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누른 43세의 대미언 허스트…단일작가 최고액 경매
‘생존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로 꼽히는 대미언 허스트(43.영국)가
세계 미술경매사에 새 기록을 경신했다.
허스트는 15일(현지시각) 오후 7시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단독경매에서
하루 저녁에 7054만5100파운드(수수료 포함금액, 한화 약138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낙찰액은 단일작가 경매로는 사상 초유의 금액이다.
소더비 런던 관계자는 “지난 1993년 피카소의 작품 88점을 경매에 부쳐
총 6230만파운드(약1277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허스트 작품은 어제 경매에서 56점에 불과했는 데도 이를 가뿐히 경신했다”고 전했다.
풍부한 상상력과 가공할만한 추진력을 지닌 예술가이자,
전세계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흥행사로서의 면모도 지닌
대미언 허스트는 이날 ‘Beautiful Inside My Head Forever’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브닝 세일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작품선정에서부터
홍보까지 직접 뛴 그는 대표작에 해당되는
‘상어’설치작품과 다양한 회화를 비롯해 총 56점의 신작및 근작을
내놓아 단 한점의 유찰작 없이 모두 팔아치우며 자신의 존재를
세계미술시장에 다시금 각인시켰다.
특히 몇몇 작품은 추정가의 2~5배에 이르는 치열한 경합 끝에 팔려나가
최근 세계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거의 공황상태에 빠진 것을 완전히 무색케 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정수리 부분에 둥근 18k 금장식이 달린 송아지 작품
‘The Golden Calf’가
1034만5250파운드(약203억원)에 낙찰돼 최고가에 판매됐다.
이 작품은 대형수조(가로 215.4세로 320 높이 137.2cm)에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채우고 실제 소를 집어 넣은 설치작품으로
허스트의 연작 중 한 점이다. 일찌기 허스트는 상어, 사슴, 양 등의
동물을 박제해 대형 수조에 집어넣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허스트는 16일 소더비 런던의 데이 세일에도 또다시
자신의 작품 167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어서 이틀간의 경매에서
과연 낙찰액을 얼마나 기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허스트는 통상 화랑에서 전시를 통해 작품을 선보인후 3,4년후에
경매에 작품이 올려지는 관행도 깨고 막바로 경매에 신작을 내놓아
화랑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메이저 화랑들은 “허스트가 미술시장의 룰을 일거에 깨부수며
마치 떨이판매하듯 작품을 경매를 통해 팔아치우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국내에서 대미언 허스트의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아라리오그룹 등이 대작 위주로 소장 중이며,
삼성미술관 리움은 허스트 전시를 기획했으나 현재 무기연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