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집이라고 일부러 밥먹으러 찾아왔는데, 생각보다 손님들이 한산해서 앞 집인가 싶기도 했는데,
여기가 맞다고 하시네요.
이 집은 곱창만 전문으로 하는 집입니다.
식당 한켠에는 이렇게 짚불을 피울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더군요.
곱창은 모듬곱창 200g(18.000원) 을 두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이집 사장님 과하게(ㅋㅋ) 친절하셔서 일일이 설명도 잘 해주시고, 일부러 사진컷을 잡아주시기까지...ㅎㅎ
서울에서 이렇게 짚불을 피우기가 쉽지는 않는데, 가까운 곳에 있었다니, 너무 반갑더군요.
저번엔 일부러 짚불구이집을 찾아서 정릉까지 갔었는데...
특히나 잘못조리하면 냄새가 나는 음식인 곱창을 이렇게 짚불로 초벌구이를 하게되면
볏짚 특유의 고소한 향취가 곱창의 잡냄새를 없애주고, 순간의 화력으로 인해 겉 표면이 익으면서 곱창의 생명력인
곱이 흘러나오지 않게 해주는 1석 2조의 조리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곱이 있는 곱창을 무지 싸랑하거든요....ㅎㅎ
이렇게 짚불로 초벌구이를 하고는
바로옆 고기판에 올려서 다시 술을 넣고 불맛을 더 내줍니다.
캬!! 곱창을 이렇게까지나 해서 구워주시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죠.
고기굽는 것을 구경하는 사이 기본 상차림이 마련되었습니다.
밑반찬은 간단한데, 특히나 부추를 많이 넣어서 볶아 먹었구요, 양파절임도 새콤하니 깜끔하고,
신선하지 않으면 먹을수없는 간과 천엽도 나옵니다.
장입니다.
맨 앞쪽에 있는 장은 이집 만의 특별한 장이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좀 느끼하면 싸서 먹으라며 2년된 묵은지를 주셨습니다.
생긴것은 이래도 맛은 좋다는 부연설명과 함께요.
곱창이 익는 동안 작은 김치말이 국수가 나오는데, 리필이 가능합니다.
개운한 김치국물에 내오는 살얼음 둥둥 국수 한 젓가락, 국물까지 들이키니 니끼할 수 있는 곱창과도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사장님이 다 구워서 내주신 곱창모듬이 나왔습니다.
두 번에 불속에 들어갔다가 나온녀석들이 야채도 아낌없이 푸짐하게 올리고 나왔습니다.
불판에서 곱창과 야채를 자르면서 무언가를 앞치마에서 꺼내 뿌려주시는데
고것이 이집 맛의 비법이라고 하십니다.
요렇게 양념 통에 들어있는 한약재 가루인데요
홍삼, 백하수오,마, 둥굴레, 흑두로 비율을 맞춘 가루라고 합니다.
곱창집 여러번 가봤지만 이런집은 처음입니다.
짚불에, 술불에, 한약가루까지...먹기전부터 괜찮다~~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한번씩 뒤집어서 살짝만 볶아주고
부추까지 듬뿍 넣어줍니다.
제가 곱창집엘 가는 이유는 이 고소한 곱이 고프기 때문인데
이 집 곱은 정말 고소합니다.
여러번의 조리과정을 거치니 니끼하거나 냄새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고소한맛을 더 배가시켜주는것 같습니다.
김치에도 한 쌈
그렇게 추가를 해서 얼추 다 먹고
밥순이 밥돌이들의 하리라이트 볶음알밥까지 싹쓸이를 하고 왔습니다.
후식으로 식혜를 주시는데, 마지막까지 만족스럽더군요.
메뉴판
예전엔 고된노동을 한후 찾은 후미진 시장통에 먹자골목이 지금은 유명해진 맛집들도 몇몇 생기고
저렴한 가격에 왁자지껄 술맛나는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서울에서도 한이름하는 골목이 된 것 같습니다.
빈대떡집에서부터 30년이 넘은 복집까지, 종로5가 백제약국 골목안에 들어서면 어딜갈까 행복한 고민을 해보아도 좋을듯 합니다.
특히나 오늘 다녀온 짚불구이 황소곱창집도 강추합니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서울 종로구 효제동 201번지 T. 747-0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