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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공지보기▶ 수세 몰린 미국 금융제국 유지 위해 금융전 돌입할 수밖에
마침내 강달러 반전 진행 중…미국의 3차 금융전쟁도 시작
‘슈퍼 달러’ 기조는 달러 패권 유지 위한 미국의 금융전략
2015~2016년 미 연준이 강달러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세계 경제는 경기침체와 자산가격 폭락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정치경제학자 레이쓰하이(雷思海)는 이번 슈퍼 달러 기조가 사실은 미국과 중국의 금융전쟁 시작이라고 본다. 그동안 무역과 투자를 통해 전 세계에 달러 자본을 퍼뜨리며 달러 패권의 첨병 역할을 해온 중국이 점차 G2 구도를 깨뜨리고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수세에 몰린 미국은 금융제국 유지를 위해서라도 금융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레이쓰하이는 미국이 과거에도 ‘달러 약세 10년, 강세 5년’ 주기를 이용해 두 차례의 금융전쟁을 수행했으며, 이번이 그 세 번째 주기로, 그 주 타깃은 중국과 위안화가 될 수밖에 없음을 설득력 있게 논한다.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금융 무기와 중국의 가능한 방어책을 소개하며, 이 금융전이 어떻게 끝날지 놀라운 결말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의도한 대로 슈퍼 달러의 위력으로 초엔저 시대가 도래하고, 중국 자본시장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중국 입장에선 1972년의 중국 비밀 방문이고, 미국 입장에선 실패를 인정하고 베트남에서 군대를 철수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역사학자들이 아니라 금융학자가 역사를 썼다면, 닉슨이 남긴 최고 걸작으로 1971년의 ‘금 본위제 폐지’를 꼽았을 것이다. 그 덕분에 달러의 금 태환이 정지돼 달러와 금의 연동이 끊어지면서, 미국은 달러 패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자국의 크고 작은 금융 위기를 넘기고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미국은 달러의 국제통화 지위와 금융제국의 위력을 한껏 이용해 왔다.
슈퍼 달러, 또 한번의 금융수탈
“10조 달러를 증발시킨 주범은 다름 아닌 미국의 금융 전략이다. 1971년 달러의 금 본위제가 폐지된 후 미국은 자본의 대확장과 대수출을 통해 거대한 해외 자산 왕국을 구축했다. 미국밖에 또 하나의 미국을 세운 것이다. 이 또 다른 미국은 미국 본토의 거품 고착화 전략에 광활한 무대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 무대 위로 각국의 부를 미국으로 끌어당기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 시스템은 은밀하게 숨겨져 있다. 지난 40년 동안 10조 달러의 막대한 부가 이 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흘러들어 갔음에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때문에 중국의 정치경제학자 레이쓰하이는 <G2 전쟁, 2015∼2016 슈퍼 달러의 대반격>(부키 펴냄)이란 책을 통해 최근의 ‘슈퍼 달러’ 기조가 사실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금융전략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미 중앙은행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단순히 미국의 경기부양을 위해 꺼내든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뚜렷한 목적과 효과를 노린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본다. 그 타깃은 중국이다. 즉 지금의 강달러 기조는 글로벌 최강 G2의 한쪽인 미국이 다른 한쪽 중국과 위안화를 겨냥해 벌이는 금융전쟁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달러 수출을 타국의 부에 대한 무상점유로 전환시키는 것이 1970년대 금 본위제가 폐지된 이래 현재까지 미국 대외 금융 전략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였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전 수백 년 동안 승전국이 패전국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냄으로써 발생한 부의 이동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미국의 대외 금융 전략은 과거 서구 열강이 일으킨 전쟁과 다를 바 없다. 비록 훨씬 점잖고 수준 높은 방식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나타나는 부의 이동은 전쟁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지 않다. 따라서 이를 금융전쟁이라고 불러도 지나침이 없다.”
