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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봉 대야도마을 이장(우측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은 주도적으로 집벽 가꾸기 등 '살기 좋은 희망마을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
#살기 좋은 희망마을 만들기/대야도마을
흥이 넘치는 사람사는 동네로
구릉성 산지·해안 아우른 명소
천상병 시인 집터 보전 등
75세대가 마을 가꾸기 한뜻
수익 늘고 젊은층 귀촌 증가
충남 태안군 안면읍 중장5리. ‘대야도마을’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낮은 구릉성 산지와 해안을 끼고 있는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경관을 둘러보고 어촌체험을 하기 위해 매년 수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지만, 정작 인근마을 주민들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는 대야도마을이 ‘사람사는 동네’ 같기 때문이다.
9년째 대야도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정재봉(45) 씨는 “대야도마을 주민은 어촌계 35세대를 비롯해 75세대가 전부지만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집벽을 꾸미고, 천상병 시인의 집터를 보전하는 등 마을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부녀회는 마을청소 및 식사 순번을 정해 봉사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기 어려운 할머니들은 어촌체험 방법을 설명하는 해설사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야도마을에는 ‘흥’이 넘쳐난다. 천상병 시인의 고택에선 ‘시가 흐르는 문학콘서트’가 열리고, 추석을 앞두고는 대야도 가족노래자랑으로 온 마을이 떠들썩해진다. 특히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풍물패와 밴드활동 등 주민들의 흥을 돋우는 여가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 이장은 “마을 가꾸기를 통해 소득이 늘면서 천상병 시인의 고택에서 음악회도 하고 풍물패와 밴드활동 등 주민들의 문화 및 여가생활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대야도마을이 ‘사람사는 동네’로 거듭난 데에는 3농혁신위원회 산하 행복마을사업단의 교육이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선진지를 견학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을 가꿔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을주민 이희형(68) 씨는 “처음 마을가꾸기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과연 성공할까 반신반의하면서 참여를 꺼렸지만 지금은 자부심도 생기고 재미도 있다”며 “마을 환경이 좋아지면서 낚시배와 펜션이 늘었고, 덩달아 귀촌인구가 증가하면서 마을이 젊어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김홍식(68) 씨 역시 “후세에 마을을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마을가꾸기에 동참하고 있는데 뿌듯하고 일할 맛이 난다”며 “동네 환경이 좋아지면서 수익도 늘었고 젊은 사람들이 돌아오는 마을이 되고 있다”고 웃었다.
최근에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출자해 설립한 마을기업(대야도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대야도 생태학습 열차탐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야도의 경우 서해안의 물 때 시간에 맞춰 하루 중 3시간만 체험이 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모은 것이다. 정 이장은 “주민들이 의지를 갖고 법인자금을 출자해 마을기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일반적인 어촌체험에서 탈피해 주민들이 직접 ‘김양식 이야기’와 ‘토끼섬 이야기’ 등 마을의 역사이야기를 설명하고, 함께하는 독특한 생태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지난 18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린 3농혁신대학 '젊은 농업인 육성'과정에서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와 농대생, 후계농업인 등이 분임토의를 하고 있다. |
#지역리더 육성/3농혁신대학
미래 충남농업 주역 한 자리에
3농혁신 실천주체 육성 박차
고교생부터 후계농업인까지
영농사례 공유…열띤 토론
건의사항은 도정시책 반영
“영농정착을 위해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입학하고 싶어도 부모님께서 영농기반이 없으면 입학이 어려워요. 입학생 선발에 특별전형이 필요합니다.”(황보찬 공주생명과학고 3학년)
“젊은 농업인 육성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농촌체험학습이 교육과정에 포함됐으면 좋겠어요.”(이상민 단국대학교 3학년)
지난 18일 3농혁신대학 ‘젊은 농업인 육성’과정이 열린 충남농업기술원. 교복을 입은 앳된 농고생부터 농업관련 전공 대학생과 영농4-H회원, 후계농업인 등 미래 충남농업의 주역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쉽게 섞이지 못했던 이들은 영농정착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제언’을 주제로 한 분임토의를 기점으로 마음을 열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열띤 토론은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졌고, 젊은 농업인 육성을 저해하는 문제점 등 건의사항은 심도 있는 분석과 검토를 거쳐 충남도 시책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단국대학교 김태호 군은 “오늘 대화를 통해 내가 농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우리 농업농촌에 청년들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전했다.
