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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편평한 곳 찾아 아침 먹을 준비를 합니다.
버스에 올라서 나누어준 도시락은 오곡 찰밥은 간이 적당히 베여있고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 아침 밥으로는 그만 입니다...일행이 둘러 앉아 이렇게 멋들어진곳에서 아침밥을 먹는
그런 호강을 누려 봅니다...
아침을 먹고 나니 이제 세상이 조금은 훤하게 보입니다.
어둠에 감춰졌던 비경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 오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 않습니다.
이리 꼭꼭 숨겨져 있다니 그저 신비스러움과 탄성 뿐!!!
카메라에 아무리 담아 보려고 하지만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를 느낄뿐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가슴에 담아 둡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긴 휴식을 취한 후 우리 일행은
절벽 한켠 안전한 지대로 오늘 산행대잔으이 지시에 따라 산행길을 이어갑니다.
선발대 먼저가서 로프를 준비할테니 천천히 오라 그리 대장님 이야기 합니다.
한켠 능선에 올라서 바라보는 토왕성 폭포는 아래서 바라본것은 반쪽 이었습니다.
올라오면서 어둠으로 다 보지 못한 폭포....능선을 타고 오르니 비로서 그 형체를 다 드러냅니다.
이럴수가? 조금 더 날이 밝은날 그리고 수량이 풍부한날 오면 가히 단일 작품 중에는 우리나라
최고라 해도 될듯 싶습니다...내 친구는 이 광경을 보고 "경치에 취해 오르가즘을 느낀다 하네요"
로프에 의지한테 한명씩 오르다 보니 산행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됩니다.
덕분에 체력적으로는 편안하고 좋습니다. 그저 좋은 경치 마음껏 즐기니 말입니다.
그런에 아직도 아래 쪽에서 3명이 절벽을 타고 올라오지 못한 듯 작은 로프를 준비해서
한명이 올라왔다 다시 내려 갑니다...
사진을 찍을 욕심으로 능선 더 높은곳에 올라 토왕성 폭포 경치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여인네의 악~~하는 비명 소리가 길게 들려 오고 바위돌이 함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퍽 하면서 여성 회원의 비명 소리가 머져 버렸습니다.
등골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아~~~ 죽었구나 하고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함께온 여성 회원이
누워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옵니다.
그러더니 혼자서 다리를 움직여 보고 그리고 팔도 움직여 보고 아~~죽지 않았다
능선 아래에서 궁금해 하는 님들께 중계를 합니다.
함께 절벽을 오르던 남자 회원 2명이 엉금 엉금 기어서 천천히 내려 가더니
온 몸을 이리 저리 만져 보고 이상 여부를 점검 하더니 배낭에서 무엇들을 꺼내어
여성회원께 비상 조치를 하는듯 합니다.
그 광경을 보고 나니 오늘 산행이 여기서 끝인지? 두 다리가 후들 거려 옵니다.
많은 시간 대기 후 내가 절벽을 타고 올라야 하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기중이던 인원 다 올려 보내고 우리를 안내하던 님이 추락 회원님께 다녀오더니 뼈에는
이상이 없어 남자회원 3명과 하산을 하라 하고 올라 왔다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래도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는데 계속해서 로프를 잡고 절벽을 오릅니다...
함께한 님들이 많아 한참을 대기한 후 내 차례가 되니 이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아 봅니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을것 같은 토왕성 폭포 정상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권금성이 시야에
들어 옵니다. 짙은 스모그만 아니면 이쁘게 보일텐데 못내 아쉽습니다.
부상 때문에 하산한 회원님을 빼고 모두들 올라오니 다시 출발입니다...
첫번째 봉에 오른 후 두번째가 칠성봉인 듯 칠성봉에 오르니 권금성으로 해서 올라 왔는지
가족단위 어린이 친구들도 많습니다. 부러운 모습입니다.
우리 회원님들 비 지정 코스라 아직도 큰 소리로 이야기 하지 못하고 긴장의 끈을 놓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때 또 한번 간 떨어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내 뒤를 따라오던 솔바로 친구가 체1M도 되지 않는 작은 바위를 내려 오면서 무릎이 걸렸는지
그만 뒤집어 지면서 내 옆 절벽에 걸쳐 버립니다. 순식간 입니다.
죽은나무가 그나마 팔둑에 살짝 걸린 탓인지 몇 센치만 더 내려가면 그 순간 비명 소리도 없이
친구를 설악에 묻을 뻔 했습니다.
