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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비문학 작가협회 감사>
변영로(아호 수주樹州, 1898~1961) 1. 생애와 작품집 서울특별시 출생 중앙중학. 미국 산호세주립대학교 졸업 1918년 청춘에 영시 ‘코스모스' 데뷔 1920년 문학동인지『폐허』동인 활동 1924년 시집『조선의 마음』 1946년 성균관 대학교 영문과 교수 1949년 서울시 문화상 수상 1959년 시집『수주 시문선』, 영문시집『아젤리아』등 1955년 제27차 비엔나국제펜클럽대회 한국대표 1953년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초대 위원장 1949년 서울시문화상 수상 - 변영로 시인, 그의 시풍은 민족애와 서정성이 짙고, 섬세한 시어를 구사했으며, 상징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앙기독교 청년회관 영어반에서 수학한 후 영어교사가 되었으며, 일찍이 14세에 영시 <코스모스>를 발표한 천재시인으로 3.1운동 때에는 <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해외에 보내기도 했다. 1922년 이후 <개벽>을 통해 해학이 넘치는 수필과 발자크의 작품 등을 번역해서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생시에 못 뵈올 임을’, ‘논개’등의 시에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또한 감상적이며, 병적인 허무주의에서 벗어나 시를 언어예술로 자각하고 기교에 중점을 두는 시풍을 볼 수 있다.
그의 시에서는 민족의 해방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과 뜨거운 민족혼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수필은 민족적 저항의식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 1961년 64세로 타계하여 대한민국 문인 장으로 치러졌다. 변영로 선생의 묘는 부천과 서울의 경계지점인 고강 지하차도에서 약 3km 정도 떨어진 고강 아파트 단지 뒤의 작은 산자락에 편안하게 자리하고 있다. 묘역 앞에는 작은 시비가 서 있다. 1998년 7월, 수주 변영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수주 변영로 기념사업회에서 <논개>를 비롯한 뛰어난 기교적 시와 신랄한 해학, 풍자의 수필로 유명한 민족시인 수주 변영로(樹州 卞榮魯)의 기념비(銅像)와 시비가 아름답게 세워져 그의 문학인으로서 위업을 기리고 있다. 시인은 비록 세상을 떠났어도 그의 문학적 교훈은 푸른빛으로, 온 겨레와 후진 문학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2. 변영로의 대표작 제목 : 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감상 임진왜란 당시의 의기(義妓) 논개의 순국을 소재 삼아 그의 민족애를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찬가(讚歌) 형식의 시는 자칫하면 밖으로 풍기는 정열을 앞세우거나 개념적∙교훈적으로 흐르기 쉬운데, 여기서는 주제가 내향적으로 응결되고, 소박하지만 정확한 비유에 의해서 조직적인 시미(詩美)와 균형을 이루게 하는 뛰어난 수사적 기교가 구사되고 있다. 즉, 애국심을 상징하는 ‘불붙는 정열’, 역사를 상징하는 ‘푸른 그 물결’의 대조가 다시 충성심의 상징인 ‘붉은 그 마음’과 색의 대조를 이루어 선명한 인상을 주게 하는 대구법의 사용과, 젊은 미인을 표현하는 ‘아미’, ‘석류 속 같은 입술’, ‘양귀비꽃’ 등으로 표출되는 유미적(唯美的)인 세계가 그것이다. 그리고 남강물이 푸르게 흐르는 한, 논개의 조국애 또한 영원하리라고 결구함으로써 정신 지상주의의 광망(光芒)과 함께 드높은 민족적 저항 의식을 찬양하고 있다. 헌신적 애국심에 대한 주제의 3연, 24행, 4음보 율격으로 된 자유시로써, 상징적, 유미적, 서정적 경향을 띠고 있으며, 시의 기교적 완성과 주제의 야무진 내향성은 이 시에 탄력성을 부여하고 있다. ‘종교보다도’, ‘사랑보다도’, ‘꽃보다도’, ‘석류 속 같은’ 등의 두드러진 직유법의 구사와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으로 시작되는 후반부의 반복을 특색으로 꼽을 수 있다. 제목 : 봄비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앞에 자지러지노라! 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 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나리누나!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 감상 봄날에 내리는 비를 기다리는, 그리고 마침내 ‘소리도 없이 근심도 없이’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는 시인의 애틋한 정감을 실은 낭만적인 서정시이다. 앞에서 소개한 ‘논개’와는 사뭇 대조적인 작품으로, 아름다운 서정의 성공적인 탄주로 일컬어지는, 시인의 또 하나의 특성이 살아있는 전형적인 작품이다. 제목 : 조선의 마음 조선의 마음을 어디 가서 찾을까. 조선의 마음을 어디 가서 찾을까. 굴 속을 엿볼까, 바다 밑을 뒤져 볼까. 빽빽한 버들가지 틈을 헤쳐 볼까. 아득한 하늘가나 바라다볼까. 아, 조선의 마음을 어디 가서 찾아볼까. 조선의 마음은 지향 할 수 없는 마음, 설운 마음!
- 감상 시가 지니는 특성의 하나로서 그의 민족애를 들 수 있다. 시인은 여기서도, 우리의 강토는 비록 일제에 유린당하고 있다 해도 빼앗길 수 없는 조선의 마음이 있기에, 그 마음을 굳건히 간직하는 것만이 광복에의 지름길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조선의 마음을 어데 가서 찾을까?’ 라는 화자의 간절한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해 민족적 울분을 대변하고 있다. 그의 시집 조선의 마음에 실린 표제 시로서, 우리나라 역사상의 충신∙열녀에 관심을 가졌고, 즐겨 그들을 작품의 소재나 주제 내용으로 택했다. 이러한 시작(詩作) 경향은 자주 일제의 검열에 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전연, 7행의 자유시로 짧지만, 조국의 참다운 의미를 추구하고 있다. 시인 변영로, 그는 조국 광복의 간절한 마음이 꿈속에서 조차 고운 얼굴로 다가서는, 조국애가 짙게 깔린 ‘생전에 못 뵈올 임’ 한 편을 더 보기로 하자.
제목 : 생전에 못 뵈올 임을 생시에 못 뵈올 임을 꿈에나 뵐까 하여 꿈 가는 푸른 길을 넘기는 넘었으나 꿈조차 흔들리우고 흔들리어 그립던 그내 가까울 듯 멀어라.
아, 미끄럽지 않은 곳에 미끄러져 그대와 나 사이엔 만 리가 격했어라. 다시 못 뵈올 그대의 고운 얼굴 사라지는 옛 꿈보다도 희미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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