이러한 ‘환율전쟁’, ‘통화패권’, ‘미·중 간의 격돌’…. 언뜻 보면 몇 년 전 유행했던 ‘화폐전쟁’ 트렌드의 연장선 같기도 하다. 그러나 레이쓰하이는 기존의 인식과는 선을 그으며 화폐전쟁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한다. 지금껏 1·2차 세계대전은 물론 나폴레옹의 유럽 정복 전쟁과 미국 독립전쟁 등 근대의 많은 전쟁이 사실은 화폐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책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화폐전쟁이란 단지 음모론의 산물이며 실체가 없다는 회의적인 인식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레이쓰하이는 이런 역사적 사건들을 금융사의 일부분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화폐전쟁의 역사는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레이쓰하이에 따르면, 화폐전쟁은 자국 지폐를 대량으로 외국으로 유입시켜 타국 경제의 순환 시스템을 끊어야만 비로소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화폐전쟁은 달러의 금 태환이 정지된 1971년 이후에야 나타날 수밖에 없다. 금 본위 시대의 달러나 파운드화는 통화 발행이 귀금속 양의 제한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물량 공세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레이쓰하이는 화폐전쟁이란 통화 패권국만이 누릴 수 있는 특수한 권력이라고 규정한다.
미국의 3차 금융전쟁 시작인가?
레이쓰하이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두 차례 금융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첫 번째 금융전쟁은 1970~1985년에, 두 번째 금융전쟁은 1985~2001년에 치러졌다. 두 번의 전쟁 모두 15년 동안 지속됐는데, 달러 가치가 10년가량 폭락했다가 나머지 5년 동안 급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 미국은 약달러 정책으로 타국 통화가치를 절상시킴으로써 달러 자본이 몰리고 경기가 과열되도록 만들어 자산거품을 부추긴다. 이렇게 달러 약세 기간을 10년쯤 보낸 다음, 금리를 크게 인상해 달러 강세 국면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면 고금리의 유혹에 이끌린 국제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타국 자산들은 가격이 폭락한다. 이 5년간의 강달러 시기에 미국 경제는 해외에서 유입된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한 반면, 나머지 나라들은 대부분 불황을 겪었다.
1차 금융전쟁의 강달러 기간에 1980년 2조7000억 달러였던 미 GDP가 1985년 3조9000억 달러까지 44퍼센트나 증가했지만, 서유럽 각국 경제는 미국의 고금리 정책 탓에 자국 자산의 가격을 유지하지 못했고 5년간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차 금융전쟁의 강달러 기간에 미국은 GDP 증가율이 평균 4퍼센트를 웃돈 반면, 일본 GDP는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하며 유명한 ‘잃어버린 10년’을 맞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닥쳤으며, 러시아 등도 모라토리엄(지급 정지)을 선언했다.
그런데 2002~2012년에 다시 한 번 달러 약세가 유지돼 달러 자본이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갔고, 이제 마침내 강달러 반전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3차 금융전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사례에 비춰 보면 지폐 발행을 통해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은 길어야 6년밖에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미국에게 그 6년이 되는 해가 바로 2014년이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에 비해 경제력이 훨씬 강하다는 점과 달러의 국제통화 지위를 감안하면, 미국이 실시한 통화 확장정책의 유효 기간은 아마도 일본보다 1~2년쯤 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15~2016년이 되면 화폐 발행을 통한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상실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중국 방송사 CRI의 국제 문제 전문가 겸 <스제신원바오(世界新聞報)> 수석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레이쓰하이도 미국의 이러한 금융전략이 일부러 고안된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며, 미국이 금융제국으로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거나 우연히 터득한 기제라고 평가한다. 화폐전쟁을 미국 엘리트층이 만들어낸 음모라거나 밀실정치의 산물로 규정한 기존의 화폐전쟁 트렌드와는 다른 인식이다.
중국 자본 시장 붕괴 시작?
