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네덜란드 항공을 타게 되었다.
그래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 3일 정도 한국인 민박집에서 머물고 스웨덴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풍차민박은 한국인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주인아주머니가 너무 깔끔하고 음식 솜씨가 좋았다.
Metro 역에서도 가까워 맛있는 아침을 먹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었다.
우선 3일짜리 트레블카드를 사서 트램과 버스, Canal 을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어 길이 서투른 여행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도시가 아담하고 예뻤으며 대부분의 노선이 중앙역(Centraal Station)과 연결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가 거의 없었다.
설사 길을 잃었더라도 중앙역으로 다시 오면 되니, 대중교통을 잘못탄다 한들 아무 걱정이 없었다.
현대 미술관 건물은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빌딩이다.
하루 종일 박물관 투어를 했다. 물론 트레블 카드로 박물관 입장 역시 대부분 free!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여서 더 아름답게 보인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가용보다 자전거를 퍽 선호하는 것 같다.
온통 자전거 물결과 트램이 대부분이다.
공해가 덜하고, 국민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고흐박물관>
같이 간 최정례 시인님은 고흐에 반해 첫날 도착하자 마자 하루종일 고흐 그림에 열중했다.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고흐 발자취를 보아서 더 그러신 것 같았다.
물론 나도 고흐를 좋아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고, 무엇보다 피곤했다.
하지만!!!
뜻밖에 수확이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여류화가 '마릴렌 뒤마'의 특별전시를 보게 된 거였다.
그녀는 남아공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네덜란드에 정착한 우리 또래의 여자였다.
대부분 아프리카 사람들의 아픔이나 아동학대, 여성의 성적 착취 같은 무겁고 거북한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
나는 왜 그런지 이런 주제에 끌린다.
마침 그녀는 수많은 화가들의 방문을 받고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고 있었다.
가운데 얼핏 보이는 갈색머리의 여자가 마릴렌 뒤마이다.
첫째 날은 여기 저기 박물관 투어를 하고
둘째 날은 <안네 프랑크의 집>을 가기로 했다.
나름대로 서둘렀는데 도착하고 보니 한도 끝도 없이 줄이 길었다.
날씨까지 바람이 불고 추웠다.
다행히 겨울 점퍼를 입고 와서 그나마 괜찮았다.
내 앞에 서 있는 중년의 아줌마는 네덜란드 사람인데 항상 올 때마다 줄이 길어서 매번 포기하곤 했단다.
그러나 오늘은 아무리 기다려도 꼭 보겠단다.
우리는 무려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 안네 프랑크가 숨어 살던 집을 돌아볼 수 있었다.
돌아보는 내내 어찌나 가슴이 저릿하고 아프던지...... .
안네의 일기는 수용소에서 홀로 살아남은 안네의 아버지인 오토씨가 후에 발견해서 출간했다 한다.
안네가족과 페터 가족이 살던 방은 오토씨의 요구에 의해 비워두었는데
이는 돌아오지 못하는 유태인들을 상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기에 밖에 있는 안네의 동상에서 한 컷!
오후에는 운하를 운행하는 Canal 유람선을 타고 도시 전체를 돌아보았다.
첫댓글 제가 더 설렙니다.~~ 오, 안네~~, 고흐, 교수님, 행복한 시간이시네요.^^
선생님, 정말 오랫만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고 멀리까지 가셨군요. 건강하고 즐겁게 잘 지내고 오세요. 이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