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CD1)-Intro
02 잠시만 안녕 (Pop Ver.)
03 사랑하고 싶었어
04 마지막 내 숨소리
05 Best Friend
06 변함없는 나
07 天의 안부
08 12月
09 사랑하는 날 (Loving Day)
10 하얀 하늘
11 파애(破愛)
12 서시
13 잠시만 안녕 (Original)
14 (CD2)-Intro
15 Insanity
16 One Love
17 Disco Fever
18 Doesn't Matter
19 흰눈에 쌓인 이 거리에서..
M.C. The Max - 1집
탄탄한 기본기에 충실한 아주 괜찮은 출발.
때는12월 셋째 주 토요일, 필자는 착잡한 마음으로 교회를 가는 길이었다. 그동안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소화했던 교회의 직분을 놓기 위해 목사님께 이야길 드리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택시를 잡아 타고 한 5분쯤 달렸을까? 갑자기 라디오에서 "M.C. The Max가 부릅니다. 잠시만 안녕~"이라는 멘트가 나오더니 아주 흔하게 들을 수 있었던 멜로디가 내 귀에 들어왔다. 아니나다를까. 그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X Japan'의 'Tears'라는 곡이었다.(여기서 잠시만...내가 X Japan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지 개인적 취향에 근거한 것이니 X Japan의 팬들, 오해없길 바란다. 'Tears'라는 곡도 친구가 이들의 노래라 해서 알게 되었다.) 근데 웬일인가? 가사만 한국어로 바꾸어 툭 튀어나왔던 것이다. 이거 또 표절이야? 아니겠지...허가를 받았을 거야...하는 복잡한 마음으로 교회에 갔다. 목사님실에 들어가기전에 도저히 아까 택시에서 들었던 M.C. The Max라는 이름을 인터넷 뉴스에서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좋지 않은 첫인상이었지만 목서님실에 들어가서 용무를 보는게 우선순위였어야 할 내가 인터넷을 먼저 보게 만든 원인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X Japan의 곡을 표절 혹은 개사했다는 좋지 않은 생각이 들면서도 어딘가 매력적이었던 이 남자보컬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문차일드 라는 예전 팀에서 키보드 주자가 빠진 3인조의 팀이었고, 'Tears'라는 곡의 원 작곡자인 요시키 라는 인물(X Japan의 드러머로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이며 계집애같은 모습의 얼굴을 하였다고 한다. 필자더러 X Japan의 얼굴을 모른다고 트집 비슷한 것을 잡을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필자는 클래식 & 재즈 마니아다. 어쩌면 모르는게 당연할 수 밖에...하지만 개인적으로 안티나 뭐 이런거 아니니까 염려 놓으시라.)이 이들에게 직접 곡의 사용권한을 주었다 한다. 어쨌거나 예전부터 문차일드 라는 팀은 신해철이 키운 팀으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팀이 아니었던가. 몇 안되는 '고등학생 연주팀'이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생 답게 연주도 노래도 사실은 풋풋한 아마티가 났던 것이 당시 그들이 가진 핸디캡이었다. 결국 그중에 이름을 알 수 없는 키보드주자는 연기자한다고 나가지 않았던가? 연기 잘 하고 있을거라 믿고 1년 6개월인가 하는 기간동안 열심히 수련을 했다 하니 속는셈치고 동네에서 음반을 구입하기로 했다.
일단 잠시만 안녕은 멜로디를 다 알고 있고 개인적으로 외국곡 개사해서 부르는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다음으로 스킵했다. '사랑하고 싶었어'라는 모던한 발라드에 이어 필자의 귀를 유혹하는 곡이 있었으니, '마지막 내 숨소리' 라는 곡이었다. 듣는 순간 '아 김현철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작곡가는 김현철이고 전형적인 김현철식 발라드인데, 여기서 M.C. The Max 라는 팀이 아주 '잘 한다'라는 느낌이 순간 스쳐갔다. 일단 보컬리스트가 김현철의 곡이라는 느낌을 아주 잘 살리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작곡자의 감성을 파악하여 느낌을 살린다는 것은 보통의 센스가 아니면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혹자는 '개성이 없다'라고 비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편견으로 바라본 시각에서의 이 곡의 연주와 노래는 가히 '훌륭했다'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개성이야 나중에 스타일을 자신들이 음악을 하면서 정립시킨다면 되는 것이고 아직 1집이기에, 기본기를 눈여겨 본 건데 일단 그 곡에서 보여준 그들의 센스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앨범 전체를 보아 가장 잘 다듬어진 트랙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다양한 스타일의 발라드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퀄리티를 줄 수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어보면 록을 기반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만약에 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기존의 록 팬들에게 이 앨범은 무참히 욕만 먹는 음반으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곡을 제공한 작곡가들의 성향에 있어서나, 그들이 또 다른 한장의 CD에서 보여주는 곡들은 '록만을 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속삭이는 듯 하다. 그들은 젊지만 상당히 어덜트한 면들이 많이 보이는데, 젊은 나이에 이런 느낌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센스를 많이 공부한 듯 하다. '이수' 라는 보컬의 목소리는 많이 올라가는 고음역대를 자랑하지 않는다. 충분히 고음을 낼 수 있겠지만 자제하고 있는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 이수의 보컬에 높은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젊은 나이임에도 철없이 '많이 올리면 장땡이다.'라는 식의 심기불편해지는 보컬을 지향하지 않고 감성을 중시하는 보컬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서포트 해주는 연주멤버들의 연주 또한 상당히 성숙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연주라면 나이가 좀 든 김정민씨나 박상민씨가 불러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겠다는 느낌을 주었다. 어쨌거나 감성을 중시하는 노래와 연주는 상당히 높은점수를 주고 싶다.
CD 2 에 있는 곡들은 그들이 직접 만든 곡으로 알고 있는데, 펑키와 모던, 그리고 댄스성향의 음악까지 시도했다. 1집이라는 점에서 이런 시도는 비교적 바람직한 것 같다. 아직은 성장과정이니, 그들이 '우리가 스타일을 찾기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소'라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는 느낌이기도 했다. 개성은 아직 부족하겠지만 기본기가 되어있으니 이러한 시도들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재즈음악과 흑인 업비트의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Disco Fever'라는 곡이 귀에 잘 다가왔다.
전체적으로 이 앨범은 기본기에 충실하고 있다. 필자가 이 M.C. The Max에게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바로 탄탄해진 기본기이다. 과거 나타났던 그룹들 중 상당수의 젊은 그룹들은 연주를 한답시고 곡의 흐름이나 그런것들을 다 무시한 채 천방지축으로 '개성있는 듯' 뛰놀던 '되먹지못한' 그룹들도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M.C. The Max를 보면서 괜찮은 미소를 지을수 있었던 것은 감성과 기본기를 중시한 그들의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이 필자의 눈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2002년 겨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대어를 낚은 듯한 기분이다. 앞으로 자작곡들이 많아야 하고 그들만의 느낌을 가져야 하는것은 숙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첫 걸음마이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듣는 청자들의 잘못일 것이다. 꾸준히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음악을 듣는 리스너들에게도 더 좋지 않겠는가? 물론 팬의 입장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들은 발전할 것이다. 이제 M.C. The Max의 행보를 지켜보며 그들이 들려주는 따뜻한 감성의 발라드로 겨울나기를 하는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글/배영수(Mr.Gigger의 Music Studio시삽. 재즈 평론가, 음반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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