3농혁신을 최우선 도정과제로 추진하는 충남도는 농어촌을 이끌어갈 농어업인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농어업인이 주체가 돼야 3농혁신이 가능하다는 안희정 지사의 지론 때문이다. 매월 1박2일간 집중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 ‘3농혁신대학’은 △2012년 11개 과정 1256명 △2013년 11개 과정 1625명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농정현안관련 특강 및 교육, 분임토의, 종합토론을 통해 도정시책 32건을 발굴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4-H대학 운영을 통해 3농혁신을 실천하고 확산하는 주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김돈곤 충남도 농정국장은 “충남도는 3농혁신대학과 4-H대학 운영 등 사람과 지역에서 농업의 희망을 찾고 있다”며 “3농혁신의 주체인 현장의 농어업인들이 3농혁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당진학교급식지원센터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들이 소득 안정 등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진은 이상헌 씨 부부가 밭에서 고구마를 캐고 있는 모습. |
#지역순환식품체계 구축/당진학교급식지원센터
농가 판로 든든…학교도 “좋아요”
89개 초·중·고교 급식재료 공급
물류비 절감, 안정적 출하 가능
고품질 안전 농축산물 신뢰
기업급식 등 납품처 확대 계획
“가락시장 출하 보다 유통비용이 20% 줄었어요. 그만큼 소득도 올랐죠. 안정적인 판로가 생겨서 매우 만족합니다.”
감자와 고구마, 시금치, 근대 등을 재배하는 이상헌(57·당진시 송산면) 씨. 그는 당진학교급식지원센터에 농산물을 납품하면서 시장 출하 보다 만족도가 높아졌다. “요즘처럼 농산물 가격이 떨어질 때 가락시장으로 출하하면 물류비 건지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센터 덕분에 물류비 절감은 물론 안정적인 출하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학교도 만족스럽다. 당진학교급식센터가 매일 6시30분부터 각 학교로 품질 좋고 안전한 농축산물과 가공품·공산품 등을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또 양파 껍질 제거 등 전처리 작업이 가능한 농산물은 모두 처리해주기 때문에 학교에서 손질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장상희 대리는 “당진의 한 초등학교는 적은 학생 숫자 때문에 좋은 식재료를 공급 받을 수 없어 고민이 많았지만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생기면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교급식을 기반으로 한 충남도의 로컬푸드시스템이 농가와 소비자가 윈-윈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당진학교급식지원센터는 약 1000농가와 계약재배를 맺고 있다. 연간 수매물량은 약 800톤. 총 89개 초·중·고교에 학교급식 재료로 공급되고 있다. 특히 수매한 농산물은 2000톤 규모의 저온창고에 보관, 공급하고 있어 시장 가격 안정과 수급조절 등의 역할도 하고 있다.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으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높였다.
▲ 학교급식지원센터 직원들이 감자 껍질을 깎는 작업을 하고 있다. |
당진학교급식지원센터는 납품처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당진시의 주요 생산물인 감자와 양파 생산량이 약 3000톤에 달하지만 공급량은 양파 50톤, 감자 40~50톤 등 100톤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서울시 친환경 학교급식 납품단체 선정을 비롯해 당진 관내 기업급식, 단체급식 등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현재 충남도 내에서 운영 중인 학교급식지원센터는 당진, 아산, 청양, 홍성 등 4곳. 내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천안과 공주, 논산 등에서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들 센터 간 연계망을 구축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광역급식지원센터 출범 준비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충남도청의 박지흥 로컬푸드팀장은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소농·고령농의 판로 보장과 소득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며 “올해 광역급식지원센터에 대한 기본안이 확정되면 내년에는 관련 조례 제정 등 본격적인 조직 만들기에 착수해 2016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