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연화사 주지, 승용차로 신도상해
폭언 등 진주경찰서에 형사 고소 당해
신도회‧운영위 의견 묵살해 집단 반발
주지, “신도회가 날 몰아내려 억지주장”
총무원 호법부 조사착수…갈등 골 깊어져
진주 연화사 주지 스님과 신도회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도회가 주지 스님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
새로 부임한 주지 스님이 신도회와 갈등을 빚다 신도들에게 폭언을 일삼는가하면
자신의 승용차로 신도를 쳐 형사고소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진주 연화사 A신도에 따르면
지난 7월13일경 이 사찰 주지 스님은 면담을 요청하며
신도들이 승용차를 가로막자 고의로 차를 운행해 상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이 신도는 무릎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곧 스님을 고의상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신도는 스님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해
진주경찰서에 고소를 했다.
또 주지 스님은 신도회의 신행활동을 방해하는가 하면
신도회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불법집회라고 경찰에 신고해
하루에도 두세 번 경찰이 출동하는 등 촌극을 빚고 있다.
신도회에 따르면
이 같은 갈등은 지난 4월 새롭게 주지 스님이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이 스님은 부임과 동시에
20년 가까이 근무했던 사무장과 직원을 일방적으로 해임 했으며
30년 넘게 이 절에서 공양주로 살았던 70대의 노보살을 사찰에서 나가도록
종용해 결국 자진해 그만두도록 했다.
이 스님은 또 연화사 신도회가 주축이 된 구도회를 비롯해
8개 신행단체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며
연화사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으며
신도회장을 일방적으로 해임하고 자신의 임의대로 새로운 신도회장을 임명했다.
그런가하면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찰운영위원회도 거부한 채
독단적으로 사찰을 운영하면서 신도회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는 게
신도회 측의 설명이다.
이에 반발한 신도회 측이 면담을 요청하고,
운영위원회를 열어 사찰 운영을 진행할 것을 건의했지만
주지 스님은 이를 거부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스님은 신도들에게
“죽인다, 씨부리지 마라, 연화사를 떠나라”
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으며
번번이 신도회 측의 의견을 묵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신도회가 천불전에서
‘연화사 정상화 발원을 위한 참회기도’를 진행하자
고의로 연등 등을 법당에 쌓아두도록 해 신도들이 법당을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기도 했다.
참다못한 신도회는 최근 신도 1200여명이 연명해 조계종 호법부에 진정을
제기해 연화사 정상화를 위해 총무원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연화사 신도회 한 관계자는
“사찰 종무원에 대한 인사와 운영은 주지 스님의 고유권한일 수 있지만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으로 운영될 때 사부대중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며
“그럼에도 주지 스님은 사찰 신도회를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찰을 운영하면서 사찰 대중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화사 주지 스님은
“모든 분란은 신도회가 나를 괴롭혀 절에서 나가게 하기 위한 것”
이라며
“오히려 내가 피해자”
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차로 신도를 쳤다’
는 신도회의 주장에 대해
“용무가 있어 차를 타고 나가려는 데 신도들이 앞을 가로막아
차를 조금 움직이면 겁을 먹고 비킬 줄 알고 아주 천천히 1m 가량을 움직였을 뿐”
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공양주를 내보냈다’
는 것과 관련해서도
“노보살이 몸이 아파 나가겠다고 말해
두 달치에 해당하는 보시금과 약값을 더해 보내드린 것”
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연화사 신도회 관계자는
“우리 신도들은 평생을 연화사에서 봉사한 공양주 보살님을
친어머니처럼 따르고 존경했던 분”
이라며
“몸이 아파 스스로 나가셨다면
왜 공양주 보살님이 인근 사찰에서 다시 공양주로 살고 있겠느냐”
고 반문했다.
실제 연화사 전 공양주 보살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30년 가까이 연화사에서 일해 내 집처럼 여기고 살았다”
며
“그러나 새로 주지 스님이 부임한 이후 곧 공양주를 바꾸겠다는 말을 들었고
그 때부터 마음이 불편해 있을 수가 없었다”
고 토로했다.
주지 스님과 신도회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연화사는 사실상 신행활동이 중단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일로 청담 스님을 비롯해
관응, 성철 스님 등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큰 스님들이 주석했을 뿐 아니라
진주지역 불자들의 신행 중심지였던 연화사가
그 위상을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