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그 해 여름은 유난히도 덥게 기억된다.
실제론 그러지 않았음에도.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어느 날이었다.
아는 것이라곤 리모콘으로 티비 채널을 돌리는 것 밖에 없던 어린 나는.
티비에서 해주던 애니메이션이나 볼까 하는 마음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한참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리고 내 눈에 꽃힌 건.
어린 시절 나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애니메이션도.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가수의 최신곡 무대도 아닌.
"야구" 였다.
맞다.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바로
수많은 야구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다 못해
어린 나의 마음까지도 흔들어 놓은
'베이징 올림픽' 이다.
난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인간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은 바로 베이징 올림픽이라고.
어린 나에게 '야구' 라는 종목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열 댓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공을 던지고. 공을 치고. 공을 잡고. 달리고. 환호하고.
그 때의 나로 돌아간다면 말해주고 싶다.
"그깟 공놀이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공을 던지고. 치고. 잡고. 달리고 이 쉬운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다고.
그 날 이후 나는 엄마를 끈질기게고 조르곤 했다.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고.
같이 야구장에 가자고.
엄마가 나를 데리고 야구장에 간 건. 그 이후로 부터 두 달이 조금 안 된 날이었다.
처음 야구장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함성과 환호.
함께 입을 맞춰 부르는 응원가.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함성이 사실은 단전에서 부터 뿜어져 나오는 욕설과 비명이었다는 걸.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아직도 공놀이를 놓지 못했다.
그 시절 나를 설레게 했던 선수가 미국으로 건너가고. 은퇴를 했음에도.
중계 방송을 하는 캐스터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빠졌어요!!!" 와 "잔루 만루!!" 에
묵묵히 깡쏘주를 원샷하는게 일상이 되었음에도.
코로아 19로 인해 100만원 가까이 하는 시즌권을 통째로 날리게 생긴 이 상황에서도.
난 여전히 공놀이를 못 놓고 있다.
시발.
그러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그깟 공놀이와 사랑에 빠지지 마라.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취미활동이 있다.
주 6일을. 오후 6시 30분만 되면 티비 앞에 앉아 습관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보고 싶지 않다면.
지난 시즌 1위를 하던 우리 팀이 최하위권에 머물며 꼴지 경쟁을 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부디 다른 취미를 찾아보기 바란다.
이 세상에는 야구선수면서 야구를 못하는 새끼들이 차고 넘치고.
한국어에는 정말 수많은 욕설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그 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 개같은 공놀이와 사랑에 빠지겠지.
시발.
이 세상 모든 야구팬들에게 심심함 위로를 보내며
이 글을 마친다.
첫댓글 필력 마 도랏나
야구 존나 재밌어보여....저 과몰입하고 스트레스받는 팬질...
세상살면서 가장 공감되는 글이네요,,,눈물 흘리고 갑니다,,
눈물흘리고갑니다 그깟 공놀이가 뭔데
하지마 다덜 ..........
베이징 뉴비들 모여... 나를 입덕 시켰던 선수는 이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우리팀 투수의 공을 치지만 나는 여전히 이 거지같은 팀을 응원하고 매일 저녁마다 화를 내고 욕을 하고... 그럼에도 시즌이 끝나가는걸 아쉬워하고...
타자면 왠지 강민호로 입덕했을삘,,,
투수 김광현 타자 강민호 입덕국룰,,,
@Blue summer 예 또 마침 부산이었네요...ㅁㅊ
지우지 말아주라 스크랩 하고 두고두고 볼래ㅠㅋㅋㅋㅋ
어ㅐ그런지 모르겠는데 마지막 세컷에서 찐으로 움 ... ㅅㅂ ㅜㅜ ㅈㄴㄱㄷ 베이징뉴비 기아팬 ㅜㅜ
야구 키알에 얼레벌레 달려온 야사모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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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핏치 ♡ 아냐 진짜 내년엔 기아 잘할거야
@피치핏치 ♡ 지나가던 갸호갱,, 내년은 진짜 잘할거라 생각함,, 올해는 부상선수가 너무 많았고.. 내년엔 그래도 돌아올 선수가 많으니.. 내년을 더 기대해ㅎㅎ...
이게 맞다.... 우리 25년도엔 우승할거야,,,,21년부터 24년엔 잘 모르겠지만...25년도 되면,,, 우승 쿨타임 차니까...
삭제된 댓글 입니다.
2
롯넘들아좀잘해라진짜...우리팀도 아닌데 마지막 짤 세개 보고 눈물남..
베이징 광현 사랑 안 해본 사람 있냐고
베이징 전에 빠진건 어케 합니까...
왜,, 다 늙어서 야구에 빠졌을까.. 더 어렸을 때 빠졌다면... 따흑
나는 베이징도 아냐 씨발 그 전이야 씨발
개기아ㅜㅜ
사랑해 이 나쁜 놈들아ㅠㅠ
깟그 공놀이가 뭐라고 놓을 수가 없어....
과몰입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맨날 6시 30분이면 중계 틀어놓고... 사서 고생하고.... 난 바보야....
하지만 기아 사랑해... 아니야 기아 개싫어ㅠㅠ 아니야 사랑해
아 진짜 나 너무 눈물 날거 같아 아무리 내가 야구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욕이 나오고 짜증나도 절대 내려놓을 수가 없어 .. 얘네가 잘하면 나도 좋은데 그 좋은 거 때문에 놓을 수 없는건지 .. 이 팀을 좋아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 아무튼 키움아 제발 우리 이번에 우승하자 😭😭
혹시 좋아했던 선수가 윤석민이였나..? 미국-은퇴가...
난 태어날때부터 기아팬이 될 운명이였다,, 나 어릴때도 6시반이면 무조건 야구를 봤으니ㅋㅋㅋㅋ큐ㅜㅜㅠㅠㅠㅠㅠ
그래도 후회는 없음 해태-기아라는 명문팀이고 어딜가든 팬 많고 기록도 많은 팀ㅎㅎ..
지금은 해태 명성의 반도 안되는 팀이지만 그래도 기아라는 팀이 너무 좋아❤ 잘 좀 하자 기아야
개삼성,,,,, i hate you,,but i love you,,i hate you
다들 6:30에티비켜고모여라....
베이징 광현을 어떻게 안 사랑할 수가 있냐....
기아 개같은팀.. 그래도 사랑해... 아니 미워해..
그럼 일등 야구팬들은 신나??
22 궁금하다 맨날 자기팀 욕하는 사람만 봐서 ㅋㅋㅋㅋ
시즌 중 1등하고 있는 야구팬이면 진짜 예민해짐ㅋㅋㅋㅋㅋ 일희일비는 물론이고 밑에서 올라오는 팀 견제하고,, 매일 승차 좁혀져 오면 1위 하는 확률 계산하고... 근데 이 과정을 거치고 한국시리즈(우승팀 가르는 경기)에서 우승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모든게 꽃밭으로 보이고.... 암튼.. 한 경기 한 경기 마다 기분이 롤코야 진짜..
나도 야구 덕질해보고 싶다 짱신기
ㅅㅂㅋㅋㅋㅋㅋㅋ진짜 베이징올림픽 개사기임 고소해야되 진짜로
문학이 그 문학이 아니라 이 문학이였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