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14.까시나(kasina) 명상이란?
기자명 일중 스님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바로가기 기사저장
일중 스님의 초기불교명상 입력 2022.10.17 15:34 호수 1653 댓글 0
사선정 성취 가능한 중요 명상 주제
40가지 명상주제 중 첫 번째
보편적인 명상법은 아니지만
신통지·무색계 선정 성취 토대
다른 수행 지원하는 힘 되기도
삼매와 선정을 얻고자 하는 사마타 명상주제는 40가지가 있다. 초기경전은 각 경전마다 청중에 따라 사마타 명상주제를 숫자가 다르게 제시했지만, ‘청정도론’은 40가지로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이 40가지 중에서 첫 번째가 바로 ‘10가지 까시나(Kasina)’이다.
까시나명상은 우리 한국의 불자들에겐 너무 생소한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남방불교 수행전통에서도 많이 수행되어지는 보편적인 명상법은 아니다. 사마타 전통을 표방하는 미얀마의 파욱숲속센터 외에는 까시나명상을 제대로 가르치고 수행하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까시나명상은 호흡명상과 더불어 사선정을 성취할 수 있는 비중 있는 명상주제다. 그래서 이번에는 까시나명상에 대한 개념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팔리어사전에 의하면 ‘까시나(Kasina)’는 ‘전체, 편만한, 완전한’의 의미가 있고, 또 ‘두루 채움의 명상주제의 토대’라고 번역한다. 사실 초기경전에는 까시나명상법에 대한 내용이 자주 나오지 않는다. 설령 나온다 해도 그 내용이 아주 간결하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까시나 경(A10:25)’ ‘꼬살라 경(A10:29)’ ‘사꿀라다이 경(M77)’ ‘합송경(D33)’ 등에서 “어떤 자는 위로 아래로 옆으로 둘이 아니며, 제한이 없는 땅의 까시나를 인식한다… 물의 까시나를 인식한다… 불의 까시나… 광명 까시나를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위 아래 옆으로 둘이 아니며 제한이 없는 까시나를 인식한다’는 뜻은 선정 속에서 확장된 까시나 표상이 수행자는 일부분이 아니라 시방세계에 가득 채워져서 제한이 없고 한계가 없이 두루 편만한 상태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문으로는 ‘두루할 편(遍)’자를 써서 10가지 까시나를 십편(十遍)이라고 했다.
그럼 ‘10가지 까시나(十遍)’란 무엇인가? 그것은 땅 까시나, 물 까시나, 불 까시나, 바람 까시나 그리고 파란색, 황색, 붉은색, 흰색 까시나가 있고, 허공 까시나와 광명 혹은 의식 까시나이다. 그러면 이런 까시나는 어떻게 닦는 것일까? 많은 경전에서 상세하게 설명했던 호흡명상과는 다르게, 까시나명상법은 ‘4부 니까야’를 두루 찾아봐도 어떻게 닦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행방법론을 찾아보기 어렵다. 초기경전에 나타나는 까시나명상의 빈도수가 매우 적은 것을 보면, 붓다는 까시나명상을 자주 가르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만약 자주 가르치지 않았다면, 중요한 방법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붓다가 까시나명상법을 가르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까시나명상이 붓다 당시 인도의 바라문이나 사문 전통에서 많이 해왔던 방법들일까? 아니면 붓다가 새롭게 창안한 방법일까? 까시나명상만이 가진 중요성이나 그 역할은 무엇일까? 이런저런 의문점을 가지고 4부 니까야 경전들과 ‘청정도론’, 아비담마 문헌들, 파욱사야도의 책들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까시나명상이 가진 몇 가지 독특한 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까시나명상이 신통지(초월지)와 무색계 선정을 성취하는데 조건(토대)이 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수행자가 무색계 선정을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까시나명상으로 사선정을 얻어야 한다. 사선정에서 수행자가 인식하고 있던 까시나 표상을 제거해주면 무색계의 첫 번째 선정인 공무변처(空無邊處)에 들 수 있다고 ‘청정도론’은 설명한다. 또한 숙명통이나 천안통 등의 신통지혜를 얻고자 할 때도 수행자는 먼저 색계 사선정을 성취해야 하고, 입정과 출정의 자유자재함을 얻어야 한다. 왜냐하면 ‘청청하고 유연하며 활발하고 흔들림이 없이 안정되고 고도로 집중된 마음상태’가 사선정의 마음이다. 그 상태에서 신통지를 얻고자 하는 의도와 결의를 일으키면, 바로 그 신통지가 작용하고 실현된다는 것이 경전과 주석서의 설명이다.
그렇다. 까시나명상은 사선정을 성취할 수 있는 명상주제라는 사실 외에도, 무색계 선정이나 신통지의 조건이 되고 다른 수행법을 지원하는 힘이 된다는 점에서 까시나명상의 중요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653호 / 2022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공유
저작권자 ©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마산 정법사, 불기 2570년 영축불교대학 입학식
진우 스님 “불법(佛法) 따른 수행으로 고통 줄여 나가야”
오체투지로 올린 평화의 발원…사노위 “전쟁 중단 촉구”
“문명전환 시대, 왜 다시 붓다인가”…실상사 ‘시민붓다학림’ 개설
목산당 지은 대종사 1주기 추모다례 봉행
여래종, 총본산 대약사사 ‘교육수련관’ 불사 회향
법륜 스님 법문 가장한 AI 영상 유포…불교계에도 '딥페이크 피해' 사례 등장
조계종 선암사 주지에 연규 스님 임명…“소방 대책 강구”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국보 기념행사 개최
BBS불교방송, 불교문화콘텐츠 포럼 개최
연재
많이 본 뉴스
01
‘기독교시장’ 앞세워 종교편향도 반복…광장·순례길·SNS 전방위 기독교 홍보
02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
03
전국선원수좌회, 선문화복지회 이사장 의정 스님 사퇴 요구
04
전주시, 관광안내·버스노선 홍보물마다 성당·예수 이미지로 도배
05
조계종 원로의원 자광원행 대종사 3월 12일 원적
06
불교계 “종교편향” 규탄 봇물…전주시 사과·철거
07
[수좌회·복지회, 갈등 왜?] 수좌 복지 공동 목표로 출발…토지 매각·의료비 중단 이유로 이견 표면화
08
“4대 분야 재교육으로 더 멋진 포교활동 전개”
09
불교계 단체들 전주시에 “종교편향 재발 방지 대책 촉구” 한 목소리
10
‘불교교육학’ 첫 발…미래세대 전법 이론체계 확립 기대
하단영역
하단메뉴매체소개 기사제보 광고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저작권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매체정보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대표전화 : 02-725-7010팩스 : 02-725-7017법인명 : ㈜법보신문사제호 : 법보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등록일 : 2005-11-29발행일 : 2005-11-29발행인 : 이재형편집인 : 남수연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6 법보신문.
All 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