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조은선 기자)
Part 1. 건강검진결과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인터넷이나 TV를 통한 의학정보 접근이 쉬워지면서 우리 주변에는 건강 상식이 풍부한 ‘박사’들이 한두 명씩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건강 상식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건강검진결과표와 관련된 해석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건강검진결과표 분석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 건강검진 결과통보서
과체중이라도 지난 검사보다 체중이 안 늘면 괜찮다?
체중은 다른 수치보다 한눈에 파악하기 쉬워 큰 차이가 없으면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중이 안 늘었더라도 건강이 나빠졌을 가능성은 있다. 지난 검사 때와 똑같은 체중이라고 해도 이전보다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어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중 증감 외에 ‘체지방률’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
바이러스 간염 검사, ‘양성’이면 다 좋다?
검강검진결과표를 받아 보면 ‘양성’과 ‘음성’으로 결과가 표시되는 항목이 있는데, 보통 양성을 긍정적인 결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든 항목이 양성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를 들어 A형간염과 B형간염 항체의 경우 면역력을 의미하므로 양성 판정이 나오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C형간염의 경우 항체 양성 결과는 현재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거나 감염의 흔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공복혈당이 정상이면 혈당 문제없다?
보통 공복상태로 측정한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면 혈당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공복혈당만으로는 정상 여부를 진단하기 어렵다. 공복혈당 수치는 전날 식사만 조절해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평소에 혈당에 문제 있는 사람도 당일에는 정상 수치로 측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혈당을 좀더 명확하게 판단하려면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라고 말한다. 당화혈색소란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수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일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임상기준을 넘으면 무조건 병에 걸린 것?
건강검진결과표를 볼 때 기준치를 살짝이라도 넘긴 수치를 발견하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기준 초과를 바로 병에 걸린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걱정이다. 보통 기준치는 국가, 기관,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다. 기준치는 ‘해당 기준 안에 들어가야 정상’이라는 말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 기준에 속한다’는 의미다. 해당 구간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준치를 넘는 결과를 받았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이 질환 때문인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안전하다.
Part2. 건강검진결과표 체크 포인트
대여섯장의 건강검진결과표에는 다양한 검사 항목의 결과가 표기돼 있다. 의사가 아닌 이상 이 모든 항목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암호 같은 수치는 분석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게 한다.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항목, 검사가 필요한 이유와 용어의 의미를 알아보자.
CHECK 1. 성인병 검사
성인병이란 흡연, 음주, 식습관 등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치는 질환군을 말한다. 최근에는 생활습관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성인병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등이 있다. 특히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은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인병은 사망위험이 큰 질환이다. 그래서 성인병은 건강검진을 통해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병 검사표에서 중요한 항목은 총콜레스테롤, 고밀도(HDL)콜레스테롤, 저밀도(LDL)콜레스테롤이다.
총콜레스테롤 총콜레스테롤은 고밀도(HDL)콜레스테롤과 저밀도(LDL)콜레스테롤을 포함하고있는 수치다. 따라서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단독으로 보기보다는 세부적인 항목의 비중을 파악해야 한다.
HDL 콜레스테롤 고밀도콜레스테롤은 혈액 속 나쁜 지방 성분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그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HDL콜레스테롤이1mg/dL씩 감소할 때마다 협심증 등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이 2% 올라간다. HDL 수치는 60mg/dL 이상이 정상이다.
LDL콜레스테롤 음식으로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통해 세포로 전달될 때 LDL콜레스테롤의 형태로 운반된다. 그런데 혈관 속 LDL이 많으면 일부는 세포로 운반되지 못하고 혈관벽에 쌓여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고 혈전을 형성한다. 혈전이 생기면 혈관이 좁아지고, 심한 경우 혈관이 막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한다. LDL 수치는 130mg/dL 이하가 정상이다.
- ▲ 일반혈액검사
CHECK 2. 일반 혈액 검사
혈액은 몸에서 매우 다양한 일을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전체를 돌며 산소와 호르몬, 영양소 등을 운반한다. 또한 수분과 전해질, 산과 염기의 균형을 맞추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신체의 올바른 상태를 유지하고 외부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도 혈액의 역할이다. 혈액은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다양한 부분에 작용하기 때문에, 오염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몸 곳곳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 혈액 검사에서 신경 써야할 항목은 백혈구, 혈색소(Hb), 혈소판(PLT)이다.
백혈구 백혈구 수치는 곧 면역력을 나타낸다. 세균 등 외부 침입자가 우리 몸을 공격할 때이에 대항하는 것이 백혈구이기 때문이다. 백혈구는 세균이 공격한 염증 부위에 작용해 침입자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백혈구 수치가 낮다는 것은 외부물질에 대항할 방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혈구는 성인의 경우 혈액 1㎛(100만분의 1m)당 4000~1만 개면 건강한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백혈구 중 면역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림프구’이다. 림프구는 몸에 침입자가 들어오면 그 수를 급격히 증가시켜 침입 물질을 집중적으로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건강검진검사결과표에는 백혈구 중 차지하는 비율(%)로 표기되며 20~48%면 정상권이다.