이번 강달러 정책은 중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 힌트는 미 연준의 제5차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심사)에 들어 있다.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미국 19개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는 것인데, 2012년 11월15일 연준이 발표한 제5차 스트레스 테스트 조건이 특이했다. 2015년 2분기 미 GDP가 5퍼센트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실업률이 12퍼센트까지 치솟아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자산의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며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0퍼센트 하락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한 것이다.
이 같은 자산 가격 대붕괴 시나리오에 대해 일부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연준은 미 금융 기관들에게 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연준은 이 시나리오에서 ‘중국 및 아시아 경제의 성장둔화’를 중요한 외부 요인으로 제시했다. 4차 테스트까지는 없었던 이 요인이 포함됐다는 것은 미국 경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미 금융 기관들이 중국과 아시아 사업을 축소하고 아시아 자산에 대해 더 많은 자본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시중은행과 투자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 충족을 이유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중국 기업의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미 연준 양적 완화 종료하고 금리인상 카드 만지작…왜?
뚜렷한 목적과 효과 노린 의도적인 전략…그 타깃은 중국
“이토록 마음껏 CDS를 이용해 자본을 확장하고 자기자본비율을 8퍼센트 이상에서 유지하기로 한 바젤 합의를 가뿐히 무시해 버릴 수 있는 것은 국제 통화를 가진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나라들은 국제 통화라는 비빌 언덕이 없으므로 CDS를 대규모로 이용할 수 없다. 이는 CDS가 유독 미국에서만 승승장구했던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첫 번째 금융 핵무기인 유로달러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만 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두 번째 금융 핵무기인 CDS는 달러가 강세든 약세든 관계없이 미국이 시장 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저렴한 자본을 확보해 세계 구석구석으로 달러 자본을 확대할 수 있도록 무궁무진한 ‘실탄’을 공급한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레버리징을 이용한 세계적인 캐리 트레이드에 단기 손실이 발생하게 되고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주식, 원자재, 신흥시장 자산 등 리스크가 높은 자산을 한꺼번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금융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된 상태에서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자산 가격이 장기 침체에 빠지고 각국은 불가피하게 자산 매각을 통한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나 투자의 축소)에 나설 수밖에 없다.
신흥경제국도 큰 타격을 입는다. 미국이 7년 가까이 통화 확장 정책을 유지하는 동안 신흥경제국의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나타나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제 성장률 둔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2013년 브릭스 국가 중 미국 신용평가사들로부터 BBB, BBB-, BBB+의 국가 신용등급을 받은 나라들이 수두룩한 상태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대부분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들 나라에 들어가 있는 자본이 일제히 빠져나와 시장이 거의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은 외화 자산이 가장 위험하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외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본원 통화를 공급하는데 이러한 외화 자산이 인민은행 자산 총액의 80퍼센트를 넘게 차지한다. 만약 중국의 외화 자산이 공격받아 외환 보유고가 단기간에 급감하면, 중국의 본원 통화 공급량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해 시중 통화 공급량 M2(본원 통화 + 통화 승수)의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전체 금융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본원 통화 급감과 자산거품 붕괴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심지어 미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에도 출현한 적 없는 심각한 위기다.
이미 중국 경제에는 악성 자산거품이 만들어져 있다.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2013년 중국의 주택 가격이 1인당 평균 소득의 30~45배에 달했다. 미국의 9배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치다. 국제 자본이 중국에서 공매도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이미 마련돼 있으며, 달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을 통해 강달러 정책으로 전환한다면 부동산 가격을 비롯한 중국의 자산거품이 일제히 폭락하고 은행의 부실 채권율이 상승할 것이며, 미국의 3대 신용평가 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물론 지방 정부, 시중은행, 회사채 등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시킬 것이다. 그러면 중국에 들어와 있는 해외 자본이 중국 자산을 투매하고 자본의 대이탈이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 외화 자산이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이 유로존 회원국들의 국채와 유로화 자산, 일본 국채, 금인 것도 문제다. 달러 금리 상승으로 유로화 및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금값이 폭락하면 중국 외화 자산의 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곧 외환 보유고 위축으로 이어져 앞에서 말한 상황들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G2 전쟁의 결과는 달러 약세?
