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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0 철도여행기262 문산4, 전곡1, 의정부1 경의선, 경원선 그리고 의정부 찌개 골목에서 |
오늘 여행 사진은 아래의 사이트를 클릭할 것!
http://sakaman8.com.ne.kr/photo_94.htm
가까운 곳이지만 평소에 가보지 못한 곳이라 약간은 낯설다.
처음에는 낭만의 경춘선을 돌아볼까 하다가 생각을 바꾸어, 서울역에서 도라산역까지의 경의선, 의정부역에서 신탄리역까지의 경원선 코스를 돌아 보기로 하였다.
이용 교통편은 다음과 같다.
#2021 통근열차 서울(15:50)->문산(17:02) : 1,200원 시외버스 문산(17:30)->적성(18:10) : 1,950원 시외버스 적성(18:20)->전곡(19:05) : 2,900원 #2328 통근열차 전곡(19:29)->의정부(20:14) : 1,200원
현재의 집인 수유리에서 의정부를 경유하여 일영역에서 표를 구입하고, 구파발을 지나 서울역에 도착하니 열차 출발 2분 전이다.
황재호님을 만나 열차에 올랐다.
늦게 왔지만 운이 좋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연대 앞의 젊은이들의 천국인 신촌, 가좌, 우리나라 대표 열차의 출발지점이며, 옛 역사가 헐려 버린 수색역, 우리 동호회를 위해 항상 도움을 주시는 임동업 역무원님이 계시는 화전역, 강매, 고속철도 차량기지가 있는 행신역, 능곡, 교외선과 경의선이 분기되며 일산선이 만나는 대곡역, 주위에 아무 것도 없어서 약간은 썰렁해 보이는 곡산역, 까페촌과 많은 먹거리가 있는 백마역, 아파트촌이 많은 일산, 탄현 그리고 어렸을 때 운정저수지의 기억이 있는 운정, 금릉, 금촌, 월롱, 까페 회원 중 조폭토끼(별리)라는 분이 사시는 파주역을 지나 문산역까지 인근의 시골+도시의 풍경을 보았다.
디젤이나 전기기관차가 견인하는 열차가 아닌 CDC 동차이기에 여행에 대한 낭만을 느끼기가 쉽지 않지만, 시간이 없을 때 이렇게 가까운 곳이나마 열차를 타고 달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통일한국에 대비하여 신축된 문산역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었다.
역사를 나와 한 10여분간 걸으면 문산터미널이 보인다.
터미널 대합실은 안쪽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터미널 옆의 모 페스트푸드 음식점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이럴 때 길목이 좋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터미널에는 시외버스 외에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꽤 먼 거리일 듯), 대성동(영화 JSA 촬영지를 가는 버스)으로 가는 버스가 눈에 띈다.
우리가 타고 가야 할 금촌 맥금동 출발 문산경유 적성행 92번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7:40분 버스를 타고 달릴 때 창 밖을 바라보면 도시적인 이미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주로 시골스러운 풍경, 시원스럽게 뚫려 있는 도로, 군부대의 철책, 꼬불꼬불 들어가는 마을 길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0분여를 달려 적성에 도착하였다.
왁자지껄한 적성장터와 3km 정도 떨어진 황포돛배를 타는 곳으로 가고 싶으나 시간상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터미널에는 불광동(서울), 의정부 등의 목적지가 적혀 있는 버스가 보이며 바깥으로 우리가 타고 가야 할 전곡으로 가는 52번 시외버스가 보인다.
참고로 이 버스는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파주, 문산에서 적성에 도착한 버스와 환승이 가능하다.
잠시 터미널 주위의 풍경을 바라본 뒤 버스를 옮겨 타고 18:20분 출발한다.
역시 시골스러운 풍경, 군부대, 꼬불꼬불한 시골길 등을 보며 1시간여를 달리니 전곡역이 보인다.
이제 제법 날이 어두워졌다.
역 앞 풍경은 서울역이나 문산역의 한적한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화장이 진한 여자들(뭐 알아서 상상하시길), 조별로 움직이는 군인들 등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약간은 혼잡해 보인다.
이런 상태라면 열차에 앉아서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천천히 승강장으로 나가니 출입문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상태이다(완전히 지하철 탑승 분위기이다)
약간의 시간을 기다리니 3개의 등을 밝히고 열차가 들어온다.
