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Center"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JBoH/1895b55bf89f2f1b3b5a5f743b97af5df378a39d" class="txc-image"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JBoH/1895b55bf89f2f1b3b5a5f743b97af5df378a39d" data-origin-width="1080" data-origin-height="2220"></div><p> </p><p> </p><p><span data-ke-size="size18">한국의사시인회 사화집 10집,2022</span></p><p> </p><p>김세영</p><p> </p><p>기파氣波의 강</p><p>외 2 편</p><p> </p><p> </p><p>별들의 검은 무덤 너머</p><p>화이트홀*에서 발원한</p><p>영성靈性의 강이다</p><p> </p><p>수면 위로 눈부시게 춤추는 기파들</p><p>수면 아래로 도도하게 흐르는 기파들</p><p>우주를 건너가는 혼의 은하이다</p><p> </p><p>재탄생한 기파덩이들이</p><p>다도해의 섬처럼 떠다니는</p><p>빛의 강에는 나선의 파동들이</p><p>오로라로 피어오른다</p><p> </p><p>해초처럼 일렁이는 기파의 무리들이</p><p>수십 억 년 시공 속에서 운집한</p><p>거대한 기류의 파고波高를 이룬다</p><p> </p><p>주파수 공명에 따라 이합집산하듯</p><p>인연의 매듭이 다시 얽히고 풀리듯</p><p>혼령의 백학들이 군무를 춘다</p><p> </p><p>새롭게 거듭난 혼별들이</p><p>율려의 음표를 되짚으며</p><p>우주의 영성 바다로 흘러간다</p><p> </p><p>지난 생의 강들을 건너오며</p><p>부르던 상여의 가락을</p><p>환청으로 되새기며 유영한다</p><p> </p><p>부드러운 물성物性과 아릿한 정감,</p><p>눈부신 색광色光의 신기루...</p><p>아득한 기억들을 잊지 못하여</p><p>끝없는 양자도약**의 환생을 꿈꾼다.</p><p> </p><p> </p><p>* white hole: 블랙홀과 대척관계에 있으며. 우주의 에너지 방출을</p><p>하는, 이론적 가상의 특이점.</p><p>**量子跳躍: 영성 파동의, 양자역학적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비국소적 운동성.</p><p> </p><p>------------------------------------------</p><p> </p><p>기화氣化가 되다</p><p> </p><p>칠십 년 이상 공기를 마시고 살은 탓에</p><p>육신이 풍선처럼 부풀어</p><p>팔 할이, 공기로 되어 있다</p><p> </p><p>마른 황태처럼</p><p>피부 껍질이 투명해지고</p><p>근육이 육포처럼 얇아진다</p><p>바람 든 무처럼</p><p>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다</p><p> </p><p>피복이 벗겨진 노후 된 전선처럼</p><p>신경초가 벗겨진 감각신경이</p><p>외부 자극에 민감해진다</p><p>가벼운 터치나 스킨십에도</p><p>찌릿찌릿하게 정전기 스파크가 생긴다</p><p> </p><p>감성지수가 높아져서</p><p>칠순이 지난 나이에도 때아닌 사춘기이다</p><p>세상 욕심을 내려놓으니 영육이 가벼워진다</p><p>만화방창 춘몽과 월하독작 몽상에 취해 산다</p><p>취중의 넋두리로 음유시인 행세를 한다</p><p> </p><p>육신이, 믹서기로 갈은듯 미세입자가 되고 있다</p><p>정신이, 오르가슴의 신열에 기파로 증류되고 있다</p><p>살점이 드라이아이스처럼</p><p>기체로 서서히 승화되고 있다</p><p> </p><p>틀에서 벗어난 기파의 양자도약*으로</p><p>어느 때 어디에나 직방 닿을 수 있다</p><p> </p><p>영성 자유, 날마다</p><p>기화가 되어가고 있다.</p><p> </p><p> </p><p>* 양자역학적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영성 파동의 비국소적 운동성.</p><p> </p><p>-----------------------------------------</p><p> </p><p>안단테 칸타빌레*</p><p> </p><p> </p><p>초승달로 돋아나서</p><p>잠자는 호수의 등을 밟고 가듯이</p><p>수초의 달그림자를 딛고 갈 거야</p><p> </p><p>긴 여름 여문 해바라기 씨알</p><p>한 톨 한 톨, 들길에 뿌려놓고</p><p>깨금발로 되새기며 걸어갈 거야</p><p> </p><p>동백이나 목련처럼</p><p>부푼 가슴살, 단칼에 도려내지 않고</p><p> </p><p>달맞이꽃 봉오리, 차오르고 이울어지듯이</p><p>한 달에 한 잎, 백 년을 걸려서 떨어질 거야</p><p> </p><p>달빛에 삭은 벼랑의 소나무,</p><p>천궁처럼 등뼈 휘어지게 하듯</p><p> </p><p>밤마다 별리의 가슴앓이로</p><p>촛불처럼 조금씩, 사위어져 갈 거야</p><p> </p><p>정선아리랑 실은 동강의 거룻배,</p><p>첼로 활의 안단테 보폭으로</p><p>달빛 잠방이며, 강을 건너갈 거야</p><p> </p><p>그믐달 실눈, 한 올만 남을 때까지</p><p>한 겹 한 겹. 천천히 야위어 가듯이</p><p> </p><p>극락강 건너가는 솜털 구름처럼</p><p>노을의 바람에 실려, 안단테 아니.</p><p>레퀴엠의 아다지오 보폭으로</p><p>되돌아보며, 뒷걸음으로 떠나갈 거야.</p><p> </p><p> </p><p>* “천천히 노래하듯이” 라는 음악용어이며,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p><p>『현악4중주곡 제1번 D 장조』 (작품번호 11)의 제2악장이기도 하다.</p><p> </p><p>---------------------------------------------------</p><p> </p><p>시인의말</p><p> </p><p>기철학에서의 기본적인 단위인 기氣는 현대 물리학에서의 쿼크(quark)에 해당한다. 이 기에 리理가 내재 되어 있듯이 물질의 우주 세계에는 영성 우주세계가 내재 되어 있다고 믿는다. 이 힘 즉 이 마음(理)이, 우주의 섭리라고 흔히 표현하는 우주의 현상에 내재하는 창의적인 원리이며, 우주의 정신 즉 우주의 혼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리가 양자물리학적 개념인 영성 모나드이다. 이러한 우주의 리와 영혼을 인식하고, 우주의 내밀한 섭리의 이야기를 표현한 시가 바로 우주 영성시이다.</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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