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발병하고서는 자주 왔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찾게 되었네요.
들어온 김에 제 이야기를 올립니다.
저는 2003년 봄에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습니다.
딸을 출산하고 3개월 무렵의 일이었습니다.
아기는 밤낮이 심하게 바뀌어서 출산 후 그때까지 저는 잠을 깊이 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태열 증상이 있어 쌀쌀한 밤에도 방을 무척이나 서늘하게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른 분들처럼 극심한 피로에 감기 증상이 있었나봅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지럼증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귀가 조금 덜 들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로 다음날 동네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귀에 물이 찼다며 열흘 정도 치료를 받으라고 합니다.
제가 돌발성난청이 의심된다 하자 그럴리 없답니다... 의사말을 못 믿냐는 눈치입니다.
( 알고보니 필요 이상으로 치료 길게하고.. 돈에 눈이 먼 병원이었습니다.. )
심상치 않은 증상에 이미 돌발성 난청이라 판단한 저는 다짜고짜 진단서를 부탁하여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MRI를 비롯한 각종 검사 후 의사는 돌발성난청이라 진단하였고 즉시 입원, 약물치료를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밤을 새워가며 모유를 먹이기에 열심이었던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여느 아이처럼 젖병을 빨아주면 좋겠건만.. 젖병과 엄마젖을 기막히게 구분하는 저희 딸의
기특함이 원망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친절한 대학병원 교수님은 많은 대기 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부인과와 전화 통화를 해 가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만...
결국 무조건 수유 중단이 우선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초기치료가 관건임을 알고 있었으나 신생아를 둔 엄마로서는
입원치료가 가능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기와 함께할 것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습니다.
이제 2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이명은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공부해도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다만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남들보다 잘 못 듣는 것 같긴 합니다....
한쪽에만 발병한 점.. 제 귀는 치료 못했지만 기적처럼 태열을 완전히 벗고 뽀얀 피부를 가진
그리고 감기 한 번 앓지 않는 딸 아이를 두게 된 점....
그 외의 특별한 걱정없이 세상을 살게 된 점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처방이 내려진대로 치료 열심히 받으시고 만약 안 되더라도 편한 마음으로
생활에 임하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쉬운 일이 아니죠.. 바쁘게 사세요. 피로하지 않되 내가 아프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을 만든다면 조금 수월하게 적응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카페에 들어오시는 분들의 쾌유와 행복을 빕니다.
카페 게시글
소◐자유글남기기
돌발성난청 20개월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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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정에 대한 경외감과 함께 조금 더 열심히 치료받았으면 더 좋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글이군요. 지금이라도 시간이 되시면 한방으로 치료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더니 어려운 선택을 하셨군요, 자신의 선택에 후회없이 살아가시는 님의 자세가 아름답습니다. 좋은 일이 생기시길.....
대단하십니다. 전 4년이좀 넘었는데 존경스러우시군요..
너무 신경쓰지일 하지마십시요 소리가 더 커지는 경우가 있어요 저처럼요 승지시험본다고 몇개월 매달렸더니 또 소리가 커지더군요 조심하세요
존경스럽습니다!~~,.. 그게 어머니의 마음인가 보네요.. 전 군인인데 지금 2주째 치료 거의 다 받았는데.. 울 어머니 생각나네요~ 쾌유하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