혈색소(Hb) 혈색소는 혈액 속에서 산소를 몸 전체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며 ‘헤모글로빈’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수치가 좋은 것은 아니다. 혈색소 수치가 높으면 혈당이 과다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혈색소 수치가 기준보다 낮게 나타나면 빈혈·관절염·백혈병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13~16.6g/dL, 여성은 12~15.5g/dL가 정상이다.
혈소판(PLT) 주로 골수에서 생성되는 혈소판은 부착과 응집 과정을 통해 1차적으로 지혈 기능을 담당한다. 외상 등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해당 부위에 혈소판이 붙어 특정한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소판 수가 늘어나고 서로 응집한다. 혈소판은 이 과정을 반복해 손상된 부위에 막을 형성해 혈액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는다. 혈소판 수치가 낮을 경우 작은 상처에도 출혈이 과도하게 일어나고 멍이 잘 든다. 또한 전신의 피부·점막·장기에 출혈이 나타나는 자반병 등 출혈성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혈액 1㎣ 속에 30만~50만 개가 포함돼 있다.
CHECK 3. 신장 기능 검사
평소 자주 붓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소변에 거품이 많은 사람이라면 신장 기능 검사표에 주목해야 한다. 신장은 체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돕는다. 또한 혈압 유지·빈혈 교정 등의 역할을 하는 것도 신장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피로·가려움증·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호흡 곤란·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지고 투석이나 신장 이식 등의 치료 없이는 정상적 생활이 어려워진다. 신장 기능 검사에서 주목할 항목은 요소질소(BUN), 크레아티닌, 요산이다.
요소질소(BUN) 단백질이 체내에서 대사되고 남은 물질이다. 요소질소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신장기능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장 기능이 나쁜 사람의 경우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혈액 속 요소질소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혈액검사상 정상수치는 6~20mg/dL이다.
크레아티닌 체내에서 에너지로 사용된 단백질의 노폐물인 크레아티닌은 근육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신장 사구체에서 걸러진다. 그런데 신장이 손상된 사람은 크레아티닌이 걸러지지 못하기 때문에 수치가 높아진다. 하지만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다고 모두 신장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노화, 공복상태, 수분 부족, 영양 불균형 등이 수치의 이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해당 수치에 이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요산 요산은 단백질 대사 후 남은 노폐물 중 하나로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따라서 요산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신장 기능이 저하돼 요산을 제대로 배출시키지 못하고 몸속에 축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신장 및 요로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 간기능 검사
CHECK 4. 간 기능 검사
TV 광고에서 자주 볼 수 있듯 간은 피로와 연관이 있다.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물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만성피로로 이어진다. 특히 간 기능 문제로 생기는 만성피로는 잠을 충분히 자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침묵의 장기’라는 간의 별칭이 보여 주듯, 간에 이상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검진 등을 통해 간 건강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간 기능 검사에서 주목할 항목은 AST·ALT, 빌리루빈, 감마 GT이다.
빌리루빈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온몸에 전달하고 난 뒤 체내에서 저절로 파괴된다. 이때 헤모글로빈이 사멸하면서 만들어 내는 노폐물이 빌리루빈이다. 빌리루빈은 원래 간에서 해독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기준보다 높다는 것은 간이 제 기능을 못한다는 표시다. 급성간염·간경화·담석증 등의 진단에 쓰인다.
AST·ALT AST와 ALT는 간염의 정도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간세포 안에 들어 있는 효소인 AST·ALT는 0~32U/L이 정상 수치다. 그런데 이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는 간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돼 두가지효소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성간 질환의 경우 AST와 ALT 수치가 천천히 상승하지만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면 급성으로 볼 수 있다.
감마GT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주목해야 할 항목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간에서 갑자기 증식하는 효소로, 감마GT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온다면 알코올성 간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간 질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습적으로 음주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감마GT 수치가 확연히 높다. 하지만 이 수치는 술을 끊으면 빠른 시간내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사진: 조은선 기자
도움말 김한수(경희의료원 동서건강증진센터 교수), 김홍규(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
월간헬스조서 2월호 (120페이지)에 실린 기사
첫댓글 좋은 의학정보 감사합니다
전문적인의학보다 그것을 활용하는 시민 의식과 전문성이 높아가는 우리사회는 미래발전의 속도와 방향이 긍정적이어서..대단히 기쁘기도하다..
하하하하하하! 건강검진 받다가 병에 더 걸릴 것 같아 포기했는데 다시 한 번 받을까요?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