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러 오셨을테니까
꽃사진을 일단 보여드리고요.

하나더 보여드리고요.
사랑초가 아직 많이 멀쩡하죠?

아침에 자고있는데
베란다에서 빨래 널던 남편이
"뭐 어쩌고저쩌고 해야지! "
얘기를 하는걸 잠결에 들었는데
못알아먹었어요.
제가 아무 대꾸가 없으니
안방 문을 열고
"나 현장에 사람 올 시간됐어.
양말 몇개만 남았는데 그것만 널고 나가"
몇일동안 30평 빌라 리모델링 일을 하고있는중인 남편은
일을 나가고
꾸물꾸물 눈비비고 베란다에 나가보니
세탁기 속이 이러고 있습니다.
정면

윗쪽

아랫쪽

왼쪽

오른쪽

한주먹 주어내고
전체 사진

바지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는 꽃이름표예요.
남편이 어제 밤에 세탁기에 빨래를 넣을때
제 주머니를 뒤지지 않았었나봐요.
10년도 넘은
삼성 하우젠 세탁기가 깨끗이 씻어준 꽃이름표를
잘 간추려서
애지중지 다시 바지 주머니에 넣고
양말은 그까잇꺼뭐
증발이라는게 뭡니까!
얘가 건조대에 꼭 걸어놔야
수분이 증발되는건 아니잖습니까
바닥에 뒹굴어 놓아도
증발은 다 될거아닙니까.
대충 베란다 데크에 양말을 휘휘 저어놓고
룰루랄라
꽃하우스로 출근했죠.

탕!
탕!
탕!
감자탕.갈비탕.추어탕.
탕밖에 모르는 남편이랑
오늘 밤에는 이쁜 돈까스집에 왔어요.

화이트어니언돈까스

이런건 오그라들어서 못먹는 남편은
그나마 뻘건 제육덮밥을 시켰고요

나눠먹으려고 시킨 갈비만두는
배가 고파서 사진찍기전에
몇개 집어먹었어요.

저녁먹고
남편이 야간작업할것이 있다고해서
현장에 가서
페인트칠하는거 좀 도와주고
좀전에 들어왔네요.
밥도 사먹고
빨래는 남자가 하는거고.
청소는 큰아들이 집에 오는날에 해주는 효도 선물이고.
집에 혼자 와도
뭐 딱히 할 일이 있어야죠.
잠자는 시간만 빼고
꽃만 보고
꽃만 만지고 살고싶다.
말도 안되는것 같던
그 젊은 날의 우스운 꿈이
벅차도록 현실이 되어있습니다.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않은
내 인생입니다.
첫댓글 가족의 사랑이 느껴 집니다.^^
집안에서 할일이 없는여자..
저는 해도해도 제자린데...
나도 그런 여인네이고 싶다
그 누구도 부럽지않은 내 인생
캬^^~~~~
히브리다님이 꽃이신듯~ㅋㅋ
와우 부러워요
가족들이 합심해서 도와주네요
즐거워 보이는 히브리다님 부러워요
사랑 듬뿍 받고 사시네요~~
행복한 시간 보낸 지기님 부럽네요..
신랑이랑 데이트한지가 언제인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