그러나 레이쓰하이는 놀랍게도 이번 금융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날 수 없을 것이라 전망한다. 연준이 그동안 펼쳐온 경기 부양책이 실물 경제를 회복시킨 것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대량으로 찍어내 빚으로 부풀린 경제성장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쓰하이는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거나 자산을 일부 매각한다면, 제일 먼저 미국의 자산거품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물 경제의 성장 없이 유동성이 회수되고 금리가 인상돼 재무 비용이 상승한다면, 금융자산의 가격이 높을 때 처분해 이익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자산 가격이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고 연준이 제5차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예행연습까지 마친 부분이다. 자국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을 미리 대비시키고 단련시켰던 것이다.
미국이 그럼에도 강달러 반전을 강행하는 이유는 자국의 손실에 비해 타국이 더 막대한 피해를 입음으로써 자국으로 돌아오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중국의 자산거품을 붕괴시키고 해외 자본의 이탈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유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레이쓰하이는 현 상황으로 볼 때 중국이나 유로존이 향후 수년 내에 미국보다 더 거대한 자산거품이 발생하는 것을 용인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중국은 향후 약 10년 동안은 무역 흑자가 유지될 전망이어서 외환 보유고가 고갈될 위험이 거의 없다. 현재 자산도 70조 위안에 달해 재정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다.
레이쓰하이는 앞으로 3~5년 사이 중국이 주택 가격의 거품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유로존이 전략적으로 큰 실수를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미국은 달러 가치를 급반등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강달러 정책은 미국의 ‘원맨쇼’로 끝나고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는 비극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쟁의 끝은 새로운 달러 약세 주기다.
‘샌드위치 신세’의 한국은?
중국은 당장의 강달러 위기를 벗어나야 하는 것과 더불어 장기적으로도 경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 ‘농촌 토지의 화폐화(매매 자유화)’를 실시하면 도시 주택 가격을 끌어내려 부동산 가격 거품을 줄이고 최소 65조 위안의 부를 새로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부를 자산 유동화해 금융 강국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또 외화 매입에 의존하는 현재의 통화 발행 방식을 바꿔 ‘통화 독립’을 이뤄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는 ‘위안화 국제화’를 성공시켜 국제 무역 결제 통화와 외환 시장에서의 위안화의 사용 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최대 수입국이자 수출국인 중국과 제2의 수출국인 미국이 맞붙는 G2 전쟁에서 한국 경제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IMF(국제통화기금)는 2014년 10월 말 발표한 ‘2015년 아시아 태평양 경제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미국이 급격히 금리를 인상해 미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일본은행마저 양적 완화를 예고하고 있어 슈퍼 달러와 엔저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약달러와 엔고가 나타나는 시기에 크게 성장했고, 강달러와 엔저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외환 위기가 그랬고, 2004~2005년 연준의 기준 금리인상 이후 엔저가 지속되자 외화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것이 그랬다. 그만큼 경제 구조가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하다.
경제 구조를 단기간에 바꿀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 이미 유로화가 탄생해 달러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고 위안화 역시 10년 내에 세계 3대 결제 통화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4년 12월 서울에 위안화 청산은행이 출범함으로써 원 위안화 은행 간의 직거래 시장이 문을 열고, 우리 정부가 위안화 표시 외평채(외국환 평형 기금 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도 위안화의 부상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현대 통화전쟁의 본질과 정수
위안화 국제화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협이다. 중국 자본시장이 개방돼 국내 기업과 투자자의 기회는 더욱 늘어날 수 있지만, 외화 운용의 고민거리가 늘어나고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축 통화가 많아지면 불확실성이 커진다. 달러 일극 체제가 미국에게 부당한 이익을 안겨주긴 했지만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해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한 공로도 있다.
따라서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를 지켜보면서 이를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외 경제 충격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통화 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