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연중 제16주일 농민주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30-34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파견받은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께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합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예수님과 제자들,(마르 6,31 참조) 미쳤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신나게 일하는 예수님과 제자들이(마르 3,21 참조) 외딴곳으로 즐거운 소풍을 갑니다. 거기서조차도 목자 없는 양들같은 가난한 군중들을 만난 예수님과 제자들의 마음이 참 아픕니다. 연민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같은 연민의 마음으로 배고픈 군중에게 오병이어 빵의 기적이 일어납니다.(마르 6,35-44)
미친 것이 아니라 신나게 일하는 것입니다. 신나게 일하면 힘들지도 않고 기적이 일어납니다.
새벽에 가마솥에 밥을 하고 국을 끓일 때면, 신이 나 손발은 불난 호떡집 왕서방처럼 분주하게 움직이고, 가슴에는 탁트인 소리꾼처럼 노래소리 절로 납니다. 마음은 화려하게 차려입고 춤추는 접신한 무당같습니다. 춤추고 노래하는 온 몸은 땀으로 푹 젖지만 텅 빈 가벼운 마음은 날아갈 듯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우리 밥집에도 매일 오병이어 빵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
예수님께서 파견되고 제자들이 파견받은 세상은 정말 불안하고 두려운 위험한 세상입니다. 전쟁터와 같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사명은 이 위험한 세상을 하느님 나라의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교회의 사명은 전쟁터와 같은 이 위험한 세상에서 '야전병원'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루카 10,29-37 참조)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것입니다.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위험한 세상을 하느님 나라의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교회는 멸망의 위기에 처한 세상을 살리는 구원의 방주입니다. 악취가 풍기던 소돔과 고모라를 구하기 위한 아브라함의 기도에 나오는 '의인'들입니다.(창세 18,16-33 참조)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열 명이 없어 멸망하였습니다. 지금 세상도 여전히 악취가 풍기지만 멸망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은 믿는 이들,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의 기도때문입니다.
신나게 새벽밥을 짓는 사람은 역경 속에서도 노래부르며 춤추는 신이 난 하늘이 보입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 보입니다.
세상을 구원하는 교회, 의인들 중의 하나로 나를 불러주신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