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업계-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 첫 업무협약
평가 신뢰성과 상생모델 구축 모범적 사례 기대
조합원 합리적 용역비, 엔지니어 전문인력 투입
국내 골재산업 분야에서 처음으로 한국골재채취업협동조합(이사장 곽사해)과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인 ㈜제일엔지니어링(대표이사 오승교), ㈜미강이엔씨(대표이사 정흥도)가 '환경영향평가 업무수행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골재채취업계와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이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상생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골재채취 사업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수행될 경우 생태계 훼손은 물론 지역사회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환경영향평가의 부실 또는 미흡한 검토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낙동강 하천 골재채취 사업이다.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하천 지형 변화와 누적환경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주민과 환경단체는 하천 생태계와 어류 산란장 훼손, 수질 악화 및 홍수 위험 증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한강 골재채취 사업 역시 환경영향평가가 단기간 조사에 치우치면서 계절별 생태계 변화와 조류·수생생물 서식지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재조사와 사후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남해 바다모래 채취 사업에서는 해저지형 변화와 어장 감소, 해양생태계 훼손 문제가 불거졌다. 어업인들은 환경영향평가가 어업 피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일부 해역은 채취가 중단되거나 허가 물량이 축소되고 추가 환경조사가 실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천 옹진군 해사(바다모래) 채취 사업 역시 해양환경과 어업 피해를 둘러싸고 환경영향평가의 적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주민과 어업인들은 부실 평가를 이유로 행정심판과 소송을 제기했고, 정부는 일부 해역의 채취 허가를 제한하고 해양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석산 골재채취는 하천이나 해사 채취와는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대표 사례인 인천 영종도 삼목석산 개발은 인천국제공항 확장공사에 필요한 골재 확보를 위해 추진됐으나, 주민들은 분진과 소음, 진동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를 우려했다. 또한 공항 소음을 차단하던 산림 훼손으로 소음 피해 증가가 예상됐고, 선사유적 훼손과 경관 악화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주민, 사업자, 행정기관 간 갈등이 심화됐다.
석산 개발 현장에서는 발파에 따른 소음·진동으로 주택 균열 민원이 발생하고, 비산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과 생활불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형 덤프트럭 운행 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과 도로 파손, 산림 훼손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논란, 관광지 주변 관광객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 등 하천·해양 골재채취와는 다른 사회적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의 공통된 원인으로 환경영향평가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조사 기간이 짧아 계절별 생태계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기존 개발사업과의 누적환경영향 분석이 부족하며, 주민 의견 수렴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후환경영향조사와 저감대책 이행 관리가 미흡하고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 의존도가 높아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결국 환경영향평가는 단순한 인허가 절차가 아니라 과학적 조사와 객관적인 검증, 주민 참여, 사후관리를 포함하는 실질적인 환경관리 제도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이번 업무협약은 석산 골재채취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와 사후환경영향조사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골재채취업협동조합과 제일엔지니어링사는 조합원사가 추진하는 각종 환경영향평가 업무에 대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전문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주요 협약 내용은 ▲환경영향평가 및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수행 ▲사후환경영향조사 및 보고서 작성·제출 ▲인허가 과정 기술지원 ▲환경 관련 행정업무 지원 등이다. 특히 협약에 참여한 엔지니어링사는 조합 공동사업의 취지를 반영해 약 130개 조합원사에 합리적인 용역비를 적용하고, 전문 기술인력을 투입해 신속하고 객관적인 환경영향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골재채취업협동조합은 공동사업 운영과 행정지원, 조합원 대상 홍보 등을 맡아 조합원사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합원사는 환경영향평가 업무를 보다 경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인허가 절차의 전문성과 효율성 또한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박사는 "환경영향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 결과가 지역주민과 지역사회, 정부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이번 협약은 골재채취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골재업계의 경제적 합리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환경영향평가의 공신력을 높이고 골재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가치를 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이현동 전문기자, 상하수도기술사,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