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수
청주시 강서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초심을 잃지 않으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즉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를 갖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태백이 어린 시절에 공부에 싫증을 느껴 서당에 가지 않자 아버지가 이태백을 산으로 보내 공부를 다 마칠 때까지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 이태백은 중도에 포기하고 산에서 내려오던 중 웬 할머니가 물가에서 도끼를 갈고 있는 것을 봤다. 할머니에게 왜 도끼를 갈고 있냐고 묻자 할머니는 "바늘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놀라 도끼가 어찌 바늘이 될 수 있겠냐고 묻자 할머니는 "이렇게 계속 갈다 보면 언젠가는 도끼도 바늘이 되지 않겠느냐"라며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도끼로 바늘을 만들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그 길로 이태백은 다시 산으로 올라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학문에 매진했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기대감과 설렘, 그리고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낀다. 나 또한 처음 발령을 받고 첫 출근을 하던 날 그런 기분을 느꼈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 속에 많은 생각을 하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만큼 간절하고 강한 의지와 함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정신없이 업무를 익히고, 민원인을 응대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책상 앞 거울 속의 나를 마주했을 때, 정말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첫 출근하던 날 결의에 가득 찼던 나는 어디로 가고, 피곤하고 지친 기색만 역력한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출근한 지 고작 한 달이 지난 후였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한때 위기에 빠진 적이 있었다. 20~50대 현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세련됨이라는 가치를 팔며 시장의 중심으로 거듭났지만 지난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브랜드 컬러를 상실하고, 경제 위기까지 겹쳐 매출이 급감했다. 이에 600만 달러의 손해를 감수하고 미국 전역에 있는 매장 7000곳의 문을 닫고 3시간 30분 동안 직원 재교육을 실시했다. 그 후 스타벅스는 107억 원 달러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초심으로의 회귀'를 추진해 다시 고객의 신뢰를 얻은 것이다.
이처럼 초심은 우리에게 열정을 불어넣어 주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의욕을 회복시켜 준다. 나는 그날 저녁, 수험 기간 동안 짤막하게 적어놓은 일기들을 다시 보며 반드시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초심을 되새겼다. 일을 하다 보면 또 초심을 잃고 나태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 초심을 잃었다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초심을 잃는 날, 나는 심기일전해 '초심불망 마부작침'의 각오로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