입석 손님이 제법 있기에 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데 한탄강역을 지나 초성리에서 손님이 내리는 덕에 앉을 수 있었다.
계속 탑승하시는 손님이 내리시는 손님보다 많다 보니 어느새 열차는 만원이다.
의정부역에 도착할 때까지 피곤함에 잠이 들었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의정부의 명물 부대찌개를 먹어 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배도 고프고 의정부에 온 김에 부대찌개를 먹지 않고서는 돌아갈 수 없었다.
의정부역에서 의정부찌개 골목을 찾아가기 위해 길을 물어보았다.
구양주군청 옆 골목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의정부역에서 도보로 15분이면 충분하다)
찌개골목(명물거리)은 그리 크지 않지만 찌개의 명물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46년 정도된 원조 부대찌개집인 오뎅식당으로 들어간다.
이름이 재미있는데 무슨 사연이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
알고 보니 46년 전에는 오뎅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 부대찌개의 유래(네이버 오픈사전에서 퍼옴) 부대찌개를 '햄과 소시지의 행복한 만남' 정도로 말하지만 부대찌개의 탄생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원래 부대찌개는 이 땅에 미군들이 들어오면서 생긴 음식이다. 진정 음식다운 음식이 아니고 어정쩡하게 생긴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미군들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모두가 알다시피 해방직후보다는 6.25전쟁 이후이다. 그러면서 생긴 것들이 바로 군사문화(G.I문화)이다. 이 부대찌개도 이 군사문화의 한 사례임을 알 필요가 있다. 미군의 군수품으로 지급된 햄, 소시지 등은 일정한 유통기한이 지나면 자동 폐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한다. 더구나 먹는 음식에 있어서 단 하루만 지나도 여지없이 폐기처분하고 마는 것이 흔히 얘기하는 '미국식 합리주의'이다. 그런데 전쟁 직후 먹을 것이 턱없이 모자랐으며, 특히 고기를 거의 먹을 수 없었던 우리에겐 미군이 버린 햄과 소시지는 그야말로 소중한 음식이었다. 고기대신에 이 햄과 소시지에 김치를 넣어 끓인 '부대찌개'는 그 땐 정말 환상적인 음식이었다. 해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이 '부대찌개'인데 부대 즉 미군부대에서 나온 식품으로 만든 찌개란 뜻이다. 이 음식의 원조격인 미군부대 주변에서는 존슨탕(Johnson탕)이라고 불린 적이 있었다 한다. 우리에게 김서방이 대표적인 사람이듯이 미국 사람들에겐 존슨이 흔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 싼값에 단백질(고기?)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의정부, 동두천, 평택 등 기지촌 주변에서부터 시작되어 차츰 전국으로 퍼져 나간 것이 바로 이 음식, '부대찌개'이다.
오뎅식당 역시 이런 유래의 관점으로 보면 된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찌개로 인하여 뿌옇게 김이 서려 있는 풍경을 보니 더욱 군침이 돈다.
지금은 김치와 고추장의 절묘한 조합으로 더욱 맛있어 보인다.
명물거리에 있는 식당마다 각기 다른 야채와 소스로 요리를 하기에 다양한 부대찌개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당면, 라면 등의 사리 등을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
그런데 이 곳의 특징을 보면 의정부 부대찌개가 아닌 명물 의정부찌개라고 했을지 너무 궁금하였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어려웠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이라 그 자체가 명물이라는 인식이 손님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오래 전 위생 관념이 부족해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식자재를 사용했을 때 유래된 부대찌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그래서 거리 입구에 대형 아치를 설치하고 대외적으로도 명물찌개거리라는 이름을 홍보하고 있다.
천천히 먹어볼까?
부대찌개 2인분+식사2=6,000원, 그리고 라면사리 1인분=1,000원 총 13,000원에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뜨거운 김을 맞으며 얼큰하면서도 푸짐한 부대찌개를 먹어본다.
모든 야채와 국물을 다 마셔야 할 정도로 너무 맛있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명물거리 건너편에서 1148번을 타고 30여분을 달려 수유리에 도착하여 오늘의 짧은 여행을 마쳤다. |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저도 의정부를 찾을때마다 부대찌개를 먹는데 소세지와 야채 라면 찌개의 조화.. 생각만 해도 또 군침이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