월라엄왕 본인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군대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죽어나간 병사들만 불쌍했다.
그 일을 계기로 땅에 비해 군사력이 적은 약소국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어쨌든 그 때문에 국가문제에 관해서는 군대가 적기에 소심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른 국가들의 시비에도 참고 군대를 모으고 있었는데 이번에 큰 사건하나가 터진 것이다.
‘에녹’과 ‘게일’의 반역에 의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미리 알았기에 망정이지 미리 알지 못했으면 벌써 자신의 목은 날아가고 말았을 것이다.
특히 에녹은 평민주제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다 달아 있어서 많은 기사들과 귀족들이 그를 존경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군사가 더 쪼개져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비록 에녹과 게일은 죽였다지만 썩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군대의 타격 소식이 다른 국가에 전해 졌는지 ‘호벨아린’국가가 벌써 국경선을 침범해 온 것이다. 호벨아린 뿐만 아니었다. 시비를 걸어 꼬투리를 잡으려던 국가들이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도 없이 다 국경선에 병력을 모으고 있는 판이었다.
월라엄왕이 귀족들에게 병사들을 요구해도 군대를 내어줄지 의문이었다. 아마도 자신의 영지를 지킨다며 군대를 내어주지 않다가, 결국 상황이 불리해지면 다른 쪽으로 붙으면 그만이라는 식일 것이다.
월라엄은 할 수 없이 자신을 지키는 황실기사단을 전쟁에 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 제 2기사단…… 단장은 에드가였지……. 그 기사단을 전쟁에 투입하면 되겠군.”
에휴~ 이제야 제대로 스토리를 진행시킬수 있게 되었군요..... 이제는 이거 제대로 굴러가게 만들었으니.... 다른 소설도 써둬야 겠군요... -.- 음... 이제와서 보니 1편은 꽤 잘쓴것 같은데.. 그다음부터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군요... 그래도 정한 스토리는 바꿀수는 없었고, 다 제가 잘못쓴 덕이죠ㅜ.ㅜ | |
첫댓글 중요한 건 문장이고, 진정한 문장은 진실한 마음에서 나온다.
뭐하는 곳일까,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