올 1월에 제주도 가면서 만나...겨우 친구가 되었는데 한순간의 작은 실수를 생각하니 다시
진정 되었던 마음이 울렁거려 옵니다....
친구는 "못된짓 많이 한사람이 명이 길다면서" 그냥 웃고 맙니다.
내 참 그리 웃으니 내 마음도 편안해져 옵니다.
안개에 묻혀 버린 천불동과 공룡능선이 흐릿하게 내 시야에 들어오는것이 한없이 서운합니다.
청명한 날씨면 말 그대로 신이 내려주신 최고의 선물을 선사 받는것인데 한번에 다 보여주지
않으니 또 다시 찾아 오라는 그런 부르심인듯 체념합니다.
능선을 다시 하나 오르니 오늘 설악의 비경은 이제 마지막 이니 실컷 보고 가라고 또 잠시
휴식시간을 줍니다...이제 긴장도 풀리고 큰 소리로 대화도 합니다.
화채봉까지는 육산이고 조망도 없습니다.
이곳은 나무들은 벌써 다 옷을 벗어 버리고 겨울 준비를 합니다.
등로는 벌써 나뭇잎이 수북합니다.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산꾼들의 모습도 자주 봅니다.
서로 스치면서 50만원 버셨네요..그리 농담을 주고 받고 좁은 등로에서는 긴 행열이
끝날때까지 기다려주는 미덕도 있는 산꾼들의 모습입니다...
화채봉을 우회해서 내려오니 넓다란 공간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좀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집에서 아내가 싸준 도시락입니다.
도시락에 곁들여진 한잔의 술은 새벽부터 긴장해온 마음을 편안케 해 줍니다.
이 맛에 산에 오는줄도 모르겠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바로 화채봉에 오른 후 능선을 타고 하산 한다 합니다.
점심먹고 오르는 화채봉은 배가 부른탓에 힘이 듭니다...
하지만 오르고 보니 좋습니다..오늘 산행에 마지막으로 즐기는 천불동 경치들 입니다.
아직도 설악의 비경은 스모그에 묻혀 있는데 동해 바다에서는 또 다른 구름을 몰고와
능선 기준으로 동해쪽은 하이얀 운해와 설악의 단풍이 숨박꼭질을 합니다.
급경사길을 얼마나 내려왔을까?
이제 능선에 붙어 산행을 합니다. 설악이 이렇게 편안한 육산인줄은 몰랐습니다.
안개속에 가끔은 붉게 물들은 단풍나무 사이로 하산길을 이어 갑니다.
어제 달리기후 곧 바로 이어진 산행길이라 내심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편안한 땅을 밟고
걸으니 발에 전해져오는 피로도가 훨씬 적어 좋습니다.
가끔은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 산중에 쭉쭉 뻗은 붉은 소나무의 자태도 감상하면서
안개속에서 산행길을 이어가다 보니 이젠 단풍도 전혀 들지 않은 파릇한 나무잎을 보니
하산의 종점이 얼마 남지 않은듯 그런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안개가 소나무 잎에 걸쳐 가끔은 빗방울도 떨어지지 만 그 빗방울이 상쾌함입니다.
계곡이 좌, 우측에서 만나면서 계곡의 수량도 제법 많아 진것을 보니 이제 종착지가
다가 오나 봅니다..
둔전리 저수지가 시야에 들어 옵니다. 그리고 값 나가지 않는 나무는 속아서 벌목한 지대를
지나면서 산 아래 허름한 집이 나타 나면서 오늘 산행의 종착지가 되나 봅니다.
허름한 민가의 개 짓는 소리를 뒤로 하고 나타난 옹달샘에서 종재기로 목 한번 축이고
하산을 하니 회원님들 계곡에 모두 모여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10월 중순인데도 아직 날씨가 따뜻해서 바위뒤에 숨어 올해 마지막 알탕을 합니다.
더 없는 행복입니다. 피로가 싹 ~~~~
그리고 나서 작은 팩 소주 한잔을 기우리니 다시한번 더 없는 행복입니다.
버스에 올라 뒷풀이 장소 식당으로 이동하니 아침에 토왕성폭포에서 추락 부상을 입은
여성 회원님이 웃음으로 반겨 줍니다.
큰 부상없이 이곳에 나타나신 모습을 보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도 못한 토왕성 폭포를 보고 한잔 술로 설악산 산행을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