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모습을 한 그의 눈을 보면 참 차가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웃거나 장난스런 모습의 그를 보면
아주 천진한 사람일거란 생각이 든다.
그건 그의 아기같은 볼살과 입안 가득 머금은 웃음때문
일거다.
그를 첨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 십년전쯤 오빠가 사들고 온 LP를 통해서인듯...
그의 음악은 첨부터 좋아한것 같다.
그시절 라디오를 즐겨들어서 그의 음악을 접하는건
아주 쉬웠다. 틀면 자주 나오곤 했으니까.
하지만 TV에 그가 나오는 일은 흔치 않았었구,
어쩌다 나와도 그 모습이 참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어딜봐야 할지 몰라하는 그의 눈을 보면 왠지
나도 같이 어색해져서 조마조마 했다.
그래서 "그"라는 사람보다 음악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그의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첨부터
유별나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건 아니었다.
처음은 내가 좋아하는 발라드곡을 부르는 썩
괜찮은 가수란 느낌..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온건 My Story때 부터였다.
5년간의 바보같은 짝사랑이 "화려하지 않은 고백"
을 통해 혼자가 아니였음을 알게 되어서...
그때부터 그의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많은 음악중에서
조금은 더 남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세번째로 특별하게 다가온건 그후로 5년정도
흐른 지난 99년인것 같다.
힘들고 외로울때 혼자말을 중얼거리다 보면 나의
그 중얼거림들이 문득 그의 노랫말과 같음을 알고
놀랐을때 그럴때 그의 음악은 내게 좋은 친구였고
좋은 상담자였다.
"세상사는게 만만치 않다"라든가...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라든가...
"다만 당신이 궁금할뿐이죠"...
"또다른 사랑이 있기는 할까요.그런 사랑일까요"...
"내 부족함을 알며..."...
그의 노래의 수많은 구절들은 어느 순간 그대로
내마음이었다.
그렇게 그의 음악은 내게 점점 특별할게 다가왔다.
이사람은 내가 느끼는 수많은 슬픔과 기쁨들...
이 모든것을 이미 느끼고 이렇게 노래로 만들다니...
내겐 그저 고맙고 감사하고 놀라울뿐이었다.
그런 그의 음악이 네번째로 특별하게 다가온건
99년에 있었던 "무적"앵콜공연때였다.
별 좋아하지 않는 가수들 공연도 2번씩이나 간 내가
왜 그의 공연은 여태 안갔을까?
더 늙기 전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간 공연.
공연을 본뒤 그의 음악과 함께 "그"라는 사람도
나를 참 놀라게 했다.
그전까지 "그"라는 사람은 그다지 나의 이상형(?)이 아닌지라...
왜냐믄 그의 냉정해보이는 눈도...
내 다리보다도 가느다란 그의 다리도... (우이시이잉~~ 화난다)
뽀사시한 햐얀 피부도...
어느하나 나의 이상형은 아닌듯...
하나 있다면 작은키뿐...
(키작고 절대 마르지 않은 까무잡잡한 사람이
나의 이상형--> 이건 거의 돌쇠 스타일이군--;;;;)
그런 내가 공연내내 놀라며 콩깍지가 씌여가고 있었던듯 하다.
어디서 저런 펄펄나는 힘이 솟는 걸까?
어쩜 저렇게 신나게 공연할수 있을까?
그리고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걸까?
한소절 한소절 진심어린 마음으로 노래하는 모습이란...
저렇게 장시간 노래하구도 목소리가 그대로라니...?
모든게 신기하고 설레고 공연장을 어떻게 걸어나왔는지
아마 붕~ 떠서 집으로 온 기분이었으리라.
그렇게 그날의 공연으로 '그의 음악'뿐 아닌 '그'라는
사람도 새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음악'과 '그'라는 가수가 놀랍고 특별하게
느껴진 진짜 이유하나는 바로 공연장을 가득 메운
그의 열혈팬들때문이었다.
나도 그의 팬이라고 생각했지만...
공연장에서 모두 하나가 된 그의 팬들은 '그의 음악'
만큼이나 멋지고 놀라웠다.
그런 그의 팬들을 보니 '그'와 '그의 음악'이 더 멋지고
감동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 Beatles의 음악을 들은건 초등학교 고학년때쯤
아니면 중1때쯤...
그들의 음악을 첨 들었을무렵은 '참 좋은 노래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너무나도 유명한 그룹.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놀란다. 어떻게 이런 노랠 만들었을까?
이 노래들이 이렇게까지나 좋은 노래였구나...
오랜 세월 듣다보면 질려야 할텐데 어째서 더 새롭게
마음으로 다가오는 걸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Beatles 음악을 듣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했다.
처음엔 그저 히트곡이 많은 유명한 그룹으로 다가와
그들의 음악을 굳이 찾지 않아도 들을수 있구, 그래서
친숙해지고 또 좋아하게 되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수많은 유행가들
속에서 꺼지지 않은채 살아남아 어느순간 새롭게
다가오는 그런 음악...
그런데 내겐 '그의 음악'이.. '그'라는 음악인이..
그렇게 다가왔다.
세월이 지나도 꺼지지 않은채 순간순간 더 많이
새롭게 다가온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내 삶속에서 나의 감성을
깨우며 다가올지...
그래서 다가올 공연